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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책읽기
· ISBN : 9791185430218
· 쪽수 : 220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_책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읽기’를 그리며
1장 책과 책 읽기란 무엇일까?
쓰고 읽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쓰기와 읽기는 소통이다!/《미스터 핍》과 《기억 전달자》를 통해 살펴보는 책 읽기의 의미/책 읽기의 가치란?
2장 제3의 공간, 도서관에서의 책 읽기
헌책방, 서점, 북카페 그리고 도서관/제3의 공간, 도서관의 발견/공공적·사회적·미래적 책읽기란?
3장 아이와 함께하는 도서관 활용법
취학 전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도서관의 위치와 조건/시인을 키우는 도서관/도서관을 향해 걸어오라/초·중·고등학생을 위한 도서관 활용법/‘나’를 찾아 도서관 탐험을 떠나자/다양한 방법으로 다시 배우자/도서관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4장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에서 길을 잃지 않는 책 읽기/한 권의 책에서 완벽함을 구하지 말아라/‘어떤 책을 읽을까’가 아닌 ‘어떻게 읽을 것인가’로 생각을 전환하라/책에 도전하고 실패하라, 그 과정을 즐겨라/‘나만의 방식’으로 책 읽기/‘나만의 방식’으로 읽는 《원더박스》/한 가지 주제로 여러 책 엮어 읽기/문학에서 말하는 사서의 세계
5장 통섭의 책읽기, 컬렉션
흩어져 있는 것을 한곳에 모으다/컬렉션에서 주인공은 책이 아니라 사람이다/컬렉션은 한 권의 책에 집중하지 않는다/컬렉션의 궁극적인 목적은 독자 개발이다
6장 다양한 컬렉션
도서관을 주제로 한 컬렉션/재미있는 괴물 이야기를 주제로 한 컬렉션/누구나 좋아하는 탐정추리소설 컬렉션/‘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어떤 게 있을까?/어른이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에피소드가 있는 책/모든 세대를 위한 그림책 컬렉션/40대 여성, 책을 통해 나를 발견하다
나가는 말_내가 평생 책과 연애하는 까닭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장 책과 책 읽기란 무엇일까?
인간에게 ‘책’과 ‘읽기’는 삶 그 자체다. 물론 단지 책 읽기가 삶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삶이 곧 책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책(인생)을 창조하기 위해 타인의 삶(책)을 참조한다. 과거의 사람이든 동시대의 사람이든 가리지 않는다. 이처럼 자신의 경험이나 삶을 통해 터득한 원리, 전승하고 싶은 주제가 있는 스토리 형태를 지닌 모든 것이 책이다. 반드시 문자나 그림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자료가 담긴 CD나 전자책, 대화, 노래, 정보 등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흔히 책이라 일컫지 않는 것들도 넓은 의미에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가장 오래된 책인 ‘종이로 된 꾸러미’에 대한 예우이기도 하다.
시대가 다양하고 풍요로울수록 책은 더 풍부한 매체를 만난다. ‘책’이라는 이름을 갖지 않았을 뿐 인류에게 책이 담당해왔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여러 ‘책’의 영역을 우리는 줄곧 인지하고 향유하며 생산하는 중이다. 읽기란 기억과 상상에 따라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초현재적 행위다. 책은 과거의 경험이고, 그 책을 읽는 행위는 현재의 일이지만 미래에 영향을 미치므로 책을 읽는 행위에는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들어 있다.
인간은 인류의 탄생 이래 시공간을 뛰어넘는 읽기 행위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보다 구체화하고 체계화해 생각의 폭을 넓혀왔고 문화와 가치를 획득했다. 그리고 문자를 개발하고 인쇄술을 발달시켜 읽기의 대중화를 꾀했고, 이는 기술과학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지혜를 획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개인적인 ‘읽기’가 사회적·문화적 가치를 지닌다는 말이다. 국가가 도서관을 건립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2장 제3의 공간, 도서관에서의 책 읽기
영어에서 도서관을 ‘Library’라고 하는데 이는 libr(기록을 남기는 천)과 ary(공간)가 합쳐진 단어로 고대 그리스어에서 비롯되었다. 풀어 말하면 ‘책이 있는 공간’이란 뜻이니 헌책방, 서점, 북카페, 개인 서재, 거실이 모두 Library가 될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책이라도 어디에 놓였느냐에 따라 쓰임과 의미가 달라진다. 놓인 곳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 책이 되기도 한다. 헌책방은 책의 과거가 중요한 공간이다. 부산 보수동, 서울 인사동, 동대문, 인천 배다리 골목은 헌책방이 많기로 유명하다. 헌책방의 책들은 서점이나 도서관과 달리 대개 분류 없이(대형인터넷서점이 연 중고서점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쌓여 있다. 헌책방은 책을 분류나 주제에 따라 고르는 곳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던 책을 ‘발견’하는 곳이다. 그래서 책 중에서도 특히 헌책을 사랑하는 이들은 기꺼이 책 속을 파헤치며 보물을 찾는다. ‘꼭 사야지’ 했다가 머뭇거리는 사이 절판된 책을 찾는 이도 있고, 초판이나 저자 사인이 들어 있어서 수집 가치가 있는 책을 찾는 이도 있다. 미술책이나 사진책은 새 책으로 구매할 경우 가격 부담이 커서 헌책방으로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아니, 이런 책만 찾는 이들도 많다. 나 역시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동대문 헌책방 거리에서 미술 관련 전집을 산 적이 있다. 미술 관련 서적은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이 오랫동안 열광했던 《세계의 나무》(넥서스, 2003) 《자연의 빈자리》(지호, 2006)도 그런 경우다. 전시회가 아니면 보기 어려운 도록을 찾는 이도 헌책방으로 간다. 자신이 무엇을 찾는지 알지도 못한 채 헌책방 서가를 어슬렁거리다 어느 책 앞에 서서 마치 수십 년 동안 그 책을 찾아 헤매다 발견한 듯 소리를 지르며 열광하는 사람을 만나려면 헌책방으로 가라. 이들은 모두 책의 이력, 즉 과거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저자가 쓴 책의 내용만큼 책을 둘러싼 에피소드도 매력적이다. 앞서 읽은 사람이 그어놓은 줄이나 낙서에서도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장 아이와 함께하는 도서관 활용법
단호하게 말하지만 미취학 아동을 데리고 도서관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고 책도 무척 좋아하지만 책과 책 읽기를 연령이나 상황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권하고 싶지는 않다. 모든 것에는 적절한 때가 있다. 과수원의 사과나무를 생각해보라. 사과나무는 사계절에 알맞은 생장활동을 한다. 봄에는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열매를 맺고 가을에는 열매를 숙성시킨다. 그리고 겨울에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휴식을 취한다. 취학 전 영유아들은 시각 중심의 읽기보다는 우선 감각을 균형 있게 키우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 어린아이가 도서관에 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끊임없이 ‘뛰지 마라’ ‘조용히 해라’ 같은 말을 들어야 한다. 한창 호기심이 가득한 나이의 아이에게 조용히 하라고 타이르고, 뛰어놀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뛰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면 아이들은 배우는 일에 움츠러들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은 어떠해야 할까? 숲과 가까운 곳에 있는 도서관이 가장 좋다. 큰길에서 10분 정도는 걸어서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용인시 동천동 고기리에 자리 잡은 ‘밤토실도서관’은 그런 면에서 아이들에게 좋은 도서관이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이 오솔길이다. 그 오솔길에는 계절마다 다른 꽃이 핀다. 게다가 여름에는 근처 논에서 벼가 자라는 모습을, 가을에는 은행이 아름답게 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도서관 근처에 놀이터가 있다. 부모가 부러 도서관으로 가자며 이끌기 전에는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도서관으로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