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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종교일반 > 종교철학
· ISBN : 9791170832560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5-04-16
책 소개
목차
서문 - 07
머리말: 두 번의 대화에 관한 보고서 -11
종교와 현실 -23
종교와 철학 -49
신을 향한 사랑, 그리고 신에 대한 관념 -87
종교와 현대 사상 -113
종교와 윤리 -157
윤리적인 것의 일시 중지에 관하여 -185
신, 그리고 인간의 정신 -197
부록: 융의 반론에 대한 응답 -211
주 -218
옮긴이의 글: 영원한 너, 혹은 신이 보이지 않는 이유 -222
책속에서
나는 두 번의 대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하나는 겉으로 볼 때 여느 대화처럼 자연스럽게 끝난 것 같았지만, 사실 제대로 끝을 맺지 못한 경우였다. 다른 하나는 언뜻 보기에 중단된 대화였지만, 여느 대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완성의 경지에 다다른 경우였다. 두 대화 모두 하나님과 그 개념, 그 이름을 둘러싼 투쟁이었다. 그러나 그 방식은 사뭇 달랐다.
_ 머리말: 두 번의 대화에 관한 보고서
인간이 자신의 삶 속에 실제로 만나는 신적인 것은 마력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 마력을 꿰뚫는다. 신의 존재를 무언가를 생산해 내는 기능에 한정시키는 사람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적인 세상을 모르는 사람이다. 어디서나 불타오르는 모순을 겪고 있는 세상, 그래서 어디서나 구원을 갈망하고 있는 세상 말이다.
_ 종교와 현실
하늘의 태양이 어두워진 것, 신의 일식(日蝕) 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시간’(Weltstunde)의 특징이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의 정신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변화를 토대로 충분히 파악해 낼 수 있는 과정이 아니다. 태양이 가려져 어두워진 것은 그 태양과 우리의 눈 사이에 일어난 사건이지 태양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철학은, 우리가 신을 보지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철학이 지적하는 것은, 특히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정신적 상태가 결여되어 있는데 그것은 ‘신과 신들’이 다시 나타나는 것, 숭고한 이미지들이 다시 떠올라 지나가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정신적 상태다. 그러나 지금처럼 하늘과 땅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난다면, 그 신비를 해명하는 능력을 현세의 생각(지구적 사유[Erdendenken]) 안에서 찾아내려고 고집하다가는 모든 것을 그르치게 된다. 초월의 실재, 생생하게 약동하는 실재, 우리와 마주한 존재를 그 자체로 견뎌 내려고 하지 않는 이는 인간 편에서 그 일식 현상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_ 종교와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