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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85014432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14-03-24
책 소개
목차
일의 발단
1. 접대과 발족하다: 기진맥진
2. 판다 유치론자, 초빙할......수 있을까?
3. 고치 레저랜드화 구상, 시동하다
4. 순풍에 돛 달고, 일곱 재난 여덟 고충
5. 몸부림쳐라, 접대과: 바둥바둥
6. 접대과는 마침내 웅비할 것......인가?
작가후기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그해, 고치 현청 관광부에 ‘접대과’가 발족했다.
목표는 관광입현(觀光立県). 관광객을 글자 그대로 ‘접대’하는 마음으로 관광을 부흥시킨다는 콘셉트를 담으면서 친근감을 추구한 결과 붙은 이름이었다.
안됐지만 접대과에 배속된 이들은 좋건 싫건, 공무원이었다. ……처절할 만큼.
현의 관광발전을 위해 독창성과 적극성을 갖고 새로운 기획을 착착 내놓기 바람. 지사로부터는 그런 훈시가 있었다.
하지만 독창성은 무엇이고 적극성은 또 무엇인가? 지금까지 현청 각 부서의 룰 안에서만 움직여온 그들로서는 쉽사리 상상할 수 없었다.
열의가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미지의 분야에서 성과를 내라는 지시를 받은 그들의 엉덩이는 무겁고 움직임은 둔했다.
“그거 있잖아요, 관광발전 이벤트로 우선 ‘관광 홍보대사’를 도입하는 지자체가 많은 모양입니다.”
접대과가 발족하고 한 달, 맹물 같은 회의만 거듭되는 가운데 그런 말을 꺼낸 것은 가케미즈 후미타카였다. 현청 근무 삼 년차에 스물다섯 살, 접대과에서는 제일 ‘젊은’ 직원이다.
“고치에 없는 거라면 얼마든지 있지.”
조례 후 접대과는 즉석 회의로 돌입했다.
줄줄이 쏟아져나오는 ‘없는 것’을 시모모토가 화이트보드에 적는다.
“고속도로는?”
“아냐, 그건 일단 있는 것에 포함돼. 전선개통이 안 됐을 뿐이지.”
화이트보드를 가득 채운 ‘없는 것’들에서 관광과 관련된 항목을 뽑아 이윽고 캐치 카피의 골자가 탄생했다.
신칸센도 없다.
지하철도 없다.
모노레일도 없다.
제트 코스터도 없다.
스케이트 링크도 없다.
디즈니랜드도 USJ(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도 없다.
푸드 테마파크도 없다.
J리그 팀도 없다.
돔 구장도 없다.
프로야구 공식전 나이트 게임도 못 한다.
대규모 공연장도 없다.
2천 명 이상의 옥내 콘서트도 못 한다.
중화가(中華街)도 없다.
지하상가도 없다.
온천가도 없다.
이 정도면 다 나왔겠지 싶을 때 지카모리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진짜 중요한 게 빠졌잖아.”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스로 화이트보드에 적는다.
돈도 없다.
일동이 쓴웃음을 흘린다.
“뭐야, 지병 자랑 내지는 신세타령처럼 흘러가는데.”
“무슨 소리야, 자학은 웃음의 기본이라고” 하면서 지카모리가 턱을 쳐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