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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요람](/img_thumb2/9791173072253.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우리나라 옛글 > 산문
· ISBN : 9791173072253
· 쪽수 : 386쪽
· 출판일 : 2024-11-22
책 소개
목차
최치원전
박응교직간록
남한일기
동물들의 송사
- 고양이와 개
- 까치와 까마귀
- 다람쥐와 쥐, 고양이
- 소의 하소연
임자강의 산송 상언
동군을 보내는 글
이순필·순정 형제의 송사를 해결함
경문의 부친 경기의 전사에 대한 상언
이화실전
원문
崔致遠傳
朴應敎直諫錄
南漢日記
婢猫今所志
奴狗同原情
枝頭鵲諫治等狀
加魔恠 年一百六十五
栗木里接鼯山所志
鼠大盜供辭
捕盜監考猫同 年一萬
農牛等狀
任自剛山訟上言
餞東君序
解李順弼·順貞兄弟之訟
慶門父豈戰亡上言
李生傳
해설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저는 가축이기에 입으로 말하지는 못하나, 마음은 심히 밝아서 사람의 뜻을 잘 헤아려 부르면 가고 꾸짖으면 물러납니다. 더욱이 주인 섬기는 도리를 알아서 집을 지키는 책무를 자못 부지런히 하옵더니, 근래 흉측한 도적이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주인집의 울타리는 심히 엉성해 만약 도적맞는 환란이 생기면 책임이 저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그래서 우려하고 또 걱정하는 마음을 더해 밤마다 울타리 밑에 앉아서 계속해서 사방을 돌아보아 눈을 깜빡이지도 않고 입으로는 계속해서 짖는 고통이 해가 뜰 때야 그칠 수 있사옵니다.
(…)
그러나 같은 노비인 묘금(猫今)은 소임이 쥐 잡는 일 하나에 불과하며 몸은 둔하고 마음은 게을러서 자는 것을 즐겨 습관이 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쥐 도적들이 자식들을 데리고 무리를 이루어 반찬을 훔치고 옷을 깨물어 찢으며 방자하고 거리낌이 없어도 심상하게 볼 뿐만 아니라, 고기반찬이 있는 곳을 미리 기억해 두었다가 틈을 타서 도리어 스스로 훔쳐 먹으니, ‘도둑으로 도둑을 지킨다’는 것이 이를 이르는 것인 줄 아룁니다. 때때로 혹 병든 쥐를 운 좋게 잡으면 던지고 마음대로 주무르고 가지고 노는 것으로 일을 삼아 조금도 책임감이 없으니 마땅히 일에 태만한 죄벌을 받아야 합니다.
주인께서는 이러한 정상을 알지 못하시어 꾸짖음을 내리지 않으시고 도리어 은혜로 대우하시어 좋은 밥에 맛있는 음식을 계속해서 먹이고, 비단 방석에 누울 수 있도록 하옵신 때, 저는 마루 아래에 웅크리고 앉아 혼자 제 이름을 부르며 자책했습니다.
- <노비 개똥의 원정(奴狗同原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