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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86430149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6-02-21
책 소개
목차
1. 금은방에서 구리 도난사건이 발생하다 6
2. 북한산이 사라지다 43
3. 필사선경을 그리다 76
4. 강가딘지리물리학 3법칙을 수사하다 97
5. 인공위성사진으로 북한산을 보다118
6. 특별수사본부에 들어가다 134
7. 오설록 경장에게 넘기다 153
8. 전주옛날지도박물관에 가다 177
책속에서
“도난 물품은 구리만 조금. 그 외 없음.”
시골 경찰이라고 깔볼 일이 아니었다. 도난목록을 완벽하게 파악했다. 범인은 금은을 훔친 게 아니라 구리를 훔쳤다. 그것도 많이 훔친 게 아니라 조금 훔쳤다. 글씨체도 좋았다. 이보다 완벽한 사전조사는 불가능했다.
“근데 구리가 금보다 비싼가?”
최불어 반장은 의혹에 휩싸였다. 구리가 비싸졌다 해도 금보다 비싸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한번 구리는 영원한 구리였다. 귀금속이 될 수 없는 가련한 처지였다. 아무리 닦고 광내도 신분상승은 힘들었다.
“하필 별로 값이 나가지 않는 구리를 왜 훔친 걸까? 저 빛나는 보석을 놔두고. 혹시 범인이 멍텅구리인가? 이거 왠지 불길한데.”
최불어 반장은 목록을 보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최탁도와 등산약속이 어긋날까 봐 걱정이 되었다.
그때 띠리리링! 띠리리링! 휴대폰이 울렸다. 권영철 경찰청장이었다.
“……?”
“아직 범인을 잡지 못했습니다. 지금 도착했는걸요.”
“…….”
“아는 분이 장모님이라고요. 장모님이 직접 운영하는 금은방이란 말씀이지요? 정말로 충성!”
피해자가 권영철 경찰청장 장모님이라니, 뜻밖에 횡재였다. 승진이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 좀 전 불현듯 찾아온 불길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최불어 반장은 결사항전의 자세로 금은방을 둘러봤다. 구리가 구석에 자잘하게 모아져 있었다. 범인이 체면상 자잘한 구리는 훔쳐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권영철 경찰청장 말로는 장모가 옛날 구리라서 샀다고 했다. 옛날 것이니까 값이 좀 오를까 싶어서였다. 그럴 가능성은 0%였다. 그렇다면 범인은 왜 옛날 구리를 훔쳐 간 걸까?
“아! 금은방은 경비업체에 무조건 가입하지. 그런데 경비업체가 출동하지 않았어.”
최불어 반장은 경비업체가 가장 의심스러웠다. 범인이 경비업체와 짜고 범행을 벌이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경비업체 비상벨을 찾았다. 비상벨이 어디에도 안 보였다. 밖으로 나갔다. 건물 외벽에도 없었다. 금은방이 작아 경비업체에 가입하지 않은 것이다.
이번엔 동네 골목길 CCTV를 찾아봤다. 여긴 무척 외진 동네였다. CCTV조차 없었다.
마침내 최불어 반장은 돋보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이것만큼은 꺼내고 싶지 않았다. 돋보기로 구석구석 조사했다. 범인 손자국이 없었다. 발자국도 없었다. 악착같이 돋보기를 들이댔다. 어두운 밤이라 눈이 급격히 침침해졌다. 이러다 실명이 될 거 같았다. 슬그머니 돋보기를 주머니에 넣었다. 본격적으로 2단계로 돌입할 차례가 되었다. 최불어 반장 최고 장점인 날카로운 추리력이 나설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