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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5676821
· 쪽수 : 292쪽
· 출판일 : 2025-07-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고집만 센 노인만큼 골치 아픈 존재도 없다
남 일이기만 했던 노인 돌봄이 결국 나의 일이 되다!
치바현 대정전! 지금 스모 볼 때가 아닌데…
노인은 정말 약자일까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든 말든
노부모, 종종 맹견으로 변하다
연말의 큰 싸움으로 아버지가 압박골절을!
요양 등급 면접 때 볼 수 있는 흔한 노인 유형
선생님, 어떻게 좀 해주세요!
엉덩이를 둘러싼 신경전
겨우 변비로 응급실행
주도권을 쥐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썩어가는 음식으로 냉장고는 항상 초만원
‘아깝다’라는 명분 아래
고집만 센 노인만큼 골치 아픈 존재도 없다
이제 더는 못 해먹겠다!
밝히는 할아버지보다는 낫지
지옥에서도 돈만 있다면
세상 물정 모르는 노인들을 둘러싼 사건 기록
반년에 걸친 무면허 운전 사실이 발각!
24통의 서류를 쓰는 꼴이 되다
정작 당사자는 문제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백신 접종도 한 고생
서랍 안에서 백 엔 지폐가 한가득 나오다
팬티 정도는 직접 좀 사세요
이모가 골절로 입원, 그럼 이모부는 누가 돌봐야 하는가?
냉장고를 열었다가 얼어붙어 버리다
병원의 상담원, 쓰레기 집을 방문하다
왜 20만 엔밖에 인출이 안 될까?
저는 당신 전용 도우미가 아니에요
이모와의 장보기는 고통 그 자체
그 정도는 알아서 생각하라고요
노부모 돌봄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이야기
사흘에 한 번은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으로
늙어서는 자식의 말을 따르는 게 좋다
이대로 있다가는 방문 도우미가 소멸한다
운전면허증 반납을 둘러싼 대소동
늙으신 아버지, 마침내 종이 기저귀를 못 벗게 되다
노모의 폭주는 멈출 줄 모르고
돌봄에 지쳐서…
돌봄으로 고생한 사람은 장례식장에서 울지 않는다
우리는 어떻게 나이 들어갈 것인가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인근에 있는 노인 요양시설 입소 조건이나 제반 비용 등을 알아보니, 노인 특별 요양원이라는 곳은 수입에 따라 입소 비용을 내도 되지만, 당연히 자리가 없다. 입소는 거의 복권 당첨보다 어렵다고 한다.
노인 특별 요양원 이외는 다소 차이는 있어도 대략 시세는 친구가 말한 것처럼 약 20만 엔 정도다. 입소자 본인의 연금이나 저축으로 비용을 댈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고, 그렇지 않으면 자식 세대도 그 부담을 피할 수가 없다.
“우리 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그날 번 돈은 그날 다 써버리는 성격이었거든. 아버지가 사셨던 집을 팔지 않으면 요양원 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운데, 그 근방 땅값은 자꾸 내려가기만 하잖아. 게다가 토지 건물 명의자인 아버지가 치매라서 사인도 못 하니까, 친아들이라도 그리 쉽게 땅을 못 판대. 아버지가 몇 년 더 사실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좀 세상을 떠나셔야지, 안 그러면 내가 먼저 죽을 판이야. 어제도 아버지 요양원 비용 생각하느라 한숨도 못 잤어.”
이런 절실한 예는 셀 수 없이 많다.
어떻게 부모님의 죽음을 바랄 수가 있느냐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자식이나 손주 세대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돌봄 비용이다. 요양원에 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식 세대의 생활 기반까지도 위태로워지니까 안일하게 생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난번 면접 때 사다키치 씨는 고혈당과 고혈압이 있어서 당뇨약을 처방받았다고 들었는데, 약은 잘 드시나요?”
개호 지원 전문원의 물음에 이모부는 “이제 병원에도 안 가”라고 느긋하게 대답했다.
이모부가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아닌 밤중의 홍두깨였다.
보험과 예금만이 아니라 자기 몸 관리도 못 하는 상황이었을 줄이야….
하도 어이가 없어서 이제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모는 알고 계셨어요? 이모부가 당뇨병이라는 거.”
“알고는 있었지만, 본인이 이제 됐다고 하니까.”
뭐가 ‘됐다고 하니까’냐고!
이모가 모든 일을 남에게만 맡기고 자신은 무엇 하나 직접 결정할 줄 모르는 사람인 줄은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설마 남편 건강까지 방치하고 있었을 줄이야….
“아까 목이 마르다거나 몸이 나른해서 종일 꾸벅꾸벅 존다고 하셨는데요, 실금이나 치매 증상이 시작된 것도 당뇨병이 원인일 수 있으니 서둘러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개호 인정 때는 의사 진단서도 필요하니까요.”
“알겠습니다. 바로 예약해서 모시고 갈게요.”
병원에 부모님 모시고 가는 것도 그렇게 큰 난리였는데, 거기에 이모부와 이모까지 더해지다니….
이건 무슨 수행이냐! 벌칙 게임이냐고!
나도 모르게 하늘을 올려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