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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70611110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4-03-18
책 소개
목차
김민경 | 그 많던 마법소녀들은 다 어디 갔을까
김호야 | 내림마단조 좀비
이리예 | 슬롯파더
임규리 | 인형 철거
김규림 | 문을 나서며, 이단에게
심사평
리뷰
책속에서
“네 말대로 정화로 세상을 바꿀 순 없어. 그래도 그 하루로, 그 한 번으로 한 사람의 세상을 구할 수도 있잖아? 기사님이 5층 계단을 올라와 우리 할머니를 구한 것처럼.”
사람들의 다홍색 구름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중엔 아예 회색빛으로 변한 구름도 있었다. 하나가 커지는 먹구름 밑에서 말했다.
“정화도 이런 어두운 구름처럼 퍼져나가거든. 너 혼자서는 못 하겠지만 네가 정화한 사람들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 내가 할머니의 짐을 들어드리게 됐듯이.”
_「그 많던 마법소녀들은 다 어디 갔을까」
동참은 핥듯이 소주를 홀짝거렸다. 술은 허무맹랑한 얘기도 그럴싸하게 만들어준다. 억제제를 고안해냈듯이, 치료제도 개발되고 점박이는 다시 예찬이로 돌아온다. 예찬이는 과거는 잊고 월급을 받는 일을 하다가 붙임성 좋은 여자와 살림을 꾸리고 엉덩이가 투실하고 눈이 맑은 손자를 동참에게 안겨준다. 하지만 그런 날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동참의 몸속에서 암 덩이만 무럭무럭 자라났다. 예찬이의 살점은 계속 떨어져 나가고 해골 모형처럼 뼈다귀만 남겠지. 좀비는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좀비는 치유 대상이 아니라 처리 대상이니까. 보건소에서는 동참에게 끼니처럼 먹을 진통제만 처방하고 큰 병원에 가라는 말을 더는 하지 않았다.
_「내림마단조 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