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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696341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9-11-0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요양원에서의 하루
나는 요양보호사입니다
동료에게 꽃 한 송이를 드림
50초의 낮잠은 50억 광년
그녀는 나의 뮤즈, 나의 고양이
나는 잔 꽃무늬 이불이 없으면 못 잔단 말이다
아침이야 밤이야
줄리에트비노슈 뮤즈의 악몽
엄마와 나 ① 엄마에 대해 쓰기로 했다
엄마와 나 ② 엄마가 문제다
엄마와 나 ③ 엄마의 자리
엄마와 나 ④ 우리는 어머니 절반도 못 따라간다
쉬는 날 단톡으로 받는 부고
애도의 시간
신 가족 제도가 필요하다
뮤즈들은 인형 쟁탈전 중
나의 뮤즈들은 잠들었다
얼굴에 땀 대신 눈물 흐르게 한다
아파, 입모양 읽기
제우스의 침묵
청년이 요양원 문턱을 넘어서면
우리 둘이 사는구나
아이 맛있어
체위변경 할 때 어디가 불편하신가요?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당신
호두과자로 제우스와 교감하기
밤새 사막을 걸었노라
이국종 교수 강의를 눈물로 보다
컴퓨터 입력사 ① 컴퓨터 입력이 주업무인가요?
컴퓨터 입력사 ② 컴퓨터 업무 줄일 수 없을까?
오늘 듣고 싶은 말을 들었다
뒤에서 네 번째 업무일지
뒤에서 세 번째 업무일지
새싹뮤즈 ① 같은 방 쓰면 좋겠지요?
새싹뮤즈 ② 세상에 딸을 미워하는 엄마는 없지요
마을 안의 요양원
2부 봉사자에서 요양보호사 되기까지
목욕 봉사
여름 문안
다음 강의가 기다려지는 수업
눈물콧물 실습 중 ① 벤자민 버튼의 시간
눈물콧물 실습 중 ② 왜? 우는 것보다 낫지
눈물콧물 실습 중 ③ 예쁘다니 고맙소!
3부 데이케어센터에서의 하루
데이케어 ① 낱말카드놀이에 깃든 추억과 경험
데이케어 ② 따스한 가정의 일원이 된 느낌
데이케어 ③ 제일 좋은 약은 사람이다
리듬을 타는 거야
다 똑같이 대하지 마세요
그냥 내버려 두세요
4부 재가방문의 날들
103호 남자들 ① 한 가지 죽만 드시면 질릴까 봐서요
103호 남자들 ② 더 해주는 것보다 덜 해줄 용기
103호 남자들 ③ 부부는 말은 없지만
귤
뮤즈와 자전거
몰라뮤즈에게 요리를 ① 토마토 달걀 요리
몰라뮤즈에게 요리를 ② 반찬이 김치 하나뿐인 밥상
몰라뮤즈에게 요리를 ③ 노화, 치매 예방에 좋은 카레
몰라뮤즈에게 요리를 ④ 입맛 돋우는 비빔국수
몰라뮤즈에게 요리를 ⑤ 몰라몰라 해도 맛있는 김밥
몰라뮤즈에게 요리를 ⑥ 꽈리고추와 어묵볶음
몰라뮤즈에게 요리를 ⑦ 저는 그냥 요양보호사입니다
몰라뮤즈에게 요리를 ⑧ 일하러 갑시다
몰라뮤즈에게 요리를 ⑨ 우울증 상담에 쓸 감정표
몰라뮤즈에게 요리를 ⑩ 고기 싫으면 들기름이라도
몰라뮤즈에게 요리를 ⑪ 치매 테스트
5부 나는 요양보호사입니다
아파 봐야 그 마음을 안다
“당신은 요양보호사가 되면 안 된다”
열아홉 요양보호사를 만나고 싶다
부족한 2%의 사명감을 찾아서
2% 부족하지만 날마다 사랑합니다
요양보호사 이주에 대한 제안
심장이 오그라들 것 같은 날엔
돌봄에서 잠시 벗어나기
서면 인터뷰 치매는 사랑으로 회복한다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신 후 남편은 밤마다 괴로워해요. 어머니를 버렸다고.”
갑자기 악화한 시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신 후 경황이 없어서 챙기지 못한 옷가지를 나에게 건네주시며 말했다. 나는 아니라고, 어머니를 버린 게 절대 아니니 자신을 비난하지 말라고 위로하고 싶었으나 상대방이 어떻게 해석할지 몰라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드님이 죄책감으로 혼란스러워했던 뒷모습을 기억한다. 세상에 나를 키워주신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다니. 이제 곧 예전의 어머니는 간곳없고 자신의 이름은 물론 얼굴도 알아보지 못할 날이 올 것이다.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고 돌아가는 아드님의 뒷모습은 마음을 오그라들게 하는 데가 있었다. 그의 죄책감이 크면 클수록 어머니를 찾아뵙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
나는 더 이상 걷기 싫었다. 다리도 아프고 입도 마르니 어르신도 마찬가지리라. 코에 걸린 뿔테 안경을 고쳐 쓰며 그녀 또한 나와 함께 그림에 잠시 눈을 주다가 또 걷기 시작한다. 내 손을 꼭 잡고, 이젠 내 팔뚝에 그녀의 팔뚝이 걸쳐져 의지하고 있다. 나는 다시 한 번 고흐의 그림 앞으로 끌며 시도한다.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아름다운 문양의 팔걸이가 있는 나무벤치를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주의를 환기한다.
“여기서 잠시 쉬다 가요.” 그녀도 따라 앉는다. 멍하니 유리창 밖을 바라다보며 한숨을 쉰다. 돈 이야기도 한다.
무엇이 그녀의 기억을 단기간에 쓸어 가버렸을까. 이렇게 건강해 보이는데 이런 식으로 기억이 사라진 채 앞으로 30년을 더 산다면 어떻게 하지.
나는 또 울어버린다. 흐르는 눈물을 어쩔 수가 없다. 그녀가 멍하니 나를 바라보다가 한마디 한다. “울지 마.”
아, 나는 당신 때문에 지금 울고 있는 거예요. 당신의 밤과 낮을 말이죠. 그런데도 지금 절 위로하시는 건. 가. 요.
하늘정원에서 뮤즈와 제우스는 몸이 점점 가벼워진다. 마치 어린왕자가 자신의 별로 돌아가기 위해서 자신의 몸과 이별을 고했듯이.
나도 언젠가는 이들 뮤즈와 제우스의 자리에 있을 것이다. 누군가 와서 갈아주기 전까지는 축축한 기저귀에 몸을 맡겨야 할 것이다. 누군가 내 입안에 숟가락으로 죽을 넣어주기 전까지는 목이 마른 것도 견뎌야 할 것이다. 누가 내 손과 발을 어루만져주기까지는 담요 밖으로 갑갑한 발을 빼내지도 못할 것이다. 비 오는 날엔 요양원에서 요일마다 바뀌는 프로그램에 동원되어 휠체어에 실린 채 실내복을 입은 상태에서 낯선 사람들과 어울려 시끄러운 노래를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열정에 가득 찬 봉사자에 의해 억지로 간식을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
운이 좋으면 침대 곁에서 내 손을 잡고 한동안 체온을 나누어 줄 봉사자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모르겠다. 낯선 사람의 체온이 반가울지 어떨지. 지금 생각엔 아무 말 없이 그저 손을 잡고 따스한 체온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 고마울 것 같다. 몸에 좋다고 억지로 먹이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 젊어서도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지 않던 내가 하늘나라에 가기 직전에, 그것도 억지로 먹게 된다면 고통스러울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