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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91175240490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5-09-30
책 소개
《남방 우편기》 《야간 비행》을 잇는 비행 이야기의 결정판 《인간의 대지》
아름답고 시적인 문체로 프랑스, 미국에서 동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등극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를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둘이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1939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을 수상한 《인간의 대지》는 15년간 비행기 조종사로 근무했던 생텍쥐페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특히 라테코에르 항공사에서 아프리카-남아메리카 항공로를 개척하기 위해 야간 비행에 나섰던 5년(1926~1930)의 모험을 중심으로, 이후에 러시아와 스페인 내전에 특파원으로 달려가 겪은 체험을 더해, ‘세계는 어떤 곳인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를 깊이 사색하여 한 편씩 썼던 글들을 소설로 재편집해 출간했다. 미국에서도 《바람과 모래와 별들》이라는 제목으로 동시 출간되었는데, 전쟁이 격화되던 시기였기에 인류의 연대를 말하고 인간의 존엄을 상기시킨 이 아름다운 소설은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었다.
(cf. 더스토리 초판본은 미국판 초판본의 표지와 본문 그림을 사용하였습니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세계의 비참함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연대감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대지다.”
신참 조종사 생텍쥐페리가 우편행낭을 싣고 첫 비행에 나선다. 당시의 비행기는 쉽게 부서지고 엔진도 불안정하고 무선 통신도 수시로 끊겼기에, 야간 비행은 대단히 위험했다. 거기에 돌풍과 먹구름에 갇히기라도 하면 하늘과 땅이 뒤집혀버려서, 조종사는 철저히 혼자가 되어 지상의 동료들이 보내는 불빛과 목소리를 간절히 찾아 헤맸다. 그는 안데스산맥에 추락했다가 기적적으로 생환한 동료 조종사 기요메와 메르모즈의 일화를 회상하며, 리비아사막에 추락해 갈증과 신기루에 죽어가던 자신이 귀환할 수 있었던 이유를 되짚어 본다. 또 사막에서 만난 노예 바르크가 자유인으로 해방되고 맨 처음 한 일, 전쟁 때문에 열차에 실려 추방되던 폴란드인 노동자 가족의 얼굴, 평범한 회계사로 살다가 직장동료의 전사를 듣고 군대에 들어와 나치 공습에 맞서 출격하던 마드리드 전선의 중사 등도 떠올린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질문한다. 이 세계와 인간은 어떤 관계인가, 인간을 품어주다가도 가혹하게 내모는 ‘지구’라는 대지는 어떤 곳인가, 현실이 이토록 비참하고 암담한데도 과연 인간은 존엄한 존재인가……. 결국 인간이 서로에게 ‘책임감’을 느낄 때, 모든 인류의 아픔을 함께 걱정하고 울어주고 도와줄 때 비로소 인간은 인간답고 위대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직 ‘정신’만이 진흙에 숨을 불어넣어 ‘인간’을 창조한다.”
목차
서문
1 항로
2 동료들
3 비행기
4 비행기와 지구
5 오아시스
6 사막에서
7 사막 한복판에서
8 인간들
옮긴이의 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연보
책속에서
나는 아르헨티나를 처음으로 야간 비행 하던 그날의 장면을, 별만 홀로 반짝이고 드문드문 초원에 불빛이 보이던 캄캄한 밤을 언제든 눈앞에 떠올릴 수 있다. 불빛 하나하나가 어둠의 대양 가운데 의식이라는 기적이 존재함을 알리고 있었다. […] 우리는 서로에게 가 닿으려고 애써야 한다. 들판 여기저기 타오르는 불빛 가운데 몇몇과 교감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_‘서문’
나는 사람들이 나직이 주고받는 속내를 듣고 놀랐다. 그들의 이야기란 질병, 돈, 가정의 슬픈 고민거리들이었다. 그것들은 감옥의 빛바랜 벽들을 칠했고 이들은 그 안에 감금되어 있었다. 그런데 불현듯 운명의 얼굴이 내게 보였다. 여기 있는 나이 든 공무원, 나의 동료여, 당신은 일말의 책임도 없다. 어떤 것도 당신의 탈출을 돕지 않았다. 당신은 그저 흰개미들이 하듯 모든 빛이 들어오는 통로를 콘크리트로 메워버리고 평화를 축조했다. 당신은 소시민의 안전함, 루틴들, 시골생활의 숨 막힐 듯한 의식 안에 공처럼 몸을 웅크린 채, 바람과 진흙과 별들에 맞서 이 소박한 성벽을 올렸을 것이다. 당신은 거대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를 원치 않는다. 이미 인간의 조건조차 잊을 정도로 허다한 어려움을 겪었기에. 당신은 방랑자 별의 주민이 아니며, 대답 없는 질문들을 묻지 않는다. 당신은 툴루즈의 소시민인 것이다. _‘항로’
기요메의 위대함은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에 대해, 우편물에 대해, 희망을 품은 동료들에 대해 그는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그들의 고통이나 기쁨을 손에 쥐고 가늠해 본 것이다. 살아 있는 이들 안에, 새로이 세워질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서 거기 일조하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일이라는 차원에서 사람의 운명에 대해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 것이다. […] 인간이 된다는 것은, 명확히 말하자면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자신과 상관없어 보이는 세계의 비참함 앞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동료들이 이룬 승리를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다. 자신의 돌을 하나 놓음으로써 세계를 건축하는 데 공헌함을 느끼는 것이다. _‘동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