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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756170
· 쪽수 : 137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생체-나무 13
청보리의 밤 15
실종 18
뼈의 기하학 20
엔드게임 22
원숭이 가면 24
의자의 정치학 26
李箱은 왜 호랑이 가죽을 행복의 상징이라 부르는가 28
沒年 31
제2부
꽃의 광인 37
태양 프로펠러 38
탁발 40
날아가는 계단 42
치르치르미치르 43
아이들의 음화 44
잔혹 투명 구슬 46
원룸 47
깃을 날리며 48
금니 속에 비친 풍경 50
견갑의수 52
길의 표정 54
아파트 경비원 J 씨의 팝업북 56
죽음은 발견되어야 한다 58
제3부
한밤의 파레이돌리아 61
최초의 발작 64
대낮에 누가 울지 66
쌍둥이 성좌 67
유리 심장 70
무저갱 72
피와 검은 고양이 74
암점 76
生時夢 78
얼음 장미의 계곡 82
제4부
채석강 87
그림자가 겹치다 88
바람에 적다 89
고양이의 추 90
老翁이 간다 92
베란다 동백 94
발산대중사우나 95
빈집의 침입 96
백색 오토바이 98
코끼리 시간 여행법 100
하트 에이스 102
혀 속의 혀 104
종신 106
하얀 명령 107
가마우지의 여름 나기 110
다시, 파랑 112
해설
김수이 생활과 사랑 사이, 사라지는 매개자들 114
저자소개
책속에서
생체-나무
당신 생각은 불법이야, 살인적 리듬이 숨 쉬는 곳
당신의 광장에는 내일이 없지
幻影, 여름아
얼어 버린 물방울이 고요하게 폭발한다
도시 끝에서, 한강철교 너머에서
장마전선을 끌어올리며 우는 자귀나무
진앙지는 바로 나였다
거리의 속살 사이로 파고드는 질풍 같은 리듬
생활을 잊은 듯 질주할 것
리듬이 바뀌는 순간, 구피의 꼬리 같은
악몽의 시간으로 진입할 것
생환하라, 陰畵
생체-나무가 흔들리는 속도에 대해
꽃의 카오스에 대해 생각한다
분노는 겨우 바깥에서 터지는 꽃, 용납할 수 없는 자귀 꽃의 슬픔이 오늘의 술잔 속에서, 어진 사람의 입에서 혹은 묻지 마 살인자의 칼끝에서 터진다
리듬을 앓는 눈썹과 내 입의 기울기, 운명의 창밖으로 날카로운 나무들이 이동한다
바람이 구름을 밀어내듯
초록의 잎들이 비밀을 누설하고 있다
조문받는 느낌이랄까, 갑갑한 발로부터 이륙하라
도시 상공에 구멍을 뚫는 처녀-새의 울음
불을 옮기는 역린
생활의 언명을 거스르는 태풍처럼
오렌지가 피워 내는 곰팡이들
녹색의 포자들이 지구의 리듬으로 날아가고
생활이 알리바이를 앓는다 ***
沒年
광장에 서리 내린다
응결된 서릿발,
내려야 한다
무당벌레 한 마리, 뒤집힌 육체
고개 든 개미들
썩은 살이 흘러내린다
광장이 넓어지고
죽은 광장이 살아나고 있다
대지의 裂開
숨은 지각판이 요동친다
여진이 계속되고
본진을 기다리는 날들
축이 살짝 기우는 지각변동의 11월
투명한 햇빛에
훤히 드러나는 살
검은 피의 더러운 생리를 배운다
신경과 근육과 살갗이 뒤집혀
안이 바깥이 되고, 바깥이 안이 된다
최상부의 치부가 밑바닥의 생피가 되어
말단까지 흘러내린다
허깨비를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 허깨비들
허깨비를 깨기 위해 움직이는 허깨비들
우스꽝스러운 사태를 바라보는
유모차 속 천진난만한 아이들
거짓말 같은 불편한 사실이 존재했다
설마 존재했다, 뒤통수를 맞았지
타오르던 불의 흔적들
촛농이 광장을 뒤덮는다
민중은 탓할 수 없지
재야 학자에게서 흘러나오는 냉철한 탄식
과연 그런가
붉은 고추가 투명해지는 계절
닫혔다 잠시 열리는
囊中之錐의 세계
카오스는 투명하게 드러날 수 있는가
보이지 않는 유령들이 일어선다
그래, 우리는 유령이었다
시간을 돌리려거든 서둘러라
불안과 원시와 분노의 날들
모든 아침에 떨어져 뒹구는 햇빛
행복한 아침입니다
미소 가득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승무원 목소리에 얹히는
햇빛 강렬한 추운 아침
그런 날입니다, 참 처연한 아침입니다
오늘의 하늘은 죽었군
우리에게도 절박한 타락이 있었다고 고백하자
칼과 칼이 입속에서 돌고 있다
젖은 혀를 열고 새가 날아오른다
죽은 언어에 각주를 단다
죽은 언어와 나의 요설을 향해 제를 지낸다
몰년사해몰년사해
沒年死骸沒年死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