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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756019
· 쪽수 : 137쪽
· 출판일 : 2017-01-01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가자미 ― 13
어항 ― 14
눈 속의 바다 ― 15
이것은 바다가 아니다 ― 16
희박한 평면 ― 18
포락선 ― 20
우산 ― 22
바깥 ― 23
이명(耳鳴) ― 24
연장(延長) ― 25
구름의 옛날 방식 ― 26
파도 옵스큐라 ― 28
목련 ≤ 목련 ― 30
익사한 것들의 합창 ― 31
즐거운 요리 ― 32
제2부
손의 외출 ― 35
수평선 0.001 ― 36
소독 ― 38
사바나 사바나 ― 39
소소한 수평선 ― 40
마그리트의 우산 ― 41
물고기병 ― 42
수평선 ½ ― 43
아내의 얼굴 ― 44
파리하지 않고 커피 ― 46
목매단 기호의 숲 ― 48
참을 수 없는 해변 ― 49
초끈 이론 ― 50
전도서를 읽는 밤 ― 52
저문 꽃들 ― 53
제3부
매우 쪽으로 선 나무 ― 57
지네 ― 58
NACL ― 60
어떤 대화 ― 62
대게 ― 64
파도의 예각 ― 65
냄비 ― 66
섬에 도착하는 방법 ― 67
닭발 ― 70
× ― 72
말이 태어나는 바다 ― 74
눈이 오는 동안 ― 76
새가 날아오를 때 ― 77
고양이의 눈 ― 78
오래된 나무 ― 80
제4부
동류항 ― 83
해변의 몽돌 ― 84
비의 도착 ― 85
불온한 나무 ― 86
마트에서 ― 88
붉은 혀 ― 89
비를 적시다 ― 90
Hg, 혹은 수은 ― 92
빈센트 반 고흐 ― 94
폭포 ― 96
푸른 귀 ― 98
파도의 단면 ― 99
춤 ― 100
제5부
수평선 치킨 ― 105
핸드 드립 ― 106
봄눈 풍경 ― 108
꼬리들 ― 109
쟁반 위의 생선 ― 110
낚시 교본 ― 112
실내의 증거 ― 114
감은 감나무에 도착하지 않는다 ― 115
불면증 ― 116
나무의 키에 대해서 ― 118
물의 구성 성분 ― 120
공갈빵 파는 부부 ― 122
지붕 위의 파도 ― 124
해설
조강석 등가교환의 시적 논리 ― 125
저자소개
책속에서
구름의 옛날 방식
언어에 물기가 번질 때가 있다
슬몃
언어의 행간에 우산을 받쳐 놓는다
도착 지점이 익숙하지 못한 비는
길이가 달라 방향이 틀려 누가 누군지 의문으로 가득하고, 웅덩이나 축축한 빈터에 미결로 남아 아직도 의아하고 무언가 잠시 망설여야 될 것 같아 우산으로 가리면,
우산은 자신의 치수에 맞는 하늘을 만들어 준다*
산에 들에 비를 캐러 다녔네 넘어지는 비 절룩이는 비, 비의 뿌리는 투명하고 빗줄기는 가늘다 비는 가끔 있고 비는 넘쳤고 비가 오지 않는 체육 시간, 모두 빠져나간 교실에 우두커니 남은 아이, 교실은 가끔씩 도난 사고가 접수되고 어리둥절 교무실 앞 복도에 오래 두 팔을 쳐들고 서 있던 아이, 너무 많은 비, 우산이 없었네
머리 위로 발설하지 않는 비
늘어뜨리지 않고 긴
구름의 옛날 방식, 비는
외롭고 결혼 같고 구운 구름 냄새가 나
병원에 누워 링거를 맞는다 유리관에 방울방울 떨어지는 빗방울들 온몸이 열대지방을 지난다 병실 유리창에 구름이 비친다
하나둘씩 사람들이 허공에 내리고 있다
*로제 폴 드루아.***
매우 쪽으로 선 나무
내가 오른쪽이라 했을 때 꽃은 더 쪽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위쪽을 가리키자 잎사귀는 가만가만 덜 쪽을 응시하고 있다
귀를 감은 왼쪽이 천천히 찻잔에서 흘러내리고
내가 고여 있는 아래쪽은 뿌리가 있는 늘 쪽이다
줄기가 휘어지는 빨리 쪽은 내가 바라보는 앞쪽이다
내가 뒤쪽으로 돌아설 때 비는 가끔 쪽으로 내리고
내가 염려하는 안쪽은 붉은 열매의 너무 쪽이다***
손의 외출
말 대신 수화를 하는 사람을 본다
말이 몸 바깥에 있구나 하는 순간
컵을 쥔 손을 떨어뜨렸다
쟁그랑 하는 소리가 눈 속에서 난다
손이 몸 안으로 떨어진다
얼떨결에 손을 잡으려던 말을 놓친다
무슨 말이 더 남았을까
여전히 허공에 쟁반을 받쳐 두고
구름 밖으로 기다랗게 빠져나가는 비처럼
말 밖으로 손이 빠져나가는 중이다
손가락 마디가 사라지는 쪽으로
침묵이 컵을 들어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