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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사
· ISBN : 9791188296187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18-09-2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환상에서 물리학으로
2장 텔레비전의 발명
3장 전쟁과 텔레비전
4장 텔레비전 시장과 소비자
5장 외계에서 온 텔레비전
6장 우주선, 검은 상자, 평면스크린
7장 텔레비전에 맞선 예술
나가는 말
주.참고문헌.사진 출처.찾아보기
책속에서
텔레비전이라는 인공물은 사실과 허구가 뒤엉킨 문화사의 일부다. 기원과 권위를 두고 경쟁하는 여러 주장이 텔레비전의 발명과 발견, 혁신, 걸림돌 들을 과장하거나 풍자하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만들어냈다. 때로는 위대한 발명가의 형상을 내세워 자기 민족이 텔레비전을 처음 발명했다고 자부하는 이야기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영국 문헌에서는 스코틀랜드의 존 로지 베어드가 그 중심이다. 미국에서는 필로 테일러 판즈워스가 텔레비전의 아버지로 등장한다. 독일에서는 파울 닙코가, 러시아에서는 보리스 로싱이, 일본에서는 다카야나기 겐지로가 텔레비전을 발명했다고 전해진다. 공학 학회지나 대중 기술잡지 혹은 텔레비전 역사에 극적으로 묘사되는 이런 인물들의 배경에는 국가 간 경쟁과 발전 그리고 제도와 기업의 경쟁이 있다. 그러나 누가 텔레비전을 ‘발명’했는가는 텔레비전이라 불리는 인공물이 무엇을 뜻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는 텔레비전이라는 인공물이 물질적 구조물인 것만큼이나 문화적 구성물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_ 들어가는 말
초기 과학소설은 테크놀로지로 공간을 정복하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기구, 잠수함, 대포로 쏘아 올리는 달 캡슐 같은 기계들이 등장해 바다나 ‘행성 사이의 공간interplanetary space’을 정복했다. 쥘 베른 이후 ‘그곳에 도착하기’라는 틀에 맞춘 여행문학들은 여행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러나 중산층 독자를 위해 고안된 이런 기계들의 짜릿한 이동 속도는 중산층의 안정감을 흔들어서는 안 되었다. 따라서 공상적 장치를 이용한 놀랄 만한 비행들은 ‘공간이동 장치’의 ‘안락하게 장식된 내부’에서만 이뤄졌다. 빅토리아시대 문학이나 그림에 표현된 텔레비전은 19세기 중반 전기, 기계, 자기 분야에서 거둔 실제 과학의 연구 성과를 가공한 것이었다. 과학소설은 이런 성과를 상상 속 미래로, 또는 시간과 거리에 관한 과학으로 투영했다. 바다 건너에서 진행되는 식민지 팽창사업과 그 수단을 자세히 묘사하는 대신 상상의 텔레비전을 등장시켜 시공간을 무너뜨림으로써 거리와 차이를 안전한 근거리로 끌어당긴 것이다.
_ 1장 환상에서 물리학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