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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5424033
· 쪽수 : 388쪽
· 출판일 : 2014-03-06
책 소개
목차
재림 再臨
초조 焦燥
공황 恐慌
망집 妄執
은수 恩讐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머릿속에는 21세기에 다시 나타난 잭으로 세간에 떠들썩한 반향을 일으키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거기에는 1년에 한 번 수여되는 데이토 TV 사장상이 자신의 차지가 될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이 보도가 사회 불안을 일으킬 죄악이라거나, 범인의 과시욕을 채워 줄 것이라는 분노 따위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에게는 오직 속보와 팩트, 바꿔 말하면 신속성과 선정성이야말로 TV 보도의 진면목이라는 확신만이 존재했다. 그것만 갖추어진다면 불확실함과 속물스러움은 가려지게 마련이다. 평온한 일상에 늘어진 일반 대중들의 뺨을 이 특종 하나로 힘껏 후려갈겨 줄 것이다. 효도는 폭발할 듯한 기대감과 예상되는 칭찬으로 가슴이 한껏 부풀어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잭의 고백’에는 물론 많은 매스컴도 반응했다. 뭐니뭐니 해도 범인 스스로 살해 동기를 명확히 밝혔다. 게다가 장기이식 수술이라는 미묘한 문제를 정곡으로 지탄했다. 잭이 의도했든 아니든 사건의 극장성은 한층 증폭되었다. 그저 사실만 보도하는 게 정말이지 아까워 죽겠다는 듯 오후의 와이드쇼와 뉴스 프로그램은 그 극장성을 남김없이 까발렸다. 갑작스럽게 모인 해설자라는 이름의 벼락탐정들이 빠짐없이 지론을 펼치는 가운데, 지난날 잭 사건의 범인상을 덮어씌워 이식 반대파 의사가 범인이라고 추리하는 자, 또 이식 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한 환자의 유족이 범인이라고 단언하는 자, 어떤 주장을 위해 시신을 유린한 것을 보면 역시 정신 이상자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자 등 떠들썩하기 그지없었다. 추리 싸움에는 탤런트뿐만 아니라, 경시청이나 검찰청에 몸담았던 사람들도 다수 소집되었다. 코미디언이나 분야가 전혀 다른 평론가를 배제하고 진지하게 제작하고 있다고 과시하고 싶었을 것이다.
피해자 유족이나 불안에 떠는 이식 환자들로서는 도저히 간과할 수 없는 말들이었지만, 원래부터 트위터나 게시판은 익명의 세계다. 많은 파렴치한이나 더럽고 해로운 것을 걸러내지도 못해 잭을 숭배하는 분위기는 보다 농후하게 조성되는 중이었다. 이러한 어중이떠중이들이 잭을 우러러 받들어 모시는 것도 한편으로는 ‘잭의 고백’에서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누카이도 언급한 ‘완전히 죽었다고는 인정할 수 없는 인간으로부터’라는 구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