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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1789](/img_thumb2/9791187700692.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유럽사 > 프랑스사
· ISBN : 9791187700692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2-04-28
책 소개
목차
시작하면서
제1부 국회의 탄생
1. 파리의 전국신분회 대표 선거
2. 파리 제3신분의 진정서
3. 전국신분회 개최
4. 국민의회 선포와 죄드폼의 맹세
5. 루이 16세, 당신만 신성한가?
제2부 바스티유 정복
1. 혁명의 중심지 파리
2. 네케르의 해임과 파리의 대응
3. 국회의 결의
4. 바스티유 정복
5. 바스티유의 피정복자들 1
6. 바스티유의 피정복자들 2
7. 바스티유의 정복자들
8. 파리 코뮌의 탄생
9. 지방 도시의 봉기
10. 대공포
제3부 인간과 시민의 권리
1. 강제위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2. 제헌의회의 활동 시작
3. 8월 4일 밤의 선언
4. 인권선언
5. 왕의 거부권
6. 파리 아낙들의 베르사유 행진
7. 파리로 가는 길
연표
저자소개
책속에서
왕은 왕국의 조화와 행복을 언급하고 번영을 얘기했지만 이미 왕과 제3신분 대표 사이의 거리만큼 귀족이나 성직자의 특권층과 평민 사이의 거리도 좁힐 수 없는 것임을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의 예복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2,000명 정도의 참관인은 중앙홀에서 일어나는 연극 같은 장면이 앙시앵레짐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음을 알았다. 그러나 그 모습 속에서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참관인은 연극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나는 정치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처럼 앙시앵레짐 시대에는 전혀 불가능했던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 그날 이후 프랑스의 정치는 대중에게 공개될 것이다. 대중은 입법가들의 활동을 지켜보고 여론으로 그들을 지지하거나 압박하면서 정치적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그날 이후 혁명기 정치 장면을 그린 그림에서 우리는 정치가뿐만 아니라 대중의 모습도 볼 수 있다. 6월 20일 ‘죄드폼의 맹세’를 묘사한 그림에서 창에 붙어 의원들을 내려다보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입법활동을 직접 참관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제3신분이 국회를 선포하고 주도하면서 왕의 의지를 꺾은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더욱이 그들은 “루이, 당신만 신성한가? 우리도 신성하다”라는 듯이 의원의 면책특권을 결의했다. 이로써 국회가 스스로 자신의 지위를 높였고 왕은 즉각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그때부터 ‘혁명’은 아직도 수많은 사건과 함께 흘러간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일이 하나하나 일어났고, 또 이후로도 그런 일을 겪으면서 얼마간의 세월이 지난 뒤 돌이켜보았을 때 비로소 “우리가 이런 일을 겪었고 해냈던가?”라고 깜짝 놀라는 그런 것, 그것이 바로 혁명이다. 그리고 혁명은 예전의 신성한 권력을 부정하면서 새로운 권력을 만드는 것이다. 전국신분회의 제3신분이 국회의 ‘평민’이 되었고, 왕처럼 ‘신성한 존재’가 되면서 혁명의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로써 정치적 앙시앵레짐은 6월 23일로 죽었다.
이즈음에서 의문을 품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바이이와 라파예트 그리고 파리 선거인단은 왜 군중이 바라는 대로 하지 않고 귀족 관리의 목숨을 구해주려고 애썼던가? 우리가 오늘날의 낱말을 쓴다면 일종의 ‘계급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선거인단은 성인 남자 가운데 어느 정도 수입이 있는 사람들이고, 그들이 뽑은 전국신분회 대표는 여느 선거인보다 더 뚜렷한 계급의식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중략) 그들은 새로 태어나는 질서를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지배하려고 했으며 그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합법성’이었기 때문에 ‘정식재판’을 거치자고 주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조상 대대로 탄압당한 기억을 현실적 행위에 투영한 시위 군중은 ‘재판’이라는 과정에는 동의하더라도 이제 자신들의 세상이 된 만큼 자신들의 방식대로 재판을 진행하고자 했다. 그래서 군중은 이미 유죄판결을 하고 잡아들인 풀롱이나 소비니 같은 사람에게 형을 집행하는 일만이 남은 절차라고 보았다. 앞으로도 그들은 자신들을 대표할 시장이나 국민방위군 사령관, 선거인단의 소극적인 태도에 수없이 좌절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