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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499799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22-11-1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편견과 오만
01 잘 알지도 못하면서
텍스트 러버, 콜 헤이러
생각은 하는 게 아니라 나는 것
내가 있어야 할 곳
영업비밀
저는 방향이 반대라서요
중인배
02 사실 나도 나를 잘 알지 못해
내향인이 주인공인 만화는 없었다
이게 맞아
이게 맞아?
내향인이고 마케터입니다
내향인이고 팀장입니다
가족 같은 회사
03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
구심력의 사람들
외롭진 않고요, 공허합니다
과묵하나 묵과하지 않습니다
MBTI라는 희망
망치러 오셨나요, 구하러 오셨나요?
다들 안녕하신가요?
에필로그 어디에든 있는 존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전화벨이 울리는 순간 내향인의 평화로운 정적은 산산조각 난다. 유유자적하는 평화로운 그린벨트에 전화라는 불도저가 들이닥친다. 가끔은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굉음에 맞서 겨우 휴대폰을 잡아 든다. 모르는 번호는 몰라서, 아는 번호는 이 사람이 왜 전화를 했나 싶어 불안이 치민다. 머릿속으로 안 받아도 되는 이유들을 궁리한다. 하지만 도망친 곳에 낙원 따윈 없다는 말처럼 과감히 맞서기로 한다. 굳건한 마음과 달리 찝찝한 손길로 통화 버튼을 터치한다. 눈앞에 닥칠 통제 불능의 상황을 상상하니 벌써 식은땀이 난다. 제발 무탈히, 무엇보다 짧게 끝나길 바라며 통화 아이콘을 꾹 누른다.
-‘텍스트 러버, 콜 헤이러’ 중에서
내향인에게 생각은 하는 게 아니라 나는 것이다. 떠올리는 게 아니라 날아드는 것이다. 들숨처럼 생각이 들어오면 거기에 의미를 부여해 날숨으로 뱉어낸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현상과 사건이 마침표가 찍히지 않은 문장처럼 보인다. 습관적으로 하나하나에 생각을 덧입힌다.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의 자막을 단다. 우리에게만 보이는 빈칸을 채워 넣는다. 그제야 세상을 제대로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생각은 하는 게 아니라 나는 것’ 중에서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관계를 맺으며 충전하는 사람, 반대로 그런 얽힘 속에서 방전되는 사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내향인은 후자에 속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집은 충전 케이블 역할을 한다. 어떤 하루를 보냈건 일단 집에 오면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 익숙한 공기를 마시며 매트리스에 몸을 내던질 때, 붉게 깜빡이던 마음에 비로소 초록불이 들어온다. 푹신한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생각해본다. 교류에 어려움을 겪는 내향인이니 집과 우리의 연결 방식은 직류 아닐까.
-‘내가 있어야 할 곳’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