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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88547265
· 쪽수 : 560쪽
책 소개
목차
제1집행 미친 자 8
제2집행 소심한 자 54
사이 92
제3집행 영리한 자 98
제4집행 고지식한 자 126
사이 179
제5집행 미인 194
사이 273
제6집행 노인 292
사이 341
제7집행 모두 356
제8집행 귀신 398
제9집행 나 506
제10집행 현실 552
첫 판본 작가의 말 555
개정본 작가의 말 558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가 나라면
기억을 잃고도 지식과 지력을 잃고도
사고력과 판단력과 신체 능력과 경험을 포함해서
나를 규정하는 모든 것을 잃고도
누구의 기억으로 어떤 인격을 갖든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인생을 살든
내가 내 근원에서 나온 나 자신이라면
내게서 무엇을 없애든 ‘나’를 없애지 못한다면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채로도 나를 유지한다면.
나는 답을 안다. 그러므로 다른 쪽에 걸 수가 없다. 오늘 나는 마지막으로 이곳에 섰고 마지막으로 내 방에서 나왔다. 나는 살아서는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그렇게 정해져 있으므로. 그것이 내 운명이므로.
부자연스러운 얼굴로 서로를 돌아본 놈들 역시 그 사실을 알며, 이 내기에 돈을 건 놈들도 안다. 내가 어떻게 그들이 이 사실을 아는지 궁금하듯이 그들 역시 내가 어떻게 ‘아는지’ 궁금해한다.
“그러면 ‘돌아와서’ 죽는 쪽.” - 「제1집행 미친 자」에서
이 전체가 내기다.
이것이 내 최후의 사기극이다. 일생 거짓말로 살아온 자가, 죽음에 이르러 마지막으로 벌이는 연극이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채로, 무슨 연극을 하는지도, 관객이 누구고 내가 고른 배우가 누군지도 모르고, 각본이 뭔지도 모르고. 누구와 싸우고 어떻게 이기는지도 알지 못 하고.
기가 막히는군. 생각하자니 웃음이 났다. 조건이 열악해도 분수가 있지.
미친 짓이다. 하지만 언제는 내가 미치지 않았던가. - 「제4집행 고지식한 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