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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은 필요 없다

장례식은 필요 없다

베른하르트 아이히너 (지은이), 송소민 (옮긴이)
책뜨락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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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은 필요 없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장례식은 필요 없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86542019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5-06-30

책 소개

젊고 아름다운 장의사 여성의 검은 복수담. 독일의 신예작가 베른하르트 아이히너의 소설로, 차갑고 건조한 유럽발 스릴러의 또 다른 정수를 보여준다. "스칸디나비아 추리소설에 맞서는 도전장"이라며 출간을 반긴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세계 12개국, 8개 언어로 출간되어 흥행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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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베른하르트 아이히너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2년에 태어났으며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에서 작가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소설, 라디오 드라마, 희곡을 쓰며 잡지 및 문집에도 많은 글을 기고하고 있다. 다수의 문학상 및 학술 장학금을 받았다. 흥미진진한 소설 『오로지 푸른색Nur Blau』, 『눈이 내리다Schnee kommt』, 『미녀와 죽음Die Schone und der Tod』, 『영원히 죽다Fur immer tot』, 『시체 유희Leichenspiele』를 출간했다. 『장례식은 필요 없다Totenfrau』를 쓰기 위해 6개월 동안 장의사에서 보조원으로 일했다. 지은이 웹사이트는 www.bernhard-aichner.a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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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소민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독문과에서 수학했다. 이화여자 대학교 독문과 강사로 있었다. 지은 책으로는 『물의 요정을 찾아서』(공저), 『독일 문학의 장면들』(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프카 단편선』, 『청년 알렉산더』, 『비밀의 터널』, 『일 년에 열두 남자』, 『조 스피드보트』, 『러브 아카데미』, 『프린치페사』, 『클림트』, 『우리 선생님은 마녀?』, 『초록호수로 떠난 돼지와 세탁기』, 『못 말리는 잉크 괴물 이크』, 『사라진 아이들』, 『고고학자가 간다 파라오의 세계로』, 『별밤의 산책자들』, 『세상의 모든 여자는 체르노보로 간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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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녀에게 어린 시절은 없었다. 촛불이 켜진 케이크는 없었다. 옷을 입히고 벗기는 인형은 없었다. 시체만 있었다. 커다란 인형, 무거운 인형, 털이 숭숭 난 팔다리, 머리는 너무 무거워서 들 수도 없었다. 꼼짝도 않는 입. 미소도 없고 다정한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입, 전혀 말이 없는 입. 오직 아버지만 그녀를 닦달했다. 수없이 많은 시체, 얼굴, 생식기와 배설물, 그녀 앞에 누워 있는 죽은 사람들, 그것을 손질해야 했다. 고무장갑을 낀 열 살짜리 소녀. 그리고 어머니는 식사 때에 어떻게 불렀는가. 마치 블룸이 친구들과 마당에서 놀기라고 했던 것처럼. 식사 준비되었다. 손을 씻으렴, 아빠가 좋아하는 요리를 했단다. 마치 모든 것이 정상인 것처럼,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맛있게 구워진 고기는 아버지의 몫이고, 엉망으로 구워진 고기는 블룸의 몫이었다.


블룸은 손을 떨지 않고 피부를 기우며 모든 것을 제대로 해놓으려 애쓴다. 두개골의 봉합선을 열고 피를 멈추게 하고 다시 조심스럽게 바느질한다. 한 땀 한 땀. 블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마르크가 제 모습을 갖추도록 작업한다. 펄프로 상처 난 부위를 채워 넣고, 어그러진 신체 부위를 원래대로 돌려놓는다. 마르크의 머리를 감기고 말린다. 마르크를 면도한다. 블룸은 자신의 작업에 몰두한다. 한순간 심지어 앞에 누운 남자가 누구인지도 잊어버린다. 그의 입을 영원히 다물게 만든다. 하겐에게 배운 대로. 둥글게 휜 바늘을 턱 뒤의 주름으로 찔러 넣어 부드러운 혀를 통과하고, 이어 바늘을 오른쪽 윗입술 안쪽에서 위를 향해 오른쪽 콧구멍으로 찔러 콧속 중격 옆의 잔주름을 통해 빼낸다. 그런 다음 바늘을 중격을 통해 왼쪽 콧구멍으로 찔러넣는다. 그리고 같은 과정으로 윗입술 왼쪽을 통해 아래쪽으로 바늘을 빼낸다. 블룸은 꿰맨다. 그의 입을. 이미 자주 해왔던 대로 턱을 이어 붙인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다시 턱에 바늘을 찔러넣어 실로 턱을 붙이고 매듭을 짓는다. 마르크의 입술을 웃고 있는 모양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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