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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86851395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6-08-2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백수다’ 탄생기(류시성)
청년백수 13인의 프로필
1부 백수의 존재론
작은 일상이 백수의 공부(문선재)
잘 살아보세!(백소현)
언제나 배우는 자(최원미)
솔직하게 살고 싶다(강진미)
2부 백수의 공부
공부 초짜의 수난기(고주혜)
들꿩으로 살아남기(우보름)
실험의 장, 활동(서희정)
텍스트 너머로 길을 나서다(김한라)
3부 백수의 경제학
경제적 자립을 위한 한 발(형나영)
백수들에게 집이란(황범성)
공 TWO 이야기 : 공동주거 프로젝트(김기랑)
나의 주식빚 상환기 : special thanks to 가계부(이병선)
감이당과 백수, 인간 연대 실험보고서(김진철)
4부 백수의 여행
길 위에서 야생적 백수로 거듭나기(송혜경)
배짱과 끈기의 1년, 길 위에 서다(김기랑)
여행이 끝나고(김진철)
에필로그 청년백수-공자 프로젝트 : 하나의 길, 하나의 가능성(송혜경)
책속에서
‘청년백수들을 길 위로!’ 집으로부터 뛰쳐나와 길로 나앉게 해서 우리가 짊어져야 할 짐과 다르게 만나는 방법을 배우자. 그만 투덜거리고 주거?경제 활동?공부… 인간이라면 누구나 평생 동안 해야 하는 이것들을 스스로 책임지고 조율할 수 있도록 만들자. 아직 서툴러서 의존하고 배워야 할 부분은 당당히 의존하고, 자립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떻게든 자립적인 형태를 만들자. 이렇게 생각이 뻗어 나가자 역설적으로 길 위가 더 안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하게 됐다. 자기 생명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곳, 그곳은 편안한 집이 아니라 길 위이니까. (본문 ?프롤로그_‘백수다’ 탄생기? 중에서)
왜 우리는 함께 살려고 했단 말인가? 정말로 돈이 없어서 같이 살 수밖에 없었던 걸까? 분명, 함께였기에 혼자였다면 살지 못할 그런 공간에서 살았다. 또한, 모든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쓸데없는 낭비를 줄여 돈도 아끼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로 경제적인 부분이 문제였다면 굳이 같이 살 필요는 없었다. 각자의 형편에 맞춰 동네 고시원에서 지내도 됐으니까. 백수들이 함께 사는 이유는 단지 비용 절감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집이라는 공간에서 새로운 실험을 감행하는 것이기도 했다. 바로 집이라는 공간의 공생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 …… 때문이다. 만약, 백수들이 함께 산 이유가 경제적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우리의 집은 그저 공간을 구획화한 셰어하우스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즉, 한정된 공간을 사적 영역으로 만들어 소유하려는 욕망만 있을 뿐 집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공통의 공간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는 질문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울러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에 대한 고민과 질문도 당연히 빠져 있을 테고 말이다. 백수들은 집이란 공간을 서로 다른 신체와 섞여 살며 관계의 자립성을 터득하는 공부의 장으로 만들고자 했다. 동시에 어떤 태도로 공간을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모두가 공간의 주인이 되고자 했다. (본문 ?2부 백수의 경제학_백수들에게 집이란? 중에서)
『임꺽정』에서는 특별한 장비나 돈 없이도, 몸 하나만 믿고 자유롭게 길을 떠났다면, 우리 시대는 ‘자유 여행’마저도 자본의 흐름을 타고 움직인다. 다른 말로 하면 현대인들은 여행하는 기술과 능력을 잃어버리고만 것이다. 먼 길을 걸어갈 능력, 돈 없이 먹을 것을 구하는 능력, 잘 곳을 구하기 위해 갖은 전략을 써서 부탁하는 능력, 아무 데서나 자고 아무거나 먹는 능력, 마음 약한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 위험에 대처하는 순발력과 지략, 낯선 사람을 친구로 만드는 능력 등등. 반면 『임꺽정』에는 당당히 잘 곳을 요구하고, 길을 떠나면 인생을 함께할 찐한 인연을 만들어 돌아오며, 삶을 바꾸는 데 여행이라는 기술을 활용하는 이들이 있다. 이 여행이 풍성해 보이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자신의 신체적 능력을 모두 발휘하면서 타인과 접속하기 때문. 자기 소외 따위가 일어날 리가 없다. 이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최소한의 여비이다. 자본에 잠식당한 신체 능력 되찾기! 우리 시대에는 덜어내는 것이 복을 가져온다.^^
그런 점에서 백수는 여행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다. 일단 시간이 많다. 언제든 미련 없이 일을 그만두고 떠날 수 있도록 정신무장(?)도 되어 있다. 또 하나. 최소한의 여비만 마련할 수 있다. 우리 백수들의 여비는 1년 동안 매달 집세, 생활비, 학비를 제외한 나머지 돈을 지름신과의 사투 끝에 지켜 낸 전리품이다. 하여, 몇 푼 되지 않는다. 이보다 복될 수 없다. (본문 ?4부 백수의 여행_ 길 위에서 야생적 백수로 거듭나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