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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

치명

김산 (지은이)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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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치명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756057
· 쪽수 : 118쪽
· 출판일 : 2017-05-15

책 소개

파란시선 11권. 김산의 두번째 시집. 김산 시인의 시는 유니크하다. 시집의 제목을 차용하자면 '치명적'으로 유니크하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시는 유니크하게 죽음에 이르고자 한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사과는 무럭무럭 자라나고
013 현대시
014 word
016 관념적인 박수
017 두근두근 주황
018 밤의 증폭
020 모른다는 말
022 사각사각
024 비의 제국
025 약진하는 사과
026 우리들의 공익
027 유니크한 계단
028 캘리포니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030 토마토가 빛나는 밤에

제2부 흔한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처음 불렀던 노래들
033 kiss the rain
034 she
036 들창코 우주 소녀 이원
038 발인
040 다시, 은하에게
042 흔한 시
045 어쿠스틱 꾸움
046 임사
047 주먹왕
048 흰 운동화
050 죽은개미나무
052 죽음의 시퀀스
053 허밍

제3부 그것은 모든 세상의 끝
057 겨울의 내계
059 겨울의 외계
061 겨울의 무기
062 겨울의 할례
064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065 옥상달빛
066 아마도이자람밴드
068 아귀의 아기
069 울림의 미시
070 차례차례 불꽃쇼
071 태양의 시민권
072 팥색입니까? 팥빛입니까?
073 하울링

제4부 날개는 자꾸 공중의 저편으로 날아가고
077 기형도 박물관의 기형도
078 나무의 나무
079 가족의 탄생
080 흰 벽
082 미라
084 차음
086 마흔
088 사서
089 게르
090 검정감정
091 명랑
092 休止
094 치명

해설
096 장은석 감정시학

저자소개

김산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2007년 《시인세계》로 등단했다. 시집 『키키』 『치명』이 있으며, 2013년 대산창작기금 수혜, 제주4·3평화문학상, 김춘수시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프로젝트 포크밴드에서 노래와 기타를 치고 있으며, 인천 동화마을에서 까만 강아지 ‘나무’와 오붓하게 살고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두근두근 주황

주황 책을 읽는다 명랑하게. 주황에서 주황 종소리가 난다. 종소리는 부서지고 책은 찢겨지고 주황은 외따로이 주황주황 훌쩍인다. 신작로에는 하얗고 노란 주황들이 맹인처럼 서 있다. 선글라스와 선글라스 사이로 주황들이 흩날린다. 그리고 계속 주황은 어디론가 빨려 들어간다 저돌적으로. 활자가 주황을 버리자 주황은 책갈피 속에서 난분분하다. 주황이. 종소리가. 선글라스 속으로. 아무런 대사도 없이 지문 속에서 파열한다. 백 살이 넘은 태아가 주황의 배를 냅다 걷어찬다. 엄마의 주황이 하혈을 한다. 없는 아빠가 애타게 주황을 부르지만 주황은 태초에 없다. 주황은 색이 아니다. 색은 주황의 미라. 주황은 너의 이름 너의 이름은 주황. 모든 주황은 네가 죽였다. 주황주황 죽어서 지금 너의 옆에 있다. 전근대적으로 새근새근 잠들어 있다. 우리 모두 주황의 이마에 키스를. 주황의 피사체가 반짝인다.


겨울의 내계

한 떼의 위약한 살들이 겨울의 빛을 망쳤다고 쓰겠다.
담배 연기가 죽은 구름을 위로하고 무딘 낫이 때때로
공중의 살들을 헤집었다고 쓰겠다.
그리고 한 여자 한 여자 한 여자가 눈의 빛 속으로
장엄하게 걸어 들어갔으니.
그것은 감히 신성한 일의 전조라고 차마 발설하지 못한 죄인에게
혀를 내미는 일에 불과했지만.
부러진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의 입구가
견고하게 구축되었다.
돌아오지 못한 철새들이 서로의 몸을 부대끼며
종소리 종소리 종소리 울렸다.
쩌렁쩌렁 공중의 길이 산탄처럼 퍼져 나갔다.
당신은 그리고 그날 비로소 죽었다고 쓰겠다.
‘이미’라는 부사 앞에서 장렬하게 산화되었다고 쓰겠다.
운구의 행렬을 따라 겨울의 빛이 검푸르게 곡을 했으므로.
그것은 모든 세상의 끝.
소멸하는 지리멸렬함이 부르는 탄성.
아! 하고 입을 벌리자
오! 하고 따라붙는 불온한 겨울 무지개.
색을 잃은 빛들과 빛을 잃은 색들의 위태로운 군무.
천칭의 추 하나가 별자리에서 이탈했으므로.
그리하여 영영 침묵으로 말하겠다고 쓰겠다.


치명

푸른 저녁이 등의 짐을 잠재우는 시간으로 돌아가겠다.
고독의 밀실로 말하노니,
구름의 검은 조등이 맨발 아래 스멀거리는구나.
죄를 지은 사람과 죄를 벗은 사람 사이에서
분분이 포말 되는 겨울의 말로 이해하겠다.
섬이 떠다닌다. 한 섬 두 섬 세 섬 선한 양들을 부르듯.
섬은 별의 공동묘지. 저기 아래,
주검의 정박을 절체절명의 몸부림이라고 부르겠다.
어둠이 하얗다고 소년이 소리친다. 그것은 비석의 그림자를 본
늙은 매의 날갯짓이 전생을 파닥거리는 불온한 외침.
어린 송장이 관의 문을 열고 비로소 명멸하는 저녁,
잔디들이 일제히 일어나 향을 피우며 음복을 한다.
바람의 후레자식들이여!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라.
썩은 눈동자로 집을 잃은 별들이 뜨거운 손을 잡는다.
들개 한 마리가 앞발을 천천히 거두어 가슴으로 덮는다.

바람이 분다. 죽어야겠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래도 죽어야겠다.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를 변용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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