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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86009468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16-01-13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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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회색곰이 다시 네 발로 기어 글래스에게 다가왔다. 글래스는 얼굴과 가슴을 보호하기 위해 공처럼 몸을 웅크렸다. 곰이 그의 뒷덜미를 물고 위로 번쩍 들어올렸다. 어찌나 세차게 흔들어대던지 글래스는 척추가 부러져버릴까 두려웠다. 곰의 이빨이 그의 어깨뼈를 으스러뜨렸다. 발톱은 그의 등과 머리를 반복해서 할퀴었다. 그는 극심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마침내 곰이 글래스를 떨어뜨리고 그의 허벅지를 물었다. 곰은 다시 그를 흔들어대다가 한쪽으로 휙 던져버렸다. 아직 의식은 살아 있었지만 그는 더 이상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해리스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목의 치명상이 오히려 반갑게 여겨질 정도였다. 그는 글래스를 그늘지고 풀이 덮여 있는 곳으로 끌어냈다. 해리스는 피거품이 이는 목을 무시한 채 그의 머리에 집중했다. 글래스의 벗겨진 머릿가죽을 제대로 덮어주고 싶었다. 해리스가 물통을 꺼내 그의 머리에 물을 부었다. 상처에 묻은 흙을 최대한 씻어내야 했다. 너덜거리는 피부를 원위치로 돌려놓으려니 마치 대머리에 모자를 씌워주는 기분이 들었다. 해리스는 벗겨진 피부를 글래스의 이마에 붙여놓고 나서 그 끝을 귀 뒤로 쑤셔 넣었다. 나중에 제대로 봉합할 수 있도록. 글래스가 그때까지 버텨준다면.
‘몸을 데워야 해.’ 글래스는 가까스로 고개를 들었다. 담요는 6미터쯤 떨어져 있었다. 글래스는 땅에 엎드려 왼팔을 몸 앞으로 쭉 뻗어냈다. 그런 다음, 왼발을 구부렸다가 있는 힘껏 땅을 밀어냈다. 글래스는 성한 한쪽 팔과 한쪽 다리만 써서 빈터를 느릿느릿 가로질러나갔다. 6미터는 6킬로미터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글래스는 세 번이나 동작을 멈추고 숨을 돌려야 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목이 따끔거렸고, 상처 난 등이 욱신거렸다. 그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허드슨 베이 담요를 움켜잡았다. 담요를 끌어와 어깨에 두르고 양모의 온기를 온몸으로 받았다. 그러고는 이내 의식을 놓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