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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img_thumb2/9791187700784.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7700784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2-09-02
책 소개
목차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
마트 보이가 대신 다쳐서 참 다행이야
그 메리는 몇 번째 메리인가
대학생활 보고서
입대 대란의 한복판에서
자기소개서
입시전쟁 참전기
자기만의 공간을 갖는다는 것
포경수술
나는 왜 책을 읽는가
나의 외국인 친구들
연민으로 내 이름을 짓고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동정적인 백인의 부채의식 못지않게 백인을 초대해 융숭하게 대접하고 좋은 것만 보여주며 인정을 획득하고 열등감을 해소코자 하는 모종의 접대 문화, 어쩌면 이 또한 세계화 시대의 민족주의 포르노에 가까울지 모른다. 누군가의 한국행은 세계화일 테지만 어떤 이의 세계화는 다문화인 현실에 그런 게 무슨 의미일까. 살고자 시골구석까지 온 이들을 보고 나는 생각했다. 관광은 며칠이지만 노동은 몇 년이다. 자랑은 순간이고 삶은 평생이 아니던가.
고등학교에서 기계처럼 내신 점수를 챙기던 모범생들은 대학에 가서도 비슷했다. 모든 강의 내용을 빼곡하게 적고, 끊임없이 자신의 불완전한 기억력을 의심하면서 강의 녹취록을 청취했으며, 선배나 기수강자들에게 집요하게 교수의 스타일을 캐물었다. 정답은 최대한 교수의 성향에 맞춤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최소화했다. ‘자신의 관점에서 해당 사항을 논하라’를 요구하는 과목을 가장 멀리했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에서도 고득점에 성공했다. 고등학생의 공부법이 대학에서도 효과적으로 통한다는 것은 취급하는 지식의 품질이나 선호하는 학생의 유형을 잘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대학이 고등학교보다 별반 나을 게 없다는 것을 방증했다. 대학은 게으르고 느슨하고 비싼 고등학교였다.
나는 내 인생의 나이테를 글과 책으로 그리는 사람이고 싶다. 가진 재주가 쉽게 쓰고 재밌게 말하는 것뿐이다. 그걸 계속할 수 있다면 어떤 운명을 맞든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일을 본업으로 갖든, 글은 틈틈이 계속 쓰고자 한다. 내 이름이 적힌 책을 발견하고는 기뻐 날뛰다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자기 책을 구입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두어 문장의 희열을 글자로 새겨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다. 나는 글이 좋고 글로 쓰인 내 생각과 역사와 인생이 좋다. 삶이 글이 되는 인생을 가졌다는 축복에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중략) 죽을 때까지 나는 문장이고 싶다. 내 인생, 비문이면서 미문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