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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6602553
· 쪽수 : 158쪽
· 출판일 : 2020-09-20
책 소개
목차
1부 출발선
출발선
아침의 달리기, 밤의 뜀박질
빼어나게 허술한 시작
자본주의형 러너
마이 페이스
달리기를 위한 변호
2부 반환점
1인분의 운동
도시를 달리는 러너
웰컴 투 피맛골
외콧구멍 러너
생각의 빈틈
그날
3부 결승선
처음이란 이름의 기쁨
처음이란 이름의 불안
처음이란 이름의 슬픔
런태기
오사카 마라톤이 남긴 이야기
버리지 않는 마음
다시 출발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평범한 재즈카페 주인이던 무라카미 하루키는 야구 중계를 보다가 문득 소설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다. 별다를 것 없이 평범한 날이었다. 내가 마주했던 5년 전 9월 19일도 그랬다. 조금도 특별할 것 없던 바로 그날, 달리기라는 세계의 문이 열렸다.
아침 달리기가 상쾌한 시작이라면 밤의 뜀박질은 처연한 마무리다. 아침 달리기가 생기로운 계절의 소리를 듣는 일이라면 밤의 뜀박질은 내 발자국과 숨소리로만 공간을 채우는 경험이다. 아침 달리기가 활기 넘치는 바깥세상과의 만남이라면 밤의 뜀박질은 텅 빈 길 위에서 스스로와 나누는 깊은 대화다.
달리기는 시보다는 소설 쓰기에 가깝다. 시작부터 천재성이 폭발하는 재능 집약형 운동이라기보단 더 오랜 시간 공들여 나만의 레이스를 축조해가는 일이다. 처음부터 잘 달리는 사람은 없다. 출발선에 있는 모든 이들의 시작이 미숙하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동시에 잘 달리지 못한다고 해서 그 순간들이 불행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진정한 행복은 무언가를 잘해서가 아닌, 더 나은 내 모습을 꿈꿀 수 있을 때 피어난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매일 밤 미숙함에 발목 잡혔지만 바닥을 뒹굴면서도 시선은 더 나아질 내일을 향했다. 그 자체만으로도 달리는 명분은 충분했다. 허술하지만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