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 ISBN : 9791186036655
· 쪽수 : 314쪽
· 출판일 : 2021-10-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프롤로그 언니가 만들어온 길을 따라 우리가 갑니다
1. 호명, 그녀의 이름을 부르다
2. 웃으며 출근한 사람들이 웃으며 퇴근하는 세상
3. 김진숙의 87년, 노동자대투쟁
4. 세상을 뒤엎을 꿈을 안고 현장으로 가다
5. 공장을 돌리지 않으려거든 노동자의 허락을 받으라
6. 불안정한 노동의 시대를 연 신자유주의
7. 다양한 얼굴의 노예노동, 비정규직
8. 오래 다니고 싶은 회사? 노동조합 있는 회사!
9. 나의 복직은 시대의 복직
10. 체불임금 받으러 간 내가 왜 도둑인가
11. 성별에 따른 차별을 이야기할 때
12. 너의 무릎이 내 존엄보다 중요한가
13. 똑똑하고 부지런하고 대차게
14. 평등실의 꿈
15.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각자의 삶
16. 우리가 껴안아야 할 미래, 마디오와 실라
17. 금속노조 조끼 입고 뭘 해도 행복해요!
후기
[부록1] 전국금속노동조합 조직 현황
[부록2] 전국금속노동조합 모범단협안 ‘제8장 남녀평등과 모성보호’ 중 차별금지 조항
[부록3] 금속노조 여성노동운동사 기록에 함께한 사람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전에는 나만 지나가면 얘기하고 싶어서 ‘진숙아, 이리 와봐라’ 하더니, 그때부터는 내가 지나가면 ‘근로기준법 온다’라며 흩어지더라고요. 그러다 대의원 선거가 다가오자 아저씨들이 제게 그러더군요.
- 진숙이 니는 아는 것도 많고 처자식도 없으니까 대의원으로 나가 봐라.
드디어 저의 진가를 알아보는구나 싶었어요.
- 여러분의 뜻이 정 그렇다면,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그 말 한마디가 제 인생을 여기까지 데려와 버렸네요.
- 돈 떼먹은 거 죄다 어쨌냐?
- 우리가 다 썼지.
어용들이 그렇게 순진했다니까요. 다음 날부터 그 집 대문 앞에 돗자리를 깔고 가부좌를 틀었어요. 그때는 영도에서 저를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진숙이가 누구 집 앞에 앉아있다니까 동네 아줌마들이 죄다 몰려와 왜 그러느냐고 묻는 거예요. 그러면 민주노조랑 어용노조부터 설명해야 하잖아요. 같은 얘기를 수십 번 해야 하니 입도 아프고 귀찮더라고요. 그래서 말 안 해도 다 알 수 있게 대자보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만 해도 대자보를 본 적이 없어서 달력을 찢어 뒷장에 “내 돈 내놔라. 도둑놈아”라고 썼어요. 그랬더니 빚쟁이인 줄 알았는지, 동네 가게 아줌마가 자기네 외상값도 좀 받아 달라 하더라고.
중식 보고대회 때 식탁에 올라가 선동하는데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거예요.
- 이게 사람이 먹는 밥입니까?
그렇게 말하며 식판을 탁 엎으니까 사람들이 환호하더라고요. 노동조합과 함께하자고 말하는데, 누가 제 다리를 꽉 잡더라고요. 제가 다리를 너무 떨어서 쓰러질까 봐 잡아준 거예요. 여자들은 3명을 제외한 전부가 노조에 가입하고, 남자들은 눈치 보면서 가입하지 않았어요.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기륭전자도 그랬어요. 여자들은 노조에 가입하고, 남자들은 구사대 노릇이나 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