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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과학사회학(STS)
· ISBN : 9791185585413
· 쪽수 : 416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등장인물
SEASON 0 여기서 우회하십시오
SEASON 1 서바이벌 오디션 레디… 액션!
-SEASON 2 예고
SEASON 2 진실의 베일을 벗기는 피의 증거
-에필로그 A_무엇이 보이는가?
-에필로그 B_도대체 어떤 게 진실이니?
-SEASON 3 예고
SEASON 3 증인석에 오른 곤충들
-에필로그 A_알렉세이의 무지개
-에필로그 B_짜릿한 애드리브의 묘미
-SEASON 4 예고
SEASON 4 뼈 있는 이야기
-에필로그_아하, 캘리 모멘트!
-SEASON 5 예고
SEASON 5 시신이 알려주는 사건의 단서들
-에필로그_중독의 징후
-SEASON 6 예고
SEASON 6 숨이 멎는 그 순간까지
-에필로그_산채로 묻히던 날
-SEASON 7 예고
SEASON 7 일상의 살인자
-에필로그_혼자 될 용기
-SEASON 8 예고
SEASON 8 은밀한 살인병기, 독
-에필로그 A_독이 차오르는 소녀
-에필로그 B_세상의 모든 것은 독이 될 수 있다
-SEASON 9 예고
SEASON 9 마약단속 수사본부
-에필로그_술잔 속 검은 유혹
-SEASON 10 예고
SEASON 10 C-4는 폭발했다
SEASON 11흔적에 대하여
주
사진 출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교과서 속에 갇힌 과학만을 줄곧 지켜봐왔다. 마치 장검을 허리춤에 차고 갑옷으로 무장한 기사와 불시에 맞닥뜨린 것처럼 과학과 만나는 순간, 모두들 잔뜩 겁을 집어먹게 된다. 더구나 ‘기술’이라는 말 위에 올라탄 과학이 ‘숫자 병정’들의 철통 같은 호위를 받으며 긴 행렬로 눈앞을 지나쳐갈 때면 우리는 최면에 걸린 듯 멍해지고 어쩐지 압도적인 분위기에 몸과 마음이 얼어붙는다. 이제부터 주인공 캘리가 나서서 과학 기사의 무장해제를 시작한다.
학창 시절 누구나 한번쯤 과학 기사들의 기세등등한 모습에 움츠러들었던 경험이 있기 마련이다. 한참이 지나도 이 거북한 감정은 좀처럼 해소되기가 쉽지 않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 뉴스를 보거나 스타들이 등장하는 쇼를 보며 환호하는 것처럼 과학을 배우는 일이 흥미롭고 신나는 일이 될 수는 없을까? 이 책은 과학과 청년들의 껄끄러운 대면을 강단에서 오랫동안 목격하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이기도 하다.
-머리말
갑자기 비가 억수 같이 쏟아져 내렸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계속 달려가도 어쩐 일인지 도로에는 오가는 차도 없었다. 세차게 부는 바람에 길가에 선 나무들이 출렁거렸다. 의사가 한 말이 반복해서 마음에 떠올랐다. ‘남겨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가속페달에 올린 발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속도계의 숫자가 점점 올라갔다. 그보다 빠른 속도로 수많은 생각들이 뇌리를 스쳐갔다. 뺨 위로 흘러내린 눈물에서 서늘한 감촉을 느끼며 텅 빈 도로를 거침없이 내달렸다. 차라리 지금 세상을 떠난다면 적어도 마지막 순간을 기다려야 하는 고통은 없으리라. 병원에서 힘겹게 생을 마감하는 것보다 그 편이 낫겠지.
그 순간 고라니 한 마리가 도로로 뛰어들었다. 이 속도로 계속 달리다간 부딪힐 것 같았다. 급히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 차가 제자리에서 빙글 돌아 바닥에 떨어졌다.
숲속 나무들이 일제히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하늘이 번쩍이며 천둥이 울렸다. 다음 순간 나는 돌풍 속으로 휩쓸려 들어갔다. 돌풍은 자석처럼 나를 집어삼켰다. 어떻게 해볼 새도 없이 거대한 힘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그 힘은 정신이 희미해져 의식을 잃을 때까지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나를 끌어들였다.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따뜻하게 불을 지펴놓은 벽난로 앞에서 젖은 몸을 말릴 때처럼 잠이 밀려왔다. 더 이상 눈꺼풀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고 느껴질 때쯤, 나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SEASON 0 여기서 우회하십시오
“시신과 혈흔들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으면 사람들 가슴 속에 맺힌 사연들, 욕망들이 한데 섞여서 웅성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하지. 그 수많은 소리 중에서 진실의 소리를 골라내는 일은 쉽지 않아. 자, 이제부터 자네는 이 카메라를 들고 나를 따라오게나.”
나는 그의 지시에 따라 사진을 찍고 증거물을 정리했다. 아직 얼떨떨했지만 과학수사관이 된 것이 비로소 실감 났다.
“로건 반장님과 함께 일하게 되다니 꿈만 같아요. 그런데 제가 잘 해낼 수 있을까요?”
그는 콧잔등까지 내려온 안경을 눈 가까이로 끌어 올리며 말했다.
“두말할 필요도 없지. 자네가 누구 딸인가? 캘리가 회복해서 업무에 복귀하니 나도 무척 기쁘군. 그리고 우리 둘이 있을 때는 편히 말해도 된다네.”
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사고로 기억이 나지 않는가 보군. 자네는 나를 삼촌이라고 불렀지.”
- SEASON 2 진실의 베일을 벗기는 피의 증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