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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6162415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0-10-20
책 소개
목차
이태상
전승선
이봉수
여계봉
유차영
신연강
양동규
강은아
강지영
김경미
김민찬
김선애
김수정
김준석
김태진
김회권
류가빈
모은우
문경구
문국
문예찬
문용대
민병식
박대원
박두빈
박보현
박소은
박창현
박철한
박희정
배은비
손창현
송윤정
신경희
신명호
신정근
안창식
이경수
이경희
이동준
이상훈
이용호
장헌권
전은지
최윤영
하민지
하지윤
홍준영
황희선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린 이제 알게 모르게 쓰고 있을 자신의 색안경을 벗어던져야 한다. 맑은 눈에는 모든 것이 거울이다. 솔직하고 진지한 눈길은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한다. 그보다 먼저 자신 안에서 부정하고 거부하고 싶어 하는 싹을 싹둑 잘라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믿음과 함께 신뢰가 싹트는 거다. 자기 안에 부정적인 싹이 계속 자라고 있는 한, 믿음이나 신뢰의 뿌리는 생명력이 없다. 오래갈 수도 없다. 평가에 앞서 먼저 자기 자신에 충실하고 엄격하자는 거다. 혹여 부끄러운 나 자신의 내면을 발견했다면, 그건 또 하나의 진솔한 나의 양심을 새롭게 얻은 것과 같다. 남에게 생긴 불행이 나에게도 생길 수 있다는 이치. 그게 자신에게 닥쳐올 때까지 우린 얼마나 멀리 느껴지는가. 아픔은 곧 살아있음의 증거인데 말이다. 가보지 않은 길은 안내할 수 없듯, 누군가는 이미 내가 아파하는 자리를 지나갔고, 그리고 당당히 살아남았다는 거다.
묵은 밥은 힘이 셌다. 그 밥을 먹고 나는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을 찾았다. 키르케고르는 나를 모리아산에 오른 아브라함이라고 했고, 카뮈는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보고 있는 시시포스라고 했다. 소크라테스는, 신념에 따라오는 불운은 죽음일지라도 내 몫인 거라고 했다. 묵은 밥들에 차오른 속살은 40년이 넘도록 나에게 들러 붙어있던 오래 묵은 껍질 하나를 밀어 올렸다. 그것은 ‘자기연민’이었다. 내 안에 있을 때는 있는 줄도 몰랐으나 나로부터 떨어져 나간 그 껍질은 소름이 끼치도록 더럽고 흉측했다.
2020년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온 세상이 비정상적으로 정지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멈추자 망가져 가던 세상은 자연의 방식을 따라 치유를 얻고 있다. 베니스에는 물이 맑아져 사라졌던 물고기가 나타나고, 호주에는 캥거루가, 남아공에선 펭귄이 빈 거리를 활보하고, 오염에 찌들었던 도시엔 공기가 좋아졌다고 한다. 유례가 없는 전염병은 인간이 파괴해온 자연의 결과물이다. 자연생태계의 파괴가 전염병 증가와 직접적 관련이 있고 이에 대한 치유를 위해 우리는 일시적 멈춤이 아니라 자연을 회복시키고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방식으로 삶을 바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