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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86542019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5-06-30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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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그녀에게 어린 시절은 없었다. 촛불이 켜진 케이크는 없었다. 옷을 입히고 벗기는 인형은 없었다. 시체만 있었다. 커다란 인형, 무거운 인형, 털이 숭숭 난 팔다리, 머리는 너무 무거워서 들 수도 없었다. 꼼짝도 않는 입. 미소도 없고 다정한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입, 전혀 말이 없는 입. 오직 아버지만 그녀를 닦달했다. 수없이 많은 시체, 얼굴, 생식기와 배설물, 그녀 앞에 누워 있는 죽은 사람들, 그것을 손질해야 했다. 고무장갑을 낀 열 살짜리 소녀. 그리고 어머니는 식사 때에 어떻게 불렀는가. 마치 블룸이 친구들과 마당에서 놀기라고 했던 것처럼. 식사 준비되었다. 손을 씻으렴, 아빠가 좋아하는 요리를 했단다. 마치 모든 것이 정상인 것처럼,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맛있게 구워진 고기는 아버지의 몫이고, 엉망으로 구워진 고기는 블룸의 몫이었다.
블룸은 손을 떨지 않고 피부를 기우며 모든 것을 제대로 해놓으려 애쓴다. 두개골의 봉합선을 열고 피를 멈추게 하고 다시 조심스럽게 바느질한다. 한 땀 한 땀. 블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마르크가 제 모습을 갖추도록 작업한다. 펄프로 상처 난 부위를 채워 넣고, 어그러진 신체 부위를 원래대로 돌려놓는다. 마르크의 머리를 감기고 말린다. 마르크를 면도한다. 블룸은 자신의 작업에 몰두한다. 한순간 심지어 앞에 누운 남자가 누구인지도 잊어버린다. 그의 입을 영원히 다물게 만든다. 하겐에게 배운 대로. 둥글게 휜 바늘을 턱 뒤의 주름으로 찔러 넣어 부드러운 혀를 통과하고, 이어 바늘을 오른쪽 윗입술 안쪽에서 위를 향해 오른쪽 콧구멍으로 찔러 콧속 중격 옆의 잔주름을 통해 빼낸다. 그런 다음 바늘을 중격을 통해 왼쪽 콧구멍으로 찔러넣는다. 그리고 같은 과정으로 윗입술 왼쪽을 통해 아래쪽으로 바늘을 빼낸다. 블룸은 꿰맨다. 그의 입을. 이미 자주 해왔던 대로 턱을 이어 붙인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다시 턱에 바늘을 찔러넣어 실로 턱을 붙이고 매듭을 짓는다. 마르크의 입술을 웃고 있는 모양으로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