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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프로젝트 2014-2020 비평 일기

아케이드 프로젝트 2014-2020 비평 일기

조재룡 (지은이)
  |  
파란
2021-08-10
  |  
30,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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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프로젝트 2014-2020 비평 일기

책 정보

· 제목 : 아케이드 프로젝트 2014-2020 비평 일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7756972
· 쪽수 : 520쪽

책 소개

조재룡 평론가가 페이스북에 칠 년 동안 적은 비교적 짧은 글들을 일자순으로 묶은 책. 대학 강의안 초안과 그 진행 과정, 로베르 데스노스와 레몽 크노의 시 번역 초안과 그 노트, 시와 소설과 무협지와 망가와 애니메이션과 영화에 대한 독서 노트 등 유쾌하고 재미있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목차

005∣책머리에

013∣2014. 3. 22. ― 6. 28.
041∣2014. 7. 2. ― 12. 27.
073∣2014 ― 2015
115∣2016. 1. 29. ― 12. 30.
129∣2017. 1. 1. ― 6. 29.
181∣2017. 7. 2. ― 12. 31.
287∣2018. 1. 2. ― 6. 29.
343∣2018. 7. 1. ― 12. 29.
405∣2019. 8. 22. ― 12. 27.
421∣2020. 1. 1. ― 6. 16.
475∣2020. 7. 2. ― 12. 31.

저자소개

조재룡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시학과 번역학, 프랑스와 한국문학에 관한 논문과 평론을 집필하고 시와사상문학상과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앙리 메쇼닉과 현대비평: 시학, 번역, 주체』 『번역의 유령들』 『시는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번역하는 문장들』 『시집』 등이, 역서로 앙리 메쇼닉의 『시학을 위하여 1』, 제라르 데송의 『시학 입문』, 장 주네의 『사형을 언도받은 자 / 외줄타기 곡예사』, 레몽 크노의 『떡갈나무와 개』 『문체 연습』, 조르주 페렉의 『잠자는 남자』 『어렴풋한 부티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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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시에서 구연(口演)은 필수다. 펄떡펄떡 뛰어다니는 문장들을 발음해 보는 것, 호흡을 따라 소리로 짚어 내는 작업은 시뿐만 아니라 사실 모든 글에 갖추어야 할 미덕일지도 모른다. 반드시 출력할 것, 화면에서 탈출시킨 원고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 내어 읽을 것, 그리고 조용히 연기자가 될 것, 다시 읽을 것, 소리 내서 다시 읽을 것, 큰소리로 읽어도 좋고, 나지막한 소리로 속삭여도 좋다. 그러나 시를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시인들이 시집을 출간하기 전에 내가 했던 이 읽기의 방식으로 자기 원고를 퇴고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게 될 것이다. 리듬은 규칙적인 휴지나 문장의 분절이 아니라, 강세(accent)의 실현이자 그 어울림이며, 통사의 조직과 흐름 속에서 이 모든 것을 궁리하게 하는 지표로써, 결국 시의 특수성을 추적하고 말의 쓰임과 그 특성을 살피는 데 소용된다. 리듬은 율격이나 정형률과는 상관없다. 우리말의 리듬을 살피려면 무엇보다도 우리가 쓰고 있는 바로 그 말의 성질과 특성, 조직에 대한 일관되고 검증된 지식과 이 지식을 활용한 분석이 요구된다. 이 모든 것에서 선행 조건은, 의미가 텍스트에서 제자리를 찾아 나서는 시의 특수성이다. 시가 소비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시가 구술성과 리듬의 산물이라는 사실과도 관련된다. 소리 내어 읽을 때 찾아왔다가 허공에 흩어지는 의미의 자잘한 살결들을 붙잡고 우리는 삶의 기이한 골목을 방문한다. 시의 리듬은 이런 점에서 형식의 반대로서의 의미나 내용으로 요약되지 않는 언어의 현상이며, 이것을 나는 의미를 만들어 내는 과정으로만 존재하는 구술성의 세계라고 부른다. 현대시의 목줄을 쥐고 있는 것은 바로 리듬과 구술성일 수 있다.


시는 말을 다급하게 말아 쥐고 속절없이 무너질 때 빛난다. 말의 힘을 부리는 능력에서 한발 양보하면 시는 그것으로 끝이다. 꽃피울 수 없는 바위 위에서 전개하는 이 싸움은, 결구를 예견할 수 없으며, 삶을 정화하는 데는 실패하지만, 우리를 빈손으로 살게 하지 않는다. 난해하다고 알려져 푸대접을 받았던 시의 낱말들을 헤아리고, 문장의 조직과 움직임을 움켜쥐려 몇 시간 골몰히 파다 보면, 결국 시에서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나, 비평가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이때 이상한 환희가 행간에서 솟아오른다. 길은 항상 막다른 골목에서 열린다.


게으름, 권태, 소요, 우울, 유보, 지리멸렬, 하염없음, 망가짐, 덧없음, 공허, 어이없음, 잠, 몰락, 잉여, 찌꺼기, 부스럼, 우유부단, 무기력, 포기, 절망, 익명 같은 주제로 써 내려간 글이 나는 무작정 좋았다. 이런 것들은, 학교에서건 집에서건, 어렸을 때부터, 내가 가져서는 안 된다고 나에게 말해 왔던 것들이기도 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구박하고, 지워 내고, 핍박하고, 급기야 깨끗이 청소해서 추방하거나 흔적마저 지우려 한다. 그런데 사실, 이런 것 없이 삶을 살아갈 수는 있는 걸까? 도대체 우리는 이것들 없이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이며, 이것들 없이 어떻게 이 세상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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