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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9093361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4-12-30
책 소개
목차
1부 뒤늦게 밝히는 본거지
TV에 나오고 싶었다 11
두 번의 학사 경고가 남긴 것 21
원래는 슈퍼액션 쪽이었습니다 34
네? 조회수 10만 회라고요? 38
2부 어쩌다 교양 피디
목표는 MBC, 어쩌다 보니 SBS 47
크리스마스이브의 사직서 57
제발 사표 좀 받아주세요 63
알고 보니 아주 교양적인 인간 70
예능국은 시끄럽고 교양국은 고요해 79
지금 제보 만나러 갑니다 84
사실 이게 더 재밌는데요 94
예능에서 사고 치고 온 놈, 접니다 98
해외 출장=수하물 전쟁 102
테…… 테이프가 사라졌다 107
쓰나미가 와도 찍어야 해 112
혹등고래 만나는 건 힘들어 116
누구나 한류 스타가 될 수 있는 섬 120
우리는 그들보다 행복할까 126
드디어 짝을 만나다 130
예고의 신이라 불린 사나이 137
방송에서 디스랩을 하라고요? 142
위협, 협박, 고소 147
딱 1년만 해볼게요, 「그알」 165
3부 그렇게 「그알」 피디가 된다
「그알」 피디의 취재 기술 169
내겐 너무 무거운 「그알」 184
보이스 피싱 조직에 잠입하라 190
「그알」 피디는 가끔 사기도 당한다 198
아무튼 첫방 207
범인, 제가 잡아볼게요 214
무식함이 나의 힘 219
……헬로키티가 아닌데요? 227
‘나 같은 애’ 231
그땐 정말 네가 범인인 줄…… 236
불방 1호가 될 순 없어 244
똥줄은 이렇게 타는 겁니다 260
유족이자 용의자였던 남자 269
선입견이 가리는 것 274
답은 늘 현장에 있다 289
「그알」의 대표적인 헛발질이라뇨 298
문전박대에는 익숙합니다만 305
캄보디아 연쇄 멘붕 사건 311
범죄 전문 피디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317
4부 방송국에서 유튜브 하는 사람
「그알」 피디가 힙합을 아느냐 325
유튜브 시켜주세요! 331
왜 또…… 338
범죄와 예능 사이 347
방송국에서 유튜브 하는 사람의 비애 358
내가 공황장애라니! 364
시청에 불편을 드려 사과드립니다 372
기획은 알코올에서 나온다(?) 382
내겐 너무나 귀여운 쉰여덟 살 386
「그알」 유튜브 최대 주주 392
내 범죄 쪽(?) 가장 친한 친구 398
이순신 장군보다 더 403
‘대지없’ 그리고 ‘엿맘’ 407
저한테 감사하지 마세요 416
마치며 421
저자소개
책속에서
같이 놀던 친구들이 하나둘 내일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가고, 놀이하는 데에 정신이 온통 팔렸던 애들마저 엄마 손에 이끌려 떠난 뒤에야 나는 집에 돌아왔다. 어스름한 그 시각에도 한창이었던 솨아아아 지기징지기징 소리와 함께 들어간 집 안은 어쩐지 딴 세상 같았고 그 작은 소요를 잇는 유일한 소리가 텔레비전 소리였다. 맞벌이하는 부모님은 늘 저녁 늦게 귀가했고, 내겐 형제도 없었기에 자연스레 집에서 혼자 TV를 보는 시간이 많았다. (…) 정확히 내가 언제부터 피디가 되고 싶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피디라는 직업이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시절 TV 방송 내용을 받아 적고 흉내 내던 그 마음에서 네모 속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이 자라난 건 분명하다.
거꾸로 돌려 비뚤게 쓴 선 캡과 얼굴을 압도하는 큼지막한 선글라스, 가슴이 보일락 말락 하는 헐렁한 농구 저지……. 무엇보다 자유롭고 열정 넘쳐 보이는, 아니 열정이 넘치는 걸 넘어서 신이 들린 듯한 무대 매너. 난 랩 하는 타이거 JK에 홀딱 반해버렸다. 그렇게 우연히 힙합에 빠졌고, 무대 위에서 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온통 뒤덮었다. 학교로 돌아간 나는 무작정 힙합 동아리를 만들었다. 처음엔 과 동아리로 만들어볼 생각이었으나, 우리 과는 한 해 정원이 35명에 불과했고 대부분이 힙합보다 사회운동에 더 관심이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됐으니 아예 중앙 동아리를 만들면 되는 거였다. 나는 그때부터 전공 서적과 필기구 대신 붐박스를 들고 등교했다.
다큐멘터리 촬영 경험을 랩 가사에 담고, 탐사 보도 프로그램에서 디스랩을 선보이며 기존 방식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놀아본 경험은 내게 멀게만 느껴지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좀더 친근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주었다. 늘 가던 길에서 잠깐 벗어났을 때 내가 걷던 길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 그로 인한 용기도 얻을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벗어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려 한다. 내가 사는 망원동에서도 늘 가던 길을 벗어나 낯선 골목으로 걷다 보면 생각지 못한 맛집을 종종 발견한다. 횡재란 이럴 때 만나게 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