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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 ISBN : 9791187295853
· 쪽수 : 404쪽
· 출판일 : 2024-08-25
책 소개
목차
1 단 하나의 창문
2 야생과의 우연한 만남
3 유대와 손실
4 생물량 격감
5 계절의 환희
6 대지의 아름다움의 환희
7 경이
8 새로운 유형의 사랑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많은 이들은 자연물을 보자마자 즉시 경계하거나 본능적으로 그 쓸모를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빠지는 것을 제법 흔한 현상으로 간주할 것이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나는 그런 현상을 더욱 놀랍다고 여기게 되었다. 그런 사랑의 대상이 다른 모든 생물에게 그렇듯이 우리의 근원에 있는 배경, 맥락, 사회 환경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환경이 생존에 필요한 감정, 이를테면 공포나 굶주림 이상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달이 자신이 사는 강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러나 우리는 자연계로부터 단순한 생존 수단이나 회피해야 하는 위험 요소 이상의 것을 얻게 된다. 바로 환희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분명 이러한 것들은 아주 오랜 감정일 것이다. 신경조직 깊숙이 박혀 있던 이런 감정이 떠오르는 순간, 우리는 깜짝 놀라게 된다. 우리의 뿌리를 잊었기 때문이다. 마을과 도시에 거주하며 눈이 빠져라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컴퓨터를 조작하기 시작한 지 고작 한 세대밖에 지나지 않았으며, 네온 불빛이 반짝이는 사무실 속의 노동자가 된 지도 서너 세대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500세대 동안 농부였으며, 그 이전에는 아마도 5만 세대 이상 수렵채집인으로 살았을 것이다. 진화하는 내내 자연계의 일부였던 셈이다. 이런 과거의 유산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베이비부머 세대다. 2차 대전 이후 부유한 서구 세계에 태어나서, 1960년대의 새로운 자유가 폭발하는 속에서 성인이 되고, 단순히 젊다는 이유만으로 우주의 주인이 될 권리를 상속받았다고 생각하던 세대의 사람이다. 그리고 어쩌면 실제로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 의기양양했던 젊은 시절이 아직까지도 우리 세대를 규정하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가 양차 세계 대전에 각인되었듯이, 우리는 로큰롤에 각인되었다. (모두가 공산주의자가 될 수 있게 해주고, 모두가 성스러운 젊음에 동참하고 만끽하도록 해주는 바로 그 음악 말이다.) 그러나 우리 시대가 저물어가는 지금, 우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분류되기에 이르렀다. 기나긴 인생에 걸쳐 지구 전체에 그림자가 드리우는 모습을 목격한 세대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