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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사 일반
· ISBN : 9791188519361
· 쪽수 : 374쪽
· 출판일 : 2022-03-25
책 소개
목차
국내편(한국편)
1. 최고가 아니면 안 된다_을파소
평범한 농부의 화려한 정계 데뷔 / 최고의 관직을 요구하다 / 백성들을 구휼하다
2. 당 태종의 원정을 좌절시킨 고구려의 거인_연개소문
눈물로 호소하여 부친의 관직을 잇다 / ‘날 인정하지 않는 주군은 모실 수 없다’ / 당나라에 당당히 맞서다 / 거인의 죽음이 망국을 부르다
3. 죽어서 왕으로 추존된 삼국통일의 최대 공신_김유신
단신으로 적진에 뛰어들다 / 김춘추와 인연을 맺다 / 신라의 운명을 짊어지다 / 김춘추의 원수를 갚다 / 김춘추를 왕으로 세우다 / 삼국을 멸하고 삼국통일의 기틀을 닦다 / 죽은 후에 왕으로 추존되다
4. 이인자로서 닦은 발판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다_왕건
영웅 태어나다 / 송악을 들어 궁예에게 바치다 / 빛나는 전공으로 기반을 닦다 / 태봉국의 최고직에 오르다 /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다 / 장수들의 추대로 왕위에 오르다 / 후삼국을 통일하다
5. 고려의 기틀을 다지다_최승로
고려판 『정관정요』를 짓다 / 송악에 나타난 신동 / 중앙집권적 귀족정치를 꿈꾸다 / 성종을 명군의 반열에 올려 놓다
6. 권력 앞에서는 왕도 없고 핏줄도 없다_최충헌
칼을 휘둘러 권세를 잡다 / 반대 세력을 철저하게 제거하다 / 임금을 갈아 치우다 / 권력 앞에서는 핏줄도 없다 / 끊임없는 반란 / 천하를 호령한 권세도 죽음 앞에서는 무용지물
7. 고구려의 부활을 꿈꾸다_최영
난세의 영웅 / 안팎으로 적을 물리치다 / 한번 정한 마음은 변치 않는다 / 몸은 늙었어도 뜻은 쇠하지 않다 / 비록 왕의 뜻이라 해도 / 실패한 요동 정벌의 꿈 / 왕조와 운명을 같이하다
8. ‘재상의 나라’를 꿈꾸었던 조선판 내각주의자_정도전
스스로 주군을 찾다 / 개혁의 꿈을 펼칠 기초를 닦다 / 위기를 기회로 / 새 왕조의 핵심 실세가 되다 / 왕권과 신권의 충돌
9. 명군 세종을 있게 한 명재상_황희
변절이 아닌 선택: 백성을 위해 두문동을 나오다 / 태종의 총애를 받다 / 복종만이 신하의 정도는 아니다 / 명군과 명재상이 만나다 / 영의정으로 최장수 기록을 세우다 / 명재상도 세월은 거스를 수 없다
10. 한낱 궁지기에서 영의정에 오르다_한명회
수양대군의 장자방이 되다 / 불운 속에서 때를 기다리다 / 적의 움직임을 철저히 파악하다 / 난을 일으켜 운명을 바꾸다 / 세조의 목숨을 구하다 / 권세와 영화도 한순간
11. 간신의 손에서도 역사는 만들어진다_유자광
모함을 발판으로 출세가도를 달리다 / 원한은 반드시 갚는다 / 자신이 지은 죗값을 치르다
12. 뛰어난 외교감각을 지닌 비운의 왕비_명성황후
흥선대원군과 맞서다 / 뛰어난 외교감각으로 위기를 극복하다 / 일본의 미움을 사다 / ‘내가 바로 조선의 국모다’
국외편(중국편)
13. 어리석은 주군을 만나 억울하게 죽은 오나라의 책사_오자서
초나라에서 도망쳐 나오다 / 복수의 칼을 품고 때를 기다리다 / 합려의 참모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다 / 평왕의 시체를 매질하여 원수를 갚다 / ‘오늘 구천을 죽이지 않으면……’ / 억울한 최후
14. 재산을 털어 임금을 산 최고의 장사꾼_여불위
임금을 사 둔다면 그 이익은? / 인맥을 활용하여 뜻을 이루다 / 황제의 아버지가 되다 / 일자천금의 고사성어를 낳은 『여씨춘추』 / 파멸의 길로 접어들다
15. 유방을 도와 중국을 통일한 최고의 책사_장량
하늘이 내린 책사 / 군량미를 대신해 유방에게 가다 / 유방을 도와 진나라를 멸하다 / 유방의 목숨을 구하다 / 세 가지 약속 / 사면초가로 항우를 꺾고 천하를 통일하다 / 속세를 떠나 신선으로 살리라
16. 주군에게 천하를 얻어 드리리다_제갈량
삼고초려로 세상에 나오다 / 천하를 셋으로 나누다 / 손권을 끌어들여 위기를 극복하다 / 원칙에 따라 인재를 쓰다 / 천하통일을 위해 출사표를 던지다 / 죽은 후까지 안배하다
17. 태종을 보필하여 당나라 최고의 전성기를 이끌다_장손무기
태종을 도와 당나라를 건국하다 / 현무문의 변 / 개혁의 중심에 서다 / 태자 책봉의 소용돌이 / 마침내 고종을 세우다 / 권력도 언젠가는 기울게 마련이다
18. 실패한 개혁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_왕안석
신종에게 발탁되다 / 정치적 이상을 현실 정치에 적용하다 / 시대를 잘못 만난 비운의 개혁가
19. 실용주의 노선으로 마오쩌둥에게 반기를 들다_덩샤오핑
마오쩌둥을 지지하다 / 마오쩌둥과의 노선 갈등 / 권력투쟁에 휘말리다 / 경제발전 없이 사회주의를 실현할 수 없다 / 영원한 승자는 없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얼마 후, 수양대군은 한명회를 불렀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점 뜻이 통하여 마치 옛날처럼 사귀어 온 친구처럼 친숙해졌다. 한명회의 재능에 흠뻑 빠진 수양대군은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주상께서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도량이 크시니, 만약 대신들이 잘 보필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선왕의 업을 이어 가실 수 있을 것이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곁에 있는 대신들이 간사하여 어린 임금을 부탁할 수 없으며, 그들이 도리어 딴 마음을 품어 선왕께서 부탁하신 뜻을 저버릴까 하는 것이오. 지난번에 권람을 통해 그대의 뜻을 들었으니, 그대는 앞으로 나를 위해 지략을 다해 주시오.”
이미 수양대군에게 자신의 몸을 의탁하기로 결심을 굳히고 있었던 한명회는 겸손하게 대답했다.
“본래 재주가 남보다 못하고 어리석은 제가 어찌 대군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옛날의 일을 두루 살펴보면 임금이 어리면 반드시 옳지 못한 사람이 정권을 잡았고, 옳지 못한 사람이 정권을 잡으면 여러 사특한 무리들이 그림자처럼 달라붙으니 이로 인해 나라의 반란이 항상 일어났습니다. 충의로운 신하가 일어나 반정을 한 후에야 그 어려움이 비로소 형통해지니, 비운(否運)이 서로 이어지는 것은 하늘의 도리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안평대군이 대신들과 결탁하여 장차 역모를 도모하려 한다는 것은 길 가는 사람들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의 역모를 드러낼 방법이 없으니, 당장 거사를 일으킨다 해도 뜻을 이루기 어려울 듯합니다.”
이와 같은 한명회의 말은 수양대군에게 반정을 일으킬 것을 부추기고, 그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이미 수양대군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에 나온 자신감이기도 했다. 한명회는 누구보다도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읽고 파악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한명회와 수양대군의 만남은 ‘수어지교’(水魚之交)에 비유할 수 있다. 즉,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과 같은 것이었다. 왕권에 대한 야망을 품고 있는 수양대군으로서는 뛰어난 지략을 갖춘 책사를 얻은 것이고, 한명회로서는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날의 만남 이후 한명회는 매일 밤 비밀리에 수양대군의 집을 드나들며 앞으로의 계획을 하나하나 세워 나갔다.
―「한명회」 편에서
항우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던 유방은 항우에게 천하를 양분하고 각자 군사를 돌리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항우는 유방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군사를 돌려 귀국길에 올랐다. 싸움마다 계속 승리한 항우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유방은 계속해서 물자가 공급되는 데 비해 항우는 책사 범증이 죽는 바람에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승리를 거두었다고는 하지만 그 사이 많은 병력이 소모되었고 군량도 바닥나기 직전이었던 것이다.
항우가 귀국길에 오르자 유방 역시 군사를 돌리려 했다. 이때 장량은 진평과 함께 그런 유방을 말리고 나섰다.
“우리 한나라는 천하의 절반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여러 제후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초나라는 그동안의 전투로 군사가 많이 줄었고 군량마저 바닥난 형편입니다. 이것은 하늘이 초나라를 버렸다는 뜻이며, 지금이야말로 초나라를 물리치고 천하를 통일할 수 있는 다시없이 좋은 기회인 것입니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호랑이를 길러 후환을 남기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유방은 항우를 추격하기로 결정했다. 유방은 마침내 해하에서 항우와 대치하게 되었다. 그러나 수적으로 우세함에도 유방은 항우를 쉽게 물리칠 수 없었다. 그것은 항우가 워낙 용맹한데다 초나라 군사들 또한 죽기를 각오하고 대항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매복을 비롯한 온갖 계책을 동원했으나 항우를 깨뜨리지 못해 답답해진 한신이 장량을 찾아왔다. 장량은 한신에게 한나라 군사들로 하여금 초나라 군사들을 포위하고 사방에서 피리로 초나라 노래를 부르도록 권했고, 한신은 장량의 제의를 실행에 옮겼다. 이것이 이른바 사면초가(四面楚歌)이다. 초나라 노래를 듣자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 전쟁터에 나와 있던 초나라 군사들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못 이겨 모두 뿔뿔이 흩어져 도망치고 말았다. 그리하여 마침내 한나라가 해하에서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통일을 이룩하니, 이때가 기원전 202년으로 유방이 한나라 왕에 오른 지 5년 만의 일이었다.
―「장량」 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