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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기호학/언어학 > 한국어/한문
· ISBN : 9791185134376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7-03-2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Ⅰ. 한자의 변천
Ⅱ. 한자와 한국, 일본
Ⅲ. 현대 한자의 역할
1. 사람의 일생
◼ 일반인
• 人 손을 모으고 허리를 숙인 사람 : 人 仁 極
• 兄 제사를 주관하는 집안의 어른 : 兄 競 說 稅 脫
• 从 앞 사람을 따라가는 사람 : 從 衆 千
◼ 귀족
• 兀 일반인 중의 우두머리 : 元 完 光
• 大 당당히 서 있는 귀족 : 大 太 天
• 央 땅의 가운데에서 다스리는 왕 : 央 英
• 夫 비녀를 꽂은 귀족 : 夫 扶
• 立 정해진 자리에 선 귀족 : 立 泣 位
◼ 아이
• 台 갓난아기에게 음식을 주다 : 已 抱 以 治 始
• 儿 아이가 엄마로부터 나오는 모습 : 充 統
• 子 머리가 큰 어린아이 : 子 字 保
◼ 부모
• 父 권위 있는 홀을 든 아버지 : 父
• 母 젖을 먹이는 어머니 : 母 每 海
◼ 여자
• 女 다소곳이 무릎 꿇고 앉은 여자 : 女 妹 妙 婚 妻 好 如 婦
◼ 노인
• 長 머리가 긴 어른 : 長
• 耂 머리를 아름답게 꾸민 노인 : 考 老 孝 壽
• 疒 침상에 누워 앓고 있는 노인 : 病
2. 사람의 모습과 행위
◼ 사람의 모습
• 匕 자세를 바꾸어 절하다 : 化 北 乘 比 皆
• 非 서로 토라져 등지다 : 非 悲 罪
• 交 다리를 꼬고 앉다 : 交 校 效
• 免 깃털 모자를 벗다 : 免 晩 勉
• 令 무릎 꿇고 앉아 명령을 받다 : 令 冷 領 命
• 卩 무릎 꿇고 윗사람의 뜻을 따르다 : 色 仰 迎 怨
◼ 몸
• 身 활처럼 휜 임신한 몸 : 身 射 謝
• 文 문신을 한 몸 : 文
• 黑 검은 점을 찍어 문신하다 : 黑 點
• 去 집을 나와 걷다 : 去 法 恩 笑
• 久 옆으로 누운 사람 : 久
• 尺 사람의 무릎부터 발바닥까지 길이 : 尺 局
• 心 혈관이 이어진 심장 : 心 思 愛 惡 患
◼ 얼굴
• 首 머리카락과 눈이 있는 얼굴 : 首 面 道 須 順 願 頂 憂
• 目 크게 뜬 눈 : 目 省 直 看 相 想 民 眠 臣 見 親
• 艮 눈을 돌려 뒤돌아보다 : 根 眼 退 恨 限
• 自 동물의 코 : 自 鼻 四
• 耳 현명함을 상징하는 귀 : 耳 聽 聖 聲 取 最
• 舌 뱀의 혀 : 舌 活 話
• 口 입 : 口 品 區 甘 句 唱
• 欠 입을 벌려 하품하다 : 次 吹 飮 欲
• 而 머리를 단정히 빗다 : 端
• 彡 가지런히 빗은 빛나는 수염 : 參 形 修
◼ 손
• 手 다섯 개의 손가락이 있는 손 : 手 失 承 拜 接 指 招 打
• 又 무엇인가 잡는 오른 손 : 又 怒 假 友 左 右 若
• 爪 손가락을 펴 잡는 손 : 印 受 授 爭 淨 靜 採 菜 暖
• 寸 손가락을 굽혀 작업하는 손 : 寸 尊 對
• 寺 한 곳에 머물며 작업하는 곳 : 寺 時 詩 持 特
• 廾 두 손으로 받들다 : 奉 典 卷 共 異
• 臼 두 손을 맞잡아 물건을 들다 : 與 擧 學 興 要 舊 兒
• 尹 홀을 손에 든 귀족 : 君
• 支 잔가지를 다듬은 줄기 : 支 技 枝
• 攵 날카로운 도구를 든 손 : 改 敎 救 散 數 敢 嚴 敬 驚 敗
• 殳 뾰족한 작업도구를 든 손 : 殺 設 醫 投
• 史 사물의 중간을 잡은 손 : 史 事 使
• 聿 절굿공이를 잡은 손 : 建 律 書 晝 畫
• 及 도망가는 사람을 따라가 손으로 잡다 : 及 急
• 更 도구를 들고 고치는 모습 : 更 便
• 尤 손을 위로 뻗다 : 就
◼ 발
• 止 전진하거나 멈추는 발 : 止 步 先 洗 走 起 出 正 政 足 定 武 歷 歸 歲 齒
• 夂 발바닥을 아래로 향하고 내려오다 : 各 客 路 降 夏 冬 終
• 癶 달려가는 발자국 두 개 : 發 登 證
• 舛 여기저기 발자국을 남기다 : 舞
• 韋 성을 도는 발자국 : 偉 韓
• 彳 길 : 待 德 徒 得 往 後
• 行 번화한 길 : 行 街
• 辶 길을 걷다 : 過 達 選 送 逆
3. 사람의 생활
◼ 농경
• 田 여러 구역으로 나뉜 밭 : 田 界 里 理 番 留 東 量 重
• 禾 이삭이 달린 벼 : 和 季 私 年 穀 科 利 秀 移 香 秋 愁 小 少 種
• 耒 나무 손잡이가 달린 쟁기 : 耕
• 方 날카로운 날이 달린 쟁기 : 方 放 訪
• 力 오른쪽 팔뚝 : 力 功 加 男 勞 協 勤 勢 勝 動
• 其 곡식을 까부르는 키 : 基 期
• 良 양식을 저장하는 단지 : 良 浪
• 午 절굿공이 : 午
• 皮 동물의 가죽을 손으로 벗기다 : 皮 彼 波
• 革 두 손으로 가죽을 펴다 : 革
◼ 의복
• 幺 부드럽고 약한 실 : 幼 慈
• 糸 실 : 經 給 練 變 線 細 素 孫 約 絶 紙 純 紅
• 叀 실을 감는 도구 가락 : 團 傳 惠
• 予 엉킨 실타래 : 序 野
• 尸 엉덩이를 내민 사람 : 尾 展
• 丩 끈이 얽힌 모습 : 收
• 己 두꺼운 끈 : 己 記
• 巾 둘둘 말린 모시 천 : 布 市 席 希
• 乍 바늘과 칼로 옷을 만들다 : 作 昨
• 彔 옷을 물들이는 조개풀 : 綠
• 衣 소매가 있는 옷 : 衣 依 初 製 園 哀 遠 表
• 卒 옷을 끈으로 묶다 : 卒
◼ 주거
• 工 커다란 자 : 工 巨
• 入 움집 : 入 內
• 口 울타리 : 因 圖 商
• 穴 구멍이 뚫린 집 : 空 究 窓 探
• 宀 지붕이 있는 집 : 向 家 官 寫 守 宿 安 案 宇 宙 宅 寒 害
• 广 큰 집 : 廣 度 店 庭
• 戶 문짝이 하나인 집 : 戶 所
• 門 문짝이 둘인 집 : 門 開 關 問 聞 間 閉 閑
• 尙 곡식을 바친 높은 제단 : 堂 當 常
• 京 높은 누각 : 高 京 涼 停
◼ 생활용품
• 曲 휘어진 대나무 : 曲 農
• 用 나무 통 : 用 勇 通
• 周 꼼꼼히 만든 나무 통 : 調
• 同 땅이나 건물을 다지는 달구 : 同
• 皿 제사용 그릇 : 益 盡 血
• 舟 배 모양 쟁반 : 服 船 前
• 主 등잔대 위의 불꽃 : 主 住
• 由 기름을 담은 등잔 : 由 油
◼ 문화생활
• 玉 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 : 玉 全 現 球
• 기타(장신구, 악기) : 黃 南 喜 業 樂 平 呼
• 可 정교하게 깎은 피리 : 可 何 河 歌
• 石 노래하며 치는 돌 : 石 硏 破
◼ 경제생활
• 貝 진귀한 바다조개껍데기 : 貝 貨 貧 財 貯 賞 責 價 質 賀 賢 實 貴 遺 買 賣 續 讀
◼ 사냥
• 單 사냥용 돌 : 單
• 弋 끈이 달린 화살 : 代 式 試
◼ 종교
• 示 신의 영혼이 있는 제단 : 示 禁 視 祝 祖 宗 祭 察
• 豆 받침대가 높은 그릇 : 豆 頭 豐(豊) 禮
• 酉 제사용 술 그릇 : 酒 福 富 圓 眞 則
• 不 다리가 휘어진 술잔 : 不 否
• 刀 날카로운 칼 : 刀 分 判 別 刑 忍 認
• 勿 피 묻은 칼 : 物 傷
• 且 제사용 그릇 : 助
• 卜 방향을 지시하는 금 : 上 下 兆
• 無 죽은 사람을 위한 춤 : 無
• 者 제사를 위해 불을 피우다 : 者 暑 著 着 諸
◼ 학문
• 一 점치는 나뭇가지 하나 : 一 二 三 百
• 五 우주의 다섯 가지 요소 : 五 語 悟
• 八 여러 개로 갈라진 갈퀴살 : 八 公
• 十 매듭지은 줄 : 十 計 世
• 기타숫자 집, 별, 갈고리 : 六 七 九
• 古 동아줄처럼 이어지는 말 : 古 居 故 苦 固 個
◼ 전쟁
• 車 전쟁용 수레 : 車 連 輕 軍 運
• 兩 두 마리 말이 끄는 수레 : 兩
• 中 가운데 깃발 : 中 忠
• 㫃 군대를 인솔하는 깃발 : 旅 施 遊 族
• 斤 도끼 : 近 兵 新
• 弗 나무줄기 여러 개를 묶은 모습 : 佛 弟 第 姊
• 矛 띠로 감은 창 : 務 柔
• 戈 창날이 수직으로 달린 창 : 國 伐 戰
• 我 병사를 모집하는 깃발 : 我 義 議
• 戊 날이 큰 도끼 : 成 城 盛 誠
• 戌 권위를 상징하는 큰 도끼 : 感 減 威
• 弓 휘어진 활 : 弓 弱 引
• 矢 화살 : 短 知 備
• 至 땅에 박힌 화살 : 至 室 屋 到 致
• 夬 가운데가 파인 깍지 : 決 快
• 亡 부러진 칼 : 亡 忘 忙 喪
◼ 정치
• 王 하늘과 사람과 땅을 연결하다 : 王 皇
• 士 장수가 들던 큰 도끼 : 士 志 吉 結
• 必 공권력을 의미하는 창 : 必
• 言 날카로운 창날 같은 공적인 말 : 言 信 訓 談 許 誤 請 識 講 讓
• 音 웅얼거리는 말 : 音 意 憶 億
• 辛 날카로운 창 : 辛 章 童 鐘
• 啇 신의 뜻을 말하다 : 敵 適
• 幸 옳은 판결을 하다 : 幸 報 執
◼ 식생활
• 米 볏알이 붙은 벼이삭 : 米 精 料
• 來 하늘에서 내린 곡식 : 來 麥
• 白 흰 곡식이 담긴 그릇 : 白 的 鄕
• 食 숟가락으로 식사하다 : 食 飯 餘 養
• 亼 모아 덮은 뚜껑 : 合 拾 舍 會
• 曾 날고기를 쌓아 놓다 : 增
• 今 음식을 덮은 뚜껑 : 今 念
◼ 동물의 이용
• 歺 뼈에서 살을 발라내다 : 列 烈 例 死
• 冎 살을 발라낸 뼈 : 骨 體
• 肉 잘라낸 고기조각 : 肉 多 有 消 育 胸
초목의 이용
• 井 나무를 쌓아놓다 : 井 再
• 片 반으로 잘린 나무 : 片 壯 將
• 冊 대나무를 연결한 책 : 冊 論
4.자연
◼ 하늘
• 日 빛이 이글거리는 해 : 日 早 暮 景 春 暴 暗 是 題 易 陽 場 揚
• 昔 말린 고기 : 昔 惜 借
• 月 반달 : 月 朝 明 望 夕 名 外 夜
• 氣 밥 지을 때 나는 수증기 : 氣
• 雨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 雨 雪 雲 露
• 申 만물을 펼치는 신 : 申 神 電
◼ 땅
• 土 생물이 자라는 땅 : 土 堅 均
• 山 산 : 山 仙 崇 密
• 阝 언덕 : 師 追 防 陰 除 陸 部 都
• 厂 낭떠러지 : 反 厚 危
• 氏 흙을 쥔 사람 : 氏 低
• 谷 골짜기 : 俗 浴 容
◼ 물
• 水 흐르는 물 : 水 流 回 永 滿 淺 深 冰 浮 溫 注 泰 漢 混 潔 泉 原 川 江 湖 洋
◼ 불
• 火 타오르는 불꽃 : 火 赤 燈 然 煙 熱 榮
◼ 식물
• 生 흙에서 자라는 풀 : 生 産 姓 性 星
• 才 새싹 : 才 材 在 存
• 木 나무 : 木 林 休 末 本 困 村 未 味 朱 松 植 速 樹 栽 橋 果 課
• 艸 풀 : 草 華 花 茶 落 藥 葉 藝
• 靑 풀처럼 파란 광물 : 靑 晴 淸 情
• 竹 대나무 : 竹 筆 答 等 算 節
◼ 동물
• 鳥 새 : 鳥 鳴 島
• 隹 새 : 集 難 雄 誰 進 推 應
• 雚 목이 긴 황새 : 觀 權 勸 歡
• 羽 새의 깃털 : 習 飛
• 西 새 둥지 : 西
• 犬 개 : 犬 伏
• 羊 양 : 羊 美 善
• 牛 소 : 牛 半 告 造
• 虍 호랑이 : 虎 號 處 虛
• 여러 동물 말, 사슴, 원숭이, 곰 : 馬 慶 遇 能
• 也 뱀 : 地 他
• 魚 물고기 : 魚 漁 鮮
• 虫 벌레 : 蟲 强 風 獨 萬
• 角 뿔 : 角 解
• 毛 털 : 毛
◼ 광물
• 金 흙에서 빛나는 알갱이 : 金 銀 錢 鐵 針
저자소개
책속에서
공자가 지었다는 <상서>나 중국에서 최고 권위 있는 역사서로 인정받고 있는 <사기>에는 지금으로부터 3,000여 년 전 한자를 처음 만들었던 상나라(은나라)가 망하자 ‘기자’가 조선으로 망명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나라를 잃은 상나라(은나라) 사람들이 피지배층으로 살기 싫어 상나라의 왕족인 ‘기자’를 중심으로 조선으로 이주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기록에 나오는 ‘조선’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의미합니다.
비록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그 기록에 대해 가르치지 않고 있고 역사학자들 역시 일반적으로 그 기록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필자는 그 기록이 일정 부분 사실인 것을 연구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상나라(은나라)는 기록상 하나라를 이은 중국의 두 번째 왕조입니다. 그런데 이 나라는 그 기원이 발해만 북부, 즉 요녕(랴오닝)지역에서 발원하였으며, 민족 구성 역시 동이족으로 밝혀진 나라입니다.
발해만 북부 지역은 고대 고조선 서부지역으로, 중국 최초의 국가 형태 주거지가 발견되었으며, 동아시아의 신석기, 청동기 시대를 이끈 문화 선진지역이었습니다. 이곳에서 고조선과 상나라가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나라는 이후 중원을 점령하였다가 멸망한 뒤(BC 1046) 다시 이 지역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따라서 상나라가 망하여 조선으로 이주했다는 사실은 상나라 사람들이 자신들의 조상들이 살던 땅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주한 상나라를 ‘기자조선’이라고 합니다. 기자조선의 기자(箕子)는 상나라 왕손으로 조선으로 이주한 상나라 망명인의 대표를 말합니다.
고조선 땅 서쪽으로 돌아온 상나라 후손들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강국인 연나라와 다투다가 패하여 BC 3세기에 동쪽으로 2,000여 리나 후퇴하게 됩니다. 이때 연나라에 패망한 고조선 서쪽 지역 사람들은 중국 동북 지역(만주)과 한반도로 대거 이동하게 됩니다. 중국의 권위 있는 정사 《삼국지》의 기록에 따르면 당시 동쪽으로 이동한 ‘고조선 왕’이 바로 상나라 왕손이자 상나라 유민의 대표인 기자의 41대손인 기준(箕準)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기록을 통해 중원에서 한자를 만들었던 상나라 후손들이 한반도와 만주까지 대가 이어진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사실은 무덤 양식, 청동기 등 고고학적 자료들로도 증명이 되고 있습니다.
기자의 후손이 다스리던 고조선(기자조선)은 이후 연나라 사람 위만이 찬탈하였다가(BC 2세기 초) 다시 한(漢)나라에 멸망하는데(BC 108), 한나라가 고조선 땅에 설치한 새로운 행정구역인 낙랑군은 한반도 동남부의 신라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나라로서, 낙랑군 사람들은 중국, 고구려의 압박 속에 지속적으로 신라에 유입이 되어 그곳의 지도적인 세력이 됩니다. 이와 관련해 3세기 편찬된 중국 정사 《삼국지》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신라의 전신인) 진한 사람들은 낙랑 사람들을 ‘아잔(阿殘)’이라고 부르는데, 동방 사람들은 ‘我(wo)’를 ‘아’로 발음하므로, ‘아잔’이라는 말의 뜻은 낙랑에 ‘자신들이 남겨두고 온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한반도는 한자를 만든 상나라, 상나라를 이은 기자조선, 기자조선을 이은 낙랑과 일정 부분 관계가 있는데, 한반도뿐 아니라 만주에도 한자를 만든 상나라와 유사한 풍습을 가진 민족들이 오랫동안 살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고구려와 백제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부여’를 들 수 있습니다. 부여는 상나라 멸망 이후 1,000년이 넘게 상나라 달력을 사용하고 있었고, 상나라와 같이 ‘흰색’을 숭상했으며 당시 중국과 달리 두 무릎을 꿇고 공손함을 표하는 등, 여러모로 상나라와 닮은 나라였습니다.
만주에 살던 상나라 풍습을 지닌 민족들 중 스스로 상나라의 후예라고 자처했던 민족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와 같은 예맥족인 선비족입니다. 선비족은 만주 서부에 거주하던 민족인데, 이후 중국을 점령하면서 스스로를 상나라의 시조인 황제(黃帝)의 후손이라고 기록하고 있고(《위서》), 현대 중국학자들 역시 선비족을 상나라 이주민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선비족은 자신들과 같은 예맥족 국가인 부여와 고구려를 물리치고 4세기부터 중국 고대문명의 핵심 지역인 중원을 점령하여 다스립니다. 선비족 중 세력이 강했던 모용씨 부족은 연나라를 건국하여(337) 중원을 점령하였는데, 점차 다른 선비족 일파인 탁발씨 부족에 밀리면서 자신들의 기원지인 고구려에 나라 전체를 들어 투항하게 됩니다(436). 그런데 그 투항한 규모가 대단했기 때문에 고대 한국뿐 아니라 일본 문명의 주요 세력 중 하나로 자리하게 됩니다. 선비족이 고구려에 투항한 뒤 백제와 신라, 일본에 미친 영향에 관해서는 필자가 쓴 《동이 한국사》에 상술하였습니다.
신라시대 중국에서 명성이 자자했던 국제적 석학인 최치원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진한(신라)은 원래 연(燕)나라 사람들이 피난해 온 곳이다.” (《삼국유사》)
신라의 주요 세력이 연나라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연나라는 춘추전국시대부터 대대로 중국 동북 지역에 있던 강국이었는데, 기원 이후 선비족이 국호를 ‘연’으로 정하고 중원을 점령했다가 고구려에 투항하면서 한국 역사와 깊은 관련을 맺게 된 나라입니다.
이렇듯 한자를 만든 상나라, 한자를 통일한 진(秦)나라, 상나라를 이은 낙랑, 상나라와 풍습이 같았던 부여, 부여를 이은 백제, 상나라 유민의 대표인 기자를 신으로 섬겼던 고구려, 상나라를 시조로 삼고 중원을 점령했다가 고구려에 투항한 선비족의 연나라, 그리고 진(秦), 낙랑, 연나라 이주민이 대거 유입된 신라, BC 3세기부터 꾸준히 중국과 한반도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세워진 왜(일본) 등은 모두 고대 중원 문명과 관련이 깊은 나라들로, 우리와 혈연, 정치, 문화, 역사적으로 가까운 나라들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은 고대 중원 문명과 한국 그리고 일본 사이에 별개로 나눌 수 없는 공통분모가 존재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에 고대로부터 한자와 관련된 풍습이 남아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