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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사상/사회사상사 > 마르크스주의 > 현대 마르크스주의
· ISBN : 9791173078521
· 쪽수 : 123쪽
· 출판일 : 2025-02-28
책 소개
목차
야만적 별종의 사악한 삶과 사상: 네그리 이후 네그리를 생각한다는 것
01 코뮤니즘과 마르크스주의
02 오페라이스모
03 자유의 우선성
04 정치존재론과 초과
05 공통적인 것
06 특이성
07 다중
08 삶정치적 생산
09 자본의 코뮤니즘
10 절대적 민주주의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론적 차원에서 네그리의 두 번째 별종성은, 마르크스의 공(功)이 “이데올로기의 웃자람 아래 가려졌던 단순한 사실들”을 규명한 데 있다는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말에서 그 ‘단순한 사실들’의 차원, 즉 생산과 노동의 문제에 대한 한결같은 천착이다. 이런 언급은 새삼스러울 수 있다. 마르크스주의자에게 그러한 천착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비판적 이론에서, 심지어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하는 이론들에서조차 ‘단순한 사실들’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에서 당연한 ‘오래된’ 유물론적 태도, 특히 ‘새로운’ 유물론의 시대인 오늘날에는 “사라져 가는 과거”에 속하는 듯한 이론적 실천을 네그리의 별종성으로 언급하는 것은 이런 현대 이론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네그리는 “탈마르크스주의 시대의 마르크스주의자”였다.
_“야만적 별종의 사악한 삶과 사상: 네그리 이후 네그리를 생각한다는 것” 중에서
공통적인 것은 사적인 것도 아니고 공적인 것도 아니다. 이는 단순하고 부정적이지만 이론적·실천적 중요성 면에서는 결코 부차적이지 않은 규정이다. 중세 공통체 파괴를 통한 시초 축적을 발판으로 출현한 근대와 자본주의는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정치적·사회적 상상계의 유일한 지형으로 제시해 왔다. 사적인 것 아니면 공적인 것, 시장(자본) 아니면 국가라는 양자택일적 선택지가 정치적 상상을 제한하는 힘은 너무나 강력해서 자본주의에 도전한 많은 근대의 혁명과 저항 역시 궁극적으로는 이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공통적인 것은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의 변증법에 기초한 현 세계와 사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획의 출발점이자 토대다. 요컨대 공통적인 것은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의 대립 너머에 존립한다.
_“05 공통적인 것” 중에서
공통적인 것이 정치적·사회적으로는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의 (거짓) 대립을 넘어선 곳에 있다면, 철학적으로는 동일성과 차이의 대립을 넘어선 곳에서 정립된다. 이는 다중이 무엇보다 정치적 주체로서 의도된 개념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동일성=정치적 능력, 비동일성=정치적 무능력이라는 양자택일의 논리를 벗어나는 데 다중 개념의 정치적 핵심이 있기 때문이다. 고대 이래 정치사상을 규정해 온 수적 구분, 즉 하나·소수·다수의 구분에 따라 이야기하자면 다중은 “하나이자 다수”라고 할 수 있다. 하나로 환원된 다수가 아니라 다수인 동시에 하나인 것이다. 다중은 하나인 동시에 다수이므로 동일성 그 자체도, 차이 그 자체도 아니다. 공통적인 것은 이 ‘하나이자 다수임’의 논리를 가리킨다. 이런 맥락에서 다중은 전통적인 정치철학적 수(數) 관념과 논리를 훼손하는 이름이다.
_“07 다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