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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87700357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0-01-1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평등의 얼굴
1장 잃어버린 꿈이 있었다: 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 선언』
유물론자들의 실패한 유령
자유주의의 사생아, 부르주아의 반항아
누구를 위한 혁명이었나
자본주의의 무채색들
자본주의의 골격, 사회주의의 영혼
2장 운명의 신을 탄핵하다: 존 롤스, 『정의론』
운명의 신을 탄핵하다
초기화 버튼을 누르시겠습니까?
미지의 세계의 보수적 결정
쾌락의 왕국과 정의의 민주공화국
정의와 자존, 최소한의 사랑
3장 땅이 훔친 것은 인간의 상상력이다: 헨리 조지, 『진보와 빈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어디로 떨어졌나
맬서스 일당의 음모
지대가 너희를 가난하게 하리라
일등칸의 미납요금
욕망의 피라미드를 넘어서
4장 죽음의 평등이 멸종할지도 모른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벌거숭이들이 일으킨 역사의 이변
종교적 존재로 거듭나기까지
과학이라는 새로운 종교
배부른 소크라테스는 행복할까?
어쩌면 마지막으로 평등했던 사피엔스
2부 권력의 온도
5장 무엇이 진보를 가로막는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유전적 평등함과 지리적 불평등
가끔은 환경이 너무나 많은 것을 결정한다
거인국과 소인국의 첫 만남
권력이라는 정치적 절벽
6장 밥보다 솔직한 이념은 없다: 조지 오웰, 『카탈로니아 찬가』
벼랑 끝의 평화
공화군의 오욕, 국민군의 야욕
밥의 정직함과 이념의 비루함
바르셀로나의 비극
인간은 혁명의 도구도, 자본의 소모품도 아니다
7장 분노가 논리적이면 분노가 아니다: 아돌프 히틀러, 『나의 투쟁』
악마의 신앙고백록
순혈과 잡종의 변증법
하등 종족이 건넨 아편
주먹으로 하는 사랑의 배신
만년설이 녹아내릴 때
8장 정치를 너무 미워하지 말지어다: 막스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치』
불의 발견, 권력의 재발견
‘울타리 없는 지옥’과 ‘울타리 있는 감옥’
싸움만 일삼는 자들의 속사정
불가능한 꿈을 꾸는 리얼리스트
운동장은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물을 갈아준다는 것의 의미
3부 혐오와 맞서며
9장 사랑이 깃들 곳에 혐오할 자유란 없다: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카드를 거부한 남자의 뒤숭숭한 죽음
이중인격자의 생활기록부
자유의 교과서, 지성의 프리즘
자유의 사용설명서
논쟁의 교전수칙
관용의 그림자
10장 말초적 불평등이란 그런 것이다: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이갈리아의 딸들』
아이언 맨과 한풀이 굿
알파메일과 공모자들
여자를 혐오한 남자들
거울이 본뜬 세상, 이갈리아
킹 목사와 맬컴 X
이것은 번역에 불과하다
11장 내 영혼을 지배하는 자는 누구란 말인가: 한병철, 『피로사회』
카페인 권하는 사회
자기착취의 시대
어느 비만인들의 초상
호모에코노미쿠스의 자아분열
홀로된 자의 피곤한 우울
사람은 무엇으로 죽는가
12장 오늘도 광대는 꿈을 꾼다: 신현준, 『레논 평전』
자비 없는 정의와 허약한 악
왼쪽 심장의 각성
혁명가가 된 슈퍼스타
정치 대통령과 문화 대통령의 대결
감히 세상을 요약하려거든
나가는 말 | 참고문헌 | 미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모든 혁명은 사실 내면의 보수며 진실의 사수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진정성과 헌신이 뒷받침되지 않는 ‘진보’, ‘정의’, ‘혁명’ 따위의 구호는 과시용 멋 부림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부패할 기회를 갖지 못해서 청렴할 뿐이고, ‘갑질’할 특권이 없어서 평등을 외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 대 쥐어 박아줄 힘이 없어 마지못해 평화를 애호하는 것이거나 악당을 두려워하면서도 내심은 악당을 동경하는 것일 수도 있다.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모두가 이념과 철학과 관계없이 괴물이 될 수 있다고. 거짓이 진실을 이기고 권력이 우정을 짓밟았던 모난 역사의 지층에서, 밥 한 그릇에 온 하루와 욕심을 다 바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기구한 역사가 오늘날의 우리에게 전한다. 당신의 빗장은 안녕하신지요. 시작은 자기 자신부터 솔직해지는 데 있다.
민주주의라는 높은 산의 봉우리에는 지식의 만년설이 가득하지만, 산자락에는 묵음 처리된 이들의 울분과 한탄이 쌓이고 만다. 할 말을 못 다한 사람에 대한 외면 혹은 무시에서부터 나치즘과 같은 극단의 망상이 자라고 음모론이 곰팡이처럼 피어나기 쉽다. 여기서 배우지 못해 허튼소리를 한다는 식자층의 차가운 지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분노를 논리적으로 표출하면 분노가 아니기 때문이다. 억울함은 하소연이 되기도 하지만, 극단적 증오가 되기도 한다. 후자가 히틀러의 길이었다.
권력이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권력 없이 바꿀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정의에는 반드시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소중한 사람과 귀중한 가치를 지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득권의 횡포를 보기 좋게 맞받아칠 수 있다. 힘을 멀리하는 자는 착한 사람은 될 수 있어도 의로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착한 사람은 세상의 불한당과 싸워주지 못하며, 음지의 불우한 이들을 구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의 세계에서만큼은 외려 성자가 정의롭지 못한 법이다. 불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혼자만 착한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역사의 진보에는 홀로 남는 착한 이보다 함께 가는 의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