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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신화/종교학 > 한국신화/전설/민담
· ISBN : 9791186851531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7-03-2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제주 설화, 무의식에 새겨진 힘
1부 제주 어디에나 설문대 할망의 숨결이
1-1. 제주를 만든 거인
1-2. 오름도 만들고 잠도 자고
1-3. 빨래하다가 오줌 누다가 섬도 거뜬히
1-4. 밥하고 길쌈하고 짐승 잡고
1-5. 육지로 가는 다리를 놓으려 했으나
1-6. 물장오리에 빠져 죽다
1-7. 죽이 되어 자식을 먹이다
2부 우상우상 굿소리가 나는구나
2-1. 가서 빌면 거기가 당집
2-2. 돗제 지내게 된 사연
2-3. 영험한 안할망
2-4. 뱀이 대정에서 토산으로 온 까닭은?
2-5. ‘당 오백 개, 절 오백 개’를 부순 영천 목사
2-6. 김녕굴 뱀을 죽이고 복수당한 서련 판관
2-7. 다시는 굿할 생각이 없어
2-8. 멸치를 풍년 들게 해주는 도깨비
2-9. 제사해 준 공을 갚노라
2-10. 아버지 제삿날 싸운 형제
2-11. 명주 두 필로 인정 걸면서 가라
3부 물과 땅 좋은 곳에 인물 난다
3-1. 행기물 지키는 수신
3-2. 거슨샘의 물할망
3-3. 지장샘의 물귀신
3-4. 제주의 5대혈을 다 떠 버린 고종달이
3-5. 고종달이 덕분에 발복한 김만일
3-6. 쓸 때는 ‘中文里’, 읽을 때는 ‘중물리’
3-7. 삼 년까지는 문 안에만 있어라
3-8. 광녕 사람들에게 물을 선사한 김통정
3-9. 방 바꼍이 좋습니다
3-10. 비둘기 날아 버린 땅
3-11. 강훈장 이야기
3-13. 이씨 후손들이 번성한 이유
4부 힘센 사람들 이야기
4-1. 남편을 지붕 위로 휙휙 던진 여장수
4-2. 천하장사 홍씨 할망
4-3. 동생보다 더 힘센 누님
4-4.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막산이
4-5. 장군 오찰방 이야기
4-8. 천하장사 정훈도 이야기
4-9. 오찬이 이야기
4-0. 부대각도 산듸 도적은 못 당해
4-11. 산듸 도적, 해적을 물리치다
4-12. 한연 한배 임재의 배다
4-13. 한효종 이야기
4-14. 건공장군 이야기
5부 이름난 사람들 이야기
5-1. 제주의 세 명인
5-2. 풍수로 이름 난 고전적
5-3. 귀신 같은 의원 진좌수
5-4. 조 밟는 노래 불러 벼슬 얻은 오선달
5-5 . 눈빛이 매서웠던 이좌수 이야기
5-6. 임기응변에 능한 양장의 이야기
6부 이래서 웃고 저래서 웃지
6-1. 오라고 하니 왔지
6-2. 글 몰랐던 부자 변당장 이야기
6-3. 돼지 도둑질
6-4. 변인태 이야기
6-5. 송아지 미끼로 방어를 낚은 정씨
저자소개
책속에서
옛날에 할머니한테 들었는데, 제주도 오름은 설문대 할망이 똥을 싸서 만든 것이라고 해. 설문대 할망은 몸이 엄청 크니까 먹기도 많이 먹고 똥도 많이 누었을 거 아니라? 할망이 한 번 똥을 누면 산처럼 높아서 사람들이 빠져서 나오질 못했다고 해. 사람들이 할망 앞에 가서 청을 했지. 똥을 이래저래(여기저기) 나눠서 눠 줄 수 없겠냐고 말이야.
할망이 그 말대로 이리저리 나눠 똥을 누니까 오름이 300개가 넘게 되었어. 어렵지도 않았겠지. 워낙 큰 할망이니까 조금만 궁둥이를 돌리면 되었을 테지.
한라산도 만들고 오름도 만드느라 지치면 누워서 잠을 잤는데, 할망은 워낙 몸집이 크니까 잠잘 때는 제주도가 그득했다고 해. 동쪽으로 머리를 두고 누우면 서쪽 바당바다에 발이 빠져서 저 마라도에 발을 걸쳤다고 해.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누우면 서귀포 앞바당에 발이 빠지니까 섶섬(한자 이름은 삼도森島. 서귀포시에 딸린 무인도)에 발을 놓았다고 하지. 그렇게 누워서 한라산에 허리를 대고 기대어서 잤다고 하지. 그래야만 편히 오래 잘 수 있었던 모양이야.
한라산을 베개 삼고 누울 때는 발이 저 제주시 앞바당에 있는 관탈섬(제주 북쪽에 위치한 무인도)에 닿았다고도 하지.
_오라동(1-2. 오름도 만들고 잠도 자고)
벵뒤마을에 아주 힘 센 홍씨 할망이 있었지. 부부싸움을 하면 남편을 때리고 싶어도 남편이 상할까 염려되어서 때리지 못했어. 대신 멕(짚을 가지고 가로씨와 세로날로 그물모양으로 짠 것)을, 두석 섬 곡식이 든 멕을 번쩍 들어다가 남편 앞에 탁 놓지. 그러면 남편이 겁에 질려 잠잠해지지.
한 번은 벵뒤마을하고 아래 바닷가 마을 외도의 청년들하고 힘겨루기 시합이 열렸어. 상대편 마을에 있는 큰 돌을 힘센 마을 청년들이 가져가면 그 마을이 이기는 거였지. 벵뒤 카름(가름에서 유래한 제주어. 지방이나 마을에서 동서남북으로 지역을 구분 짓는 명사) 돌을 외도마을 청년들이 와서 굴려 갔어. 외도마을은 온통 잔치판이었지. 음식들 차려 놓고 춤추면서 막 야단이 났어.
홍씨 할망이 하루는 김치 담그고 장 담그려고 바당에 가서 바닷물을 길어 오다 보니까 외도마을에서 막 왁자지껄 소리가 나
는 거라. 무슨 장사치가 왔나 해서 들여다보니까, 자기네 마을 벵뒤 뜸돌이 거기 있거든.
이 할망이 허벅을 등에 진 채로 사람들 헤치고 앞으로 썩 나서면서 말했어.
“비키라. 이거 어떵허연 우리 벵뒤 돌이 여기 와시니?”
그러고는 치마폭을 탁 펴서 톡 하고 그 돌을 치마에 올려 놓고는 벵뒤 동카름에 톡 하고 갖다 놓고 청년들에게 말했어.
“갖다 놓암시매(놓았으니) 잘 지키라.”
_ 제주시 벵뒤마을(4-2. 천하장사 홍씨 할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