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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732084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3-07-27
책 소개
목차
자라나는 마음/ 바람과 손/ 호명/ 포스트잇 / 현존/ 최후의 사람/ 맹목/ 거울
/ 108배/ 쓸데없는 것들로 가득한 세계/ 깻잎도 뱀도 그리고 나도/ 이끼/ 감나무
/ 세상의 애인들/ 개장/ 몽돌/ 한참을 웃고 떠들고 이내 평온해졌다가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다시금 혼자 키득거리는 사람/ 구두끈을 묶다/ 거북이/ 울산/ 참형/ 바람과 나
/ 미쁜 집/ 오직, 바람/ 거울과 겨울 사이의 시간/ 당신의 물/ 사라지는 나무들/ 출가
/ 그래도 구월이다/ 흰 개/ 걷는 사람/ 이인자/ 저녁의 비취/ 저녁의 문/ 저녁의 붓다
/ 동토/ 활력/ 독감/ 고라니를 생각하다/ 벚나무 잎이 천천히 떨어지며 남기고 간 사소한 것들/ 낡은 서랍은 말을 한다/ 넘어지는 사람을 보았다
/ 사막의 거북이는 오아시스를 생각한다/ 나무들 / 예버덩에서
/ 가라앉히기에 충분히 설득력 있는 노래/ 36.9/ 희준에게/ 갈애/ 울어라! 피아노
/ 마을/ 사이/ 오늘의 시/ 오늘의 가난 / 슬픈 찬란/ 참깨/ 목불/ 세탁왕/ INFP-A
/ 입적
해설 울음의 활력 | 유종인(시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제 몸이 되지 못한 몇 알의 씨앗들이
구멍 난 정수리 속에서 꿈틀거린다
자꾸만 간지러워, 손톱으로 긁어 보지만
뿌리에 박힌 낯선 얼굴이 고개를 든다
슬픔을 머리에 이고 가만히 웃는 너,
떡잎이 떨어질 때까지 푸드득 춤을 춘다
가는 비를 맞으며 자유공원에서 월미공원까지
사부작 걸어가면 어느새 해가 쨍쨍하다
미워했던 마음 위로 불어오는 따뜻한 공기
가냘픈 이파리들이 머리칼처럼 휘날린다
땅과 물, 불과 바람이 가득 차오르면
겨우내 굳었던 마음들이 새순으로 돋는다
- 「자라나는 마음」 전문
한남대교에서 잠실대교까지 걸으며 수없이 넘어지는 것들을 보았다. 구름이 구름을 잡고 넘어지고, 지나가는 자전거 사이로 바람이 뭉개져 넘어지고, 시계 속의 분침이 시침에 걸려 넘어지고, 새롭게 피어난 오늘의 희망 따위가 어제의 절망을 넘지 못하고 넘어지고, 그렇게 모든 것들이 넘어지는 사이에 사위는 밝게 어두워졌다. 넘어지게 되자 더 잘 걷게 되었다. 다리에 힘이 풀리자 어디서 피어났는지 새로운 꽃들이 활짝 피기 시작했다.
- 「넘어지는 사람을 보았다」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