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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6009642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16-08-03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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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게임. 감동적인. 입은 크게 벌어졌고 피로 범벅이 된 몸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몸뚱이 안에서는 거센 소용돌이가 일고 있다. 그렇게 속과 겉이 바뀌어버린다. 너무도 빨리 끝이 나버렸다. 그녀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정상적인 반응도, 흔히 있는 일도 아니다. 그녀는 옷을 조금 벗어본다. 아니, 꽤 많이 벗어젖힌다. 필요 이상으로 많이. 그리고 그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벌인다. 칼이 다시 꿈틀거린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는다. 그녀는 이 부분을 좋아하지 않는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물론 과거에는 지금보다 훨씬 심했다. 마침내 그녀가 이를 드러내고 허연 배에 박아 넣는다. 있는 힘껏 물어뜯고 나서 늘 그러듯이 속삭인다. “이건 게임일 뿐이야.”
런던은 리버스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곳이었다. 어차피 자주 찾을 일도 없었지만. 그는 관광이 아닌, 업무차 온 것이었다. 로디언과 보더스 경찰을 대표해서. 진중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의 보스는 리버스를 떠나보내며 신신당부했다. “일을 망치지 마, 존.” 그는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었다. 특별히 할 일은 없겠지만. 깨끗한 셔츠와 넥타이, 공들여 닦은 구두와 고급 재킷으로 치장하고 다니는 것쯤은 얼마든지 견딜 수 있었다. “티켓을 보여주시겠습니까?” 리버스가 티켓을 건넸다. 앞쪽 통로 어딘가에서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예루살렘」의 한 대목이 들려왔다. 1등칸과 2등칸 사이에 낀 식당차에서 들려오는 소리인 듯했다. 리버스 맞은편의 잉글랜드 남자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 봤자 게임일 뿐입니다.”
리버스는 막다른 골목을 바라보다가 첫 번째 건물의 한쪽 모퉁이로 시선을 돌렸다. 명판에는 골목의 이름이 흐릿하게 새겨져 있었다. 울프 가 E1. 경찰이 킬러를 울프맨이라고 부르는 이유였다. 그의 흉포한 범행 수법이나 현장에 남겨진 이빨 자국 때문이 아니라 이 골목이 바로 그가 탄생한 곳, 그가 처음으로 범행을 벌인 곳이기 때문에. 울프맨의 행방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했다. 그보다는 이 도시의 천만 개 얼굴 중 누구라도 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훨씬 더 중요했다. “이제 어디로 갈까요?” 리버스가 조수석 문을 열며 말했다. “킬모어 가.” 플라이트가 대답했다. 아이러니한 거리명에 두 남자의 시선이 마주쳤다. “킬모어 가. 좋습니다.” 리버스가 차에 오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