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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7886365
· 쪽수 : 380쪽
· 출판일 : 2019-04-15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모퉁이를 돌자 집이 눈앞에 나타났다. 기둥과 거창한 탑이 우뚝 솟은 대저택은 아니었다. 사각의 소형 주택이었다. 오래된, 단단한 석조 건물. 한쪽 끝에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감시탑이 있었다. 스코틀랜드 약탈자를 막기 위해 국경을 따라 지은 요새화된 농장 중 하나였다. 돌은 저물어 가는 햇빛을 받아 따뜻해 보였다. “멋지군.” 베라는 잠시 질투심이 가슴을 찌르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아버지 헥터는 이런 곳에서 자랐다. 땅을 물려받지 못하는 셋째 아들이었지만, 어쨌든 사람들을 열받게 했고 가족은 그와 연을 끊었다. 문득 베라는 자신의 산속 작은 집을 떠올렸다. 그녀는 그 작은 집 하나 깨끗하게 유지하지 못했다. 이런 집은 엄두도 못 낼 것이다.
로레인이 뭐라 대답하려는데, 나이절이 먼저 입을 열었다. “심심할 시간이 없습니다, 경감님. 계곡에서 매일 같이 일이 생겨요. 여기 농장 개조 단지에서는 사는 게 큰 즉흥 파티 같습니다. 이웃 한 사람은 우리를 ‘은퇴한 쾌락주의자 클럽’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모두 일찌감치 은퇴했어요. 아이들은 둥지를 떠났죠. 아이들이 있던 사람들은… 모두 퇴직 연금이나 개인 연금이 그럭저럭 나옵니다. 드디어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시기죠.”
난 이런 일을 안 해도 돼. 북부에서, 나를 경멸하는 사람들과 같이 살면서, 낯선 중년 남자들이 시체에서 옷을 벗기는 일을 돕고 있을 필요가 없어. 나는 영리하고,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을 만큼 아직 젊어. 내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어. 이런 깨달음에 이어 다시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베라 스탠호프처럼 일과 결혼한 독신으로 늙고 싶지는 않아. 이제 홀리는 자기 책상에 앉아 그 순간의 흥분과 결단, 그 순간의 용기를 되살리려고 애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