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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사진 > 사진이야기/사진가
· ISBN : 9791170370574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3-11-20
책 소개
지금 여기로 다가온 기후위기
온화한 바람이 불더니 어느새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서늘한 바람이 불더니 어느덧 낙엽이 쌓인다. 차가운 입김은 하늘로 오르고, 다시 하늘에서 함박눈이 내린다. 인간은 계절마다 변화하는 기온과 날씨에 반응하고 적응하며 살아간다. 사소한 옷차림부터 일조량과 우울증의 관계, 식량 생산에 중요한 농업과 어업까지 인간의 활동은 대부분 기후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 때로 예상치 못한 기상재해는 막 대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안겨준다.
이처럼 기후는 인간의 삶에서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면서도 인간이 마음대로 통제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예전의 사람들은 수시로 하늘에 기도를 올려 신에게 기상을 잘 다스려 주기를 빌었고, 요즘에는 과학과 기술을 총동원해 기후를 분석하고 예측하고자 애쓴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상기후 현상들을 바라보면 아무리 발전한 과학과 기술이라고 해도, 아무리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고 해도 별 소용이 없다는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보스토크 매거진 이번호에서는 지금 여기에서 펼쳐지고 있는 기후위기의 현상과 징후를 여러 사진가들의 작업으로 바라본다. 산업화와 생태계의 변화, 인간과 자연의 관계 등의 문제에 관심을 둔 사진가들은 세계 여러 나라들을 방문해 지구온난화로 발생하는 이상기후 현상들을 오랜 시간 추적해 오고 있다. 그들은 산불, 허리케인, 폭염, 홍수, 폭풍, 가뭄 등 이상기후로 발생한 재해가 지나간 곳의 파괴된 자연 풍경과 황폐해진 인간의 삶을 취재해 우리에게 전한다. 그런가 하면 기후변화의 실상을 충실하게 기록할 뿐만 아니라,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지하려는 방편으로 작가적 상상력을 더하고 이미지를 가공해 제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진가들의 시선을 빌리면 이상기후는 이미 우리의 새로운 일상이 되었고, 기후위기는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더욱더 가까이에 있다는 진실을 확인하게 된다.
한편, 이번호에서는 기후위기와 연관된 우리의 사유와 감각을 확장해 줄 에세이와 소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비평가 서동진과 기자 김인정이 쓴 에세이에서는 기후변화를 사진으로 기록하거나 바라볼 때, 또 기후변화를 뉴스로 생산하거나 소비할 때,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지점들을 날카롭게 짚어준다. 또한 김연수, 손보미, 조예은 세 소설가의 단편소설 세 편은 평범한 일상에서 이상한 현상과 징후를 마주하게 된 인물들을 통해 지금의 현실과 우리 자신의 모습을 환기한다.
목차
특집 | 기후위기 보고서
001 Environmental Melancholia _ Donna Bassin
024 Drowning World / Burning World _ Gideon Mendel
042 An Elegy for the Death of Hamun _ Hashem Shakeri
056 London Burning _ Polly Toota
068 Fading Flamingos _ Maximilian Mann
082 Ebbing away of identity with the tides _ Sushavan Nandy
097 하늘의 거대한 주먹 _ 김연수
107 예민한 안나 _ 손보미
116 어떤 날의 피크닉 _ 조예은
128 보이지 않는 – 보여주지 않는 재앙 _ 김인정
134 [연재: 일시 정지] 날씨와 기후: 사진은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는가 _ 서동진
140 [연재: 영화의 장소] 회색질의 도시 _ 유운성
148 Adrift _ Magda Biernat
162 AMBIVALENT / AEON _ Marcel Rickli
178 No rain today _ Denise Ogan
192 Fading Senses _ Ligia Popławska
212 Message _ Tetsuo Kashiwada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Submerged Portraits>시리즈에서는 홍수가 발생한 지역의 처참한 환경과 물에 잠겨 있는 인물을 보여줍니다. 사진 속에서 그들의 포즈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재난 상황에 처한 그들의 눈빛은 불안을 숨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단지 힘없는 희생자가 아닙니다. 카메라 앞에 선 그들은 모든 인류에게 닥칠 재앙을 목격할 수 있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 기드온 멘델, 작가 노트
“기후변화는 매우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입체적으로 탐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진을 통해 주의를 환기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시킬 수 있긴 하지만, 저는 좌절감을 느끼곤 합니다. 왜냐하면 기후변화의 문제는 결국 지식의 영역보다 실천의 영역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선진국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행동을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가장 책임이 적은 지역의 사람들이 가장 큰 문제를 직면하는 것은 매우 불공평합니다.”
- 막시밀리안 만, 인터뷰 중에서
2017년부터 저는 인도 순다르반스 지역에서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결과와 그곳 주민들의 삶을 기록해 오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기후변화’나 ‘해수면 상승’이라는 말조차도 생소했지만, 그들의 삶은 재앙의 증거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어린 시절 그네를 매달아 타던 나무를 잃었고, 아이들이 뛰어 놀던 공터를 잃었고, 사랑을 나누던 침대도 잃어버렸습니다. 해수면이 오르고 염수가 범람하자 모든 농장을 파괴하기 시작했고, 많은 이들이 고향을 등지고 떠나야 했습니다. … 나의 집, 나의 땅, 대대로 가족의 역사가 깃든 나의 안식처가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나무가 뿌리째 뽑혀 사라지듯이 주민들은 이곳에서 일궈낸 삶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 서스하반 낸디, 작가 노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