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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91186561409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17-03-31
책 소개
목차
개정판 서문 정치혁명과 문화혁명
서문 이야기에 대하여
2012
좀비, 우리의 거울
감각의 제국
유명해져야 하는 시대
왕자와 청소부
적대가 사라진 공간
‘멘붕’이라는 징후
<짝>, 혹은 길들여진 사랑
‘녀’자의 전성시대
영웅시대
사람이 아니무니다
‘힐링’이라는 돌팔이
‘진정성’이라는 가면
영혼 바꾸기
긍정의 안과 밖
어떤 유머 감각
박근혜, 혹은 실재의 사막
2013
앨리스의 선택
이방인의 정체
‘착한’ 대중문화
‘돌직구’의 조건
패러디의 시대
미스 김과 영웅신화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과잉 시대의 허무
세상의 끝
드라마와 민주주의
‘인문학’이라는 쓰레기
그림자 없는 인간
<슈퍼스타 K>와 헝거게임
뚱뚱한 여자
대통령의 외국어
사나이, 혹은 허황된 가면
살아계신 아버지
2014
공통적인 것을 둘러싼 전투
‘대중 인문학’은 무엇의 이름인가
여왕과 괴물
누가 ‘창조’를 명령하는가
적은 누구인가
박근혜의 눈물
망언은 어떻게 생산되는가
블랙딜과 공화국
중년은 왜 등산복을 입는가
과거의 귀환
<해무>, 혹은 한국 사회라는 배
노출과 선정성
애매함에 관하여
장그래를 보라
금연은 누구에게 이로운가
‘갑질’의 저편
2015
내일을 위한 시간은 존재하는가?
건강이라는 질병
열정은 어떻게 작품이 되는가
인공적 자양강장제
예능 속 아이, 예능 밖 아이
‘지대넓얕’의 표상
‘쿡방’은 무엇을 요리하는가
여혐, 여혐혐
‘양념 반 후라이드 반’의 인간형
<인사이드 아웃>이 뒤집지 못한 것
애국이냐, 국뽕이냐
우울증적인 투쟁
‘아저씨’적인 폭력
‘교과서’ 문제가 아니다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응8, 혹은 지나간 것의 의미
재난, 세월호, 애도
2016
혐오의 이면
모든 것의 젠트리피케이션
픽 미 업
성큼 다가오는 지옥
‘하이-라이즈’와 샴쌍둥이
자소서는 어떻게 ‘자소설’이 되는가
‘묻지마 살인’이 아니다
광대의 인문학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위기를 돌파하는 강력한 리더십이라는 서사는 전형적인 ‘우파의 신화’이다. 하지만 이 신화는 ‘위기’를 도대체 누가 만들었는지, 즉 위기의 ‘역사’는 말하지 않는다. 이 ‘역사 없는 신화’야말로 한국 보수 집단이 만들어낸 유일한 상징체계일지도 모른다. 친일, 쿠데타, 독재, 부패 등의 역사를 내치지 못한 채 냉전과 이권만을 지켜온 보수의 신화는 그래서 텅 비어 있다. 박근혜라는 인물은 ‘지킬’ 역사가 없는 한국 보수의 공허함을 지시하는 기표, 혹은 보수라는 상징체계 아래에 있는 “실재의 사막”이다.
- “박근혜, 혹은 실재의 사막” 중에서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에서 세월호로 이어지는 거대한 재난은 비정규직 대우와 손쉬운 해고에 분노하다 자살하는 노동자들, 합리성과 효율성에 최적화된 인간을 생산하기 위한 살인적 교육 속에서 괴물이 되어가는 청소년들, 만성적인 스트레스, 우울증과 폭력에 시달리는 한국인 전체가 겪고 있는 일상적 재난의 확장판이다. 어쩌면 신자유주의는 삶 자체를 재난화하는 체제이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묘사하듯 재난 속에서 살아남는 능력을 미덕으로 만들어내는 변태적인 체제다. 이 변태적인 체제를 합법화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는 이 재난을 일으킨 또 하나의 원인이다. 신자유주의 체제의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본의 안전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사실. 적은 누구인가? 인간을 일회용으로 여기는 자본과 그 마름인 국가다.
- “적은 누구인가” 중에서
우리 시대는 ‘재난의 시대’다. 원자력발전소 폭발, 테러리즘, 금융 위기 등에는 국경이 없다. 재난은 상실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애도’라는 정동(情動)을 동반한다. 애도의 행위가 죽음을 만들어낸 거대한 질서를 인식할 때, 애도는 외적이고 사회적 차원의 투쟁으로 격상된다. 애도는 개인의 슬픔을 지칭하지만 정치적 행동이 될 수 있다. 재난으로 인한 국민적 애도는 슬픔을 관통하면서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극복할 기회를 열어젖히는 정치적 성격을 갖는다. 우리 시대는 재난도 만들어내지만 정동도 만들어낸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극도의 조증과 극도의 울증 사이를 번갈아가며 인간을 소모시킨다. 두 극단 모두 사회적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환원시킨다.
- “재난, 세월호, 애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