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운동 > 노동운동
· ISBN : 9791185009407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24-10-03
책 소개
목차
1부. 음모 & 공작
자본과 정권의 ‘노조 깨기’ 역사
노동3권 무력화시킨 복수노조 금지조항
노동자 저항으로 존립 위기에
기업 단위 복수노조 유보가 부른 폐해
교섭창구 단일화를 둘러싼 기나긴 공방
이명박, 노동법 개악으로 ‘노조파괴’ 정책 완성
마침내 공작의 실체가 드러나다
‘교섭창구 단일화’라는 독毒
노조 간 차별 전면화
2부. 파괴 VS 사수
전사前事
발레오전장 노동자들의 승리
2009년 강기봉의 등장, 지옥문이 열리다
2010년 준비된 직장폐쇄로 노조 협박
전방위적 노조 무력화 공세
한 축으로는 어용노조 설립
어용노조 키우고 민주노조 죽이기
“공장으로 돌아가자” 거점 중심 연대투쟁
2012년 노조파괴 시나리오 드러나다
2013년 노조 사무실 탈환
2014년 조직 복원에 나서다
2016년 기업노조 인정한 대법 판결도 거래였다
2017년, 7년 7개월 만의 복직
사필귀정, 모든 것을 제자리로
2020년, 금속노조가 교섭 대표노조로
13년 만에 마침내 하나가 됐다
보쉬전장 노동자들의 함성
2011년 쟁의 유도, ‘노조파괴’의 시작
2012년 지회장 해고하고 곧바로 기업노조 설립
노골적 차별로 어용노조 밀어주기
악랄한 통제와 협박…불안한 현장
2013년, 되찾기 위한 필사의 현장 투쟁
“금속노조가 교섭 대표노조” 판결
징계 남발에도 싸움 이어가며 희망 찾기
쟁의권 유지하며 조직정비·임단협 지속
2014년 검찰·사법부, 끝까지 자본 편들기
2015년 ‘새로운 판짜기’ 시작하다
‘부당노동행위’ ‘부당징계’ 줄줄이 노조가 승소
2017년, 5년 만에 2012~2014년 임단협 타결
2018년, 대법에서 보쉬전장 자본 유죄 최종확정
고난 속에도 행진은 계속된다
콘티넨탈 노동자들의 투쟁
2012년 7월 27일, 자본의 총공세
정당한 파업에 불법 딱지 붙여 탄압
한 몸으로 움직이는 회사와 기업노조
임금부터 노조활동까지 다 차별
2013~2014년, 잇따른 ‘파업 정당’ ‘해고 무효’ 판결
노조파괴 범죄 외면하는 노동부와 검찰
2015~2016년, 임금차별·공정대표의무 위반 모두 승소
위험에 방치된 현장, 금속노조가 작업 중지
2017년, 5년 만에 해고자 복직과 임단협 일괄 타결
전 조합원 상경투쟁하며 동지들과 연대에도 힘써
2019년, 콘티넨탈 사측 부당노동행위 ‘유죄’ 판결
노조파괴 10년, “다시 길을 열자”
3부. 반격
삶은 줄곧 벼랑 끝이었다
어제는 동지였는데 오늘은 아니었다
자존심과 동지애로 버텼다
우리는 파괴되지 않는다
교섭창구 단일화제도 폐기할 때까지
[부록] 교섭창구 단일화제도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 취지
[부록] 노조파괴 시기 3개 지회 주요 활동 일지. <끝>
저자소개
책속에서
● 발간사
이 책을 읽으며 ‘노동운동은 전쟁’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오히려 전쟁보다 참혹하고 비참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군의 구분이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아군이어야 할 노동자가 구사대라는 이름으로, 기업노조라는 조직으로 노동자 단결을 저해하며 탄압에 일조하고 있지 않은가.
모든 전쟁에는 휴전과 종전이 있지만, 자본과 노동의 계급전쟁은 자본주의가 지탱하는 한 종결되는 전쟁이 아니다. 자본은 이윤을 배가하려고 야만적 공격을 퍼부으며 의도된 폭력과 전쟁을 일삼는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벼랑 끝에 선 절박함으로 자신의 생존과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온몸으로 방어 투쟁에 사활을 걸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민주노조 진영의 주요한 투쟁과제는 ‘복수노조 금지조항 철폐’였다. 이 투쟁은 정치투쟁, 제도개선의 하나로 이루어졌고 단결의 자유를 쟁취하자는 기본권 쟁취 투쟁이었다. 그 결과로 10년 만에 법률상 복수노조 금지조항을 삭제시키는 성과를 일궜다. 복수노조 금지조항 철폐는 민주노총이 법률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합법성을 인정받고 산업별 지역별 조직을 구축할 수 있었던 투쟁의 산물이다.
그러나 복수노조에 붙어 온 ‘교섭창구 단일화’는 노동자 내부를 갈라치고 소수노조(민주노조)의 활동을 박탈함으로써 기본권 침해는 물론 민주노조 파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쉽게 생각하면 “조직을 잘해서 다수 노조를 만들면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를 활용한 자본과 권력의 불법과 폭력행위는 민주노조에 파열구를 냈고 기업노조(회사노조)를 만들어 민주노조를 고립시켰다. 불법에 대한 법원의 뒤늦은 판결문은 무너진 조직을 복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민주노조를 사수하자는 몸부림 속에 소수로 재편된 조직을 부여안고 싸우는 동지들은 진정한 활동가인 동시에 단련된 노동자다. 무자비한 탄압에도 10년 이상 조직 사수를 위해 버티는 동력은 민주노조 정신을 실천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동지들의 투쟁 정신, 단결과 연대의 정신으로 분열과 탄압을 돌파하려는 의지가 눈물겹다. 연대와 단결은 노동운동을 통해 노동자들이 스스로 차이와 차별을 극복하는 과정임을 입증했다. 임금수준, 고용 형태는 물론 인종이나 국적, 성별 등에 따라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고 심지어 대립하기도 한다. 이런 이해관계의 차이와 갈등을 연대라는 계급성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들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은 발레오만도, 보쉬전장, 콘티넨탈 지회 투쟁을 서술했으나 결코 그들만의 싸움은 아니다. 복수노조와 교섭창구 단일화가 쟁점이 된 모든 사업장에서 겪는 무자비한 탄압이었고 그에 맞선 투쟁이었다. 동지들은 온갖 차별과 불이익은 물론, 몰아치는 폭력에 맞서며 민주노조를 지켰으며 지금도 지키고 있다. 조직을 지켜낸 성과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심신에 덧씌워진 상처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
10여 년의 투쟁을 통해 동지들이 흘린 눈물은 분노의 눈물과 허탈함에서 나오는 눈물이다. 나아가 투쟁하며 느낀 서러운 눈물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빼앗긴 진지를 탈환한 후에 흘릴 수 있는 감동의 눈물일 것이다.
무너지고 망가진 진지를 복구하기 위해 오늘도 현장에서 투쟁하는 동지들의 열정을 가슴으로 느껴본다. 교섭창구 단일화를 비롯한 악법은 연대투쟁으로, 민주노조 정신으로 깨부숴야 한다는 노동자들의 결의와 실천을 기대한다는 것이 이 책의 발간 이유이기도 하다.
2024년 10월 3일 양규헌(노동자역사 한내 대표)
● 머리말
‘복수노조 금지조항 철폐’라는 구호를 그렇게 외쳐왔지만, 허용된 복수노조의 실체는 정작 폭력이 되어 드러났다. 복수노조를 허용할 때부터 자본과 권력이 비수처럼 꽂아둔 ‘교섭창구 단일화’ 때문이다. 그로 인한 고통은 해당 사업장 노동자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글을 쓰기 위해 세 사업장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내내 고통스러웠다. 고작 들여다보며 느낀 고통을, 그 일들을 직접 겪어내고 감당하며 여기까지 온 당사자들의 고통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같이 그 고통을 들여다봐야 한다.
자본과 권력이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 교묘해지고 악랄해질 그들의 공작, 이제는 당사자만이 아닌 전체가 같이 막아내고 마침내는 뒤엎어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노조 하는’ 미래를 함께 도모해야만 한다.
이 작업을 시작한 2022년 여름에는 세 사업장의 상황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들여다보니 사업장마다 노조파괴의 방법, 노조파괴 범죄자 사업주와 자본의 성질, 그리고 해당 지회의 대응 방향, 조합원들의 성향과 활동 방식에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은 큰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발레오지회는 복수노조 13년 만에 하나의 노조로 통합을 이뤄냈다. 그러나 노조파괴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사측은 고용 인원과 생산 물량을 지속해서 줄이며 이윤을 해외로 유출하고 현지 재투자는 하지 않는 이른바 ‘먹튀’ 행태를 재현하고 있어 노동조합과 지역사회가 다시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투쟁에 나섰다. 보쉬전장지회와 콘티넨탈지회는 여전히 소수노조로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들은 비슷한 어려움에 부닥친 충북지역의 다른 복수노조 사업장들과 함께 살아남기 위한 조직적 전망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이 꺾이지 않고 전진하며, 마침내 민주노조를 온전하게 사수·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전체 노동운동 진영이 함께 하기를 소망한다.
노동자역사 한내는 여러 민주노조 파괴 유형 가운데, ‘복수노조’를 무기로 한 사례를 살펴보자는 취지에서 이 책을 기획했다. 따라서 이 글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문제점에 집중했음을 밝혀둔다.
그리고 복수노조 피해사업장 가운데 옛 만도기계노동조합 소속이었던 세 사업장을 다뤘다. 파괴 공작의 칼날이 가장 먼저 가닿은 곳은 대체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며 지역과 산업에서 주축이 되는 노조들이다. 이들 세 사업장 역시 투쟁과 산별노조 활동에서 모범을 보여왔다. 특히 만도기계는 정리해고 법제화 이후 1998년 정리해고 직격탄을 맞아 처절한 투쟁을 전개한 사업장이기도 하다. 이후 각기 다른 외국 자본으로 매각돼 노조 이름이 달라졌어도 이들은 만도기계 시절 민주노조의 전통을 이어가며 지역에서 핵심 사업장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2011년 복수노조 허용을 전후로 한 노조파괴 공작에서 다시 직격탄을 맞았지만 10년이 훌쩍 넘은 기나긴 시간 동안 전력을 다해 투쟁하며 여기까지 온 사업장들이다. 이들의 10여 년 투쟁을 톺아보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양산한 문제들을 다시 확인하고자 했다. 만도기계노조 아산지부였던 케이비오토텍지회 역시 노조파괴 폭풍이 거셌지만 처절하고도 굳건한 투쟁과 연대로 3년 만에 기업노조를 해산시키는 성과를 일궜기에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맹세코 세 사업장을 비롯한 노조파괴 사업장들의 활동은 처절했지만 중단하지 않았고, 꽉 차 있으며 활기찼다. 다만 글쓴이가 몽매하고 노동조합에 대한 이해가 짧아 활동을 생생하고 풍부하게 담아내지 못해 내용이 부실함을 미리 고백해 둔다. 괜스레 어설프게 글을 시작해서 노조파괴 사업장 동지들에게 혹여 아쉬움이나 답답함만 더한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럼에도 감히 졸고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진심을 담아 경의를 표한다.
2024년 10월 3일, 이황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