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에세이
· ISBN : 9791188501212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21-08-16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살면서 한번쯤은 누리고 싶은, 세계 문학 전집을 읽는 시간
2020, 여름
노인과 소년 :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마스크는 언제 벗을 수 있을까? : 『페스트』, 알베르 카뮈
긴 장마처럼 : 『콜레라 시대의 사랑』 1·2,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아니야, 결코 가볍지 않아!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순전히 얼음 때문에 : 『백 년 동안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북북서로 미쳤다고? :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 무슨 호사인가 : 『위대한 개츠비』,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외진 곳의 장기 투숙자 :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직 편지글로만 : 『파멜라』 1·2, 새뮤얼 리처드슨
재난지원금 덕분에 : 『클러리사 할로』 Ⅰ~Ⅷ, 새뮤얼 리처드슨
술 냄새와 책 냄새 진동하는 소설 : 『화산 아래서』, 맬컴 라우리
현명해져야 하는 건 리어일까 나일까? : 『리어 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가면의 진실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오스카 와일드
권력은 나눌 수 없는 걸까? : 『오이디푸스 왕』, 소포클레스
누구나 언제든 삶의 한가운데를 산다 : 『삶의 한가운데』, 루이제 린저
우당탕탕 지나가 버린 젊은 시절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흉내 내기 : 『돈키호테』, 미겔 데 세르반테스
성공한 속편은 없는 걸까? : 『돈키호테 2』, 미겔 데 세르반테스
2020, 가을
가을의 문턱에서 만난 도스토옙스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3,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을 다시 쓴다면? : 『점원』, 버나드 맬러머드
도와줘요, 빨강머리 앤! : 『그린게이블즈의 빨강머리 앤』 1~10, 루시 모드 몽고메리
외진 곳에 불시착한 영혼 : 『테레즈 데케루』, 프랑수아 모리아크
집에 돌아가는 길 : 『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
합의와 치욕 : 『변신』, 프란츠 카프카
쓸쓸하다 :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세상이 너무 지겨워! : 『베니스의 상인』, 윌리엄 셰익스피어
세상의 모든 하루 :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발작적인 아름다움 : 『나자』, 앙드레 브르통
무서워라!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세계와 나 : 『푸른 꽃』, 노발리스
내 연인은 슬픔 : 『연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크로머는 어떻게 살았을까? : 『데미안』, 헤르만 헤세
청춘의 비가(悲歌) :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정신의 과장된 삶 : 『만연원년의 풋볼』, 오에 겐자부로
권력과 반역은 한 쌍이다 : 『맥베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기계와 불멸 : 『모렐의 발명』,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기만 없는 사랑이 가능할까? : 『전원 교향악』, 앙드레 지드
비겁한 사랑 : 『좁은 문』, 앙드레 지드
사랑과 증오의 세 꼭짓점 : 『주홍 글자』, 너새니얼 호손
고(故) 박지선 씨를 기억하며 :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어떤 섹스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 『채털리 부인의 연인』 1·2,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철없는 사랑과 공동체의 운명 : 『로미오와 줄리엣』, 윌리엄 셰익스피어
“개 같군!” : 『소송』, 프란츠 카프카
이 사람, 대체 정체가 뭘까? : 『성』, 프란츠 카프카
악을 품은 선과 선을 품은 악 : 『지킬 박사와 하이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연필선인장과 히스 : 『워더링 하이츠』, 에밀리 브론테
나는 나를 보았을까? : 『말테의 수기』,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제인 에어와 다락방의 여인 : 『제인 에어』, 샬럿 브론테
2020, 겨울
이야기의 핵심에 감추어진 것 : 『암흑의 핵심』, 조지프 콘래드
출구 없는 세상에 갇힌 아들 :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출구 없는 세상에서 자기 혁명을 꿈꾸는 딸 : 『사양』, 다자이 오사무
자비 없는 냉담한 서술자 : 『미하엘 콜하스』,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
“창조주여, 나는 네 주인이다. 순종하라!” : 『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도시와 시간 : 『악의 꽃』, 샤를 보들레르
근대 소설의 최대치 : 『전쟁과 평화』 1~4, 레프 톨스토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 『카탈로니아 찬가』, 조지 오웰
아무래도 소설 같지 않은 : 『모비 딕』, 허먼 멜빌
이야기의 보수성 : 『마의 산』 상·하, 토마스 만
탁월한 서술자와 완벽한 구성 :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의 그늘 아래서 : 『이성과 감성』, 제인 오스틴
천박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 『위대한 유산』 1·2, 찰스 디킨스
행복은 정말 다른 곳에 있는 걸까? :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미리 만나 보는 현대 소설 :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독자를 만들어야 하는 작가의 운명 : 『아Q정전』, 루쉰
포크너, 포크너! : 『소리와 분노』, 윌리엄 포크너
고급 심리소설의 초상 : 『한 여인의 초상』 1·2, 헨리 제임스
문학이란 무엇인가 : 『보이지 않는 인간』 1·2, 랠프 앨리슨
쥘리엥 소렐은 뫼르소의 모델일까? : 『적과 흑』 1·2, 스탕달
‘빈곤 포르노’ 속에 버려진 인물들 : 『목로주점』 1·2, 에밀 졸라
소설가 염상섭 : 『삼대』, 염상섭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임대인이 전화를 해서는 아무래도 집을 내놓아야겠단다. 날벼락 같은 얘기에 어리둥절했다. 이사 온 지 얼마나 됐다고! 사정사정하는 말을 들어보니 세금이 꽤 많이 나와서 실제 집주인인 언니네 부부가 감당하기 어려워한다는 것. 잘 얘기해서 원래 2년 계약이었던 걸 1년으로 바꾸었다. 집은 마음에 쏙 들었지만 등기상의 집주인과 임대인이 다른 게 영 찜찜하던 차였기에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그러고 나니 기운이 쪽 빠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제야 어색하기만 하던 이 집에 비로소 정이 가는 느낌이었다. 이건 또 무슨 조화인지. 별 탈 없이 평온한 날들이 이어지면 그걸 누리기보다 외려 어색하고 불안해하다가 무슨 일이라도 터지면 그제야 이게 내 삶이지, 하고 안정감을 찾는 심리. 왜 이 모양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독일 작가 루이제 린저(1911~2002)가 1950년에 펴낸 소설 『삶의 한가운데』를 펼쳤다.
- 「누구나 언제든 삶의 한가운데를 산다」 중에서
대전에서 새로 만난 의사는 여성분인데 환자들이 많아서 시간에 쫓길 법한데도 대화를 유도하려 애써주고 약도 줄여주겠노라고 친절하게 말해 주었다. 종국에는 약을 먹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고마웠다. 나 또한 어쨌든 과거는 우당탕탕 지나버렸고 지금이 내 평생 가장 편안한 시간인데 이렇게 약에 의존하면서 보내고 싶지 않노라고 답했다. 사실이다. 젊은 날로는 단 일 초도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지금의 내가 좋으니까.
독일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가 1774년에 펴낸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는다.
- 「우당탕탕 지나가 버린 젊은 시절」 중에서
어릴 때부터 누군가의 특별한 행동을 곧잘 흉내 내곤 했다. 친구들 앞에 뽐내듯 그런 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받아들이게 되는 식의 흉내였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닮고 싶은 상대의 습관을 모방했으리라. 아니면 닮고 싶은 사람은 아니지만 특정한 행동이 나도 모르게 배어들 듯 옮겨 왔을 수도 있고. 그렇다 보니 과연 이게 내 것인가 싶어질 때도 많았다. 말투도 그렇고 표정도 그렇고 심지어는 걸음걸이까지. 아, 방금 이 행동은 예전에 아무개의 행동이랑 비슷한데, 하고 불현듯 떠오를 때면 내가 여러 사람의 삶을 동시에 살고 있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1547~1616)가 1605년에 펴낸 소설 『돈키호테』를 읽고 있다.
- 「흉내 내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