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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91171250653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3-11-2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세상도 정치도 좀 푸근해졌으면 좋겠다 • 8
[첫 번째 맛] 할머니, 라면 있어요?: 새우 라면 • 21
[두 번째 맛]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용광로 김치찌개 • 51
[세 번째 맛]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도리뱅뱅이 • 81
[네 번째 맛] 짜장면을 짜장면이라 부르지 못하던 시절: 정체불명 짜장면 • 109
[다섯 번째 맛] 기어이 콩을 먹는 동물이 있다: 엄마표 두부 • 133
[여섯 번째 맛] 배고픈 곳에서 조화를 말하기 어렵다: 자취방 미역국 • 161
[일곱 번째 맛] 달걀부침을 잘 만들려면 말이지요: 대박 오므라이스 • 187
[여덟 번째 맛] 늦었으니 같이 밥 먹자: 포장마차 대합탕 • 217
[아홉 번째 맛] 조금 엉뚱해도 괜찮아, 당당하게: 샤부샤부 • 251
[열 번째 맛] 세상은 흑과 백이 아니다: 열무김치 • 285
에필로그: 나의 온리 원 레시피 • 314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인생이, 이 라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세부 항목에 들어가면 달라지는, 일반적으로는 사람들이 ‘요리’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다들 나름의 조리법이 있고 사연이 있는 요리 ‘라면’. 각자 사연을 안고 살아가면서도 교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고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정치를 하는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든 가장 큰 틀에서 인간이 공유하는 것은 시간이다. 시간만큼은 모두에게 평등하다. 다만 그 시간을 어떻게 겪었는지 사람마다 다르다. 다르면서 비슷하고, 비슷하면서 다르다. 세상 많은 일이 그렇다. 라면 같은 시간, 라면 같은 세상이다.
1년 정도 수배자로 살다가 경찰에 체포되었다. 1987년 가을이었다. 누군가를 만나러 부산 시내로 가는 중이었는데, 학생 운동 조직 내부에 밀고자가 있었다고 한다. 나중에 동료들은 그 밀고자가 누구일 것이라 짐작하며 수군거렸지만 나는 밀고자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를 원망하거나 저주하는 감정 또한 갖고 있지 않다. 그저 담담히, 그의 인생을 지켜보기만 하는 중이다. 극단적인 이념에 치우친 사람은 이쪽 극단에 있다가 저쪽 극단으로 옮겨가면서 늘 좌충우돌하며 살더라.
특정한 진영의 테두리 안에 있다고 무조건 좋은 사람만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무조건 나쁜 사람만 있을 수도 없는 법이다. 핵심은 진영이 아니라 각각의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