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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 ISBN : 9791188569595
· 쪽수 : 240쪽
책 소개
- 갈릴레오 갈릴레이
자연과학에서 수학의 뛰어난 효용성은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 유진 위그너
수학이 물리적 실재와 이토록 잘 맞아떨어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우주의 법칙,
법칙의 언어
멀리 던진 공의 궤적이나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들의 움직임 같은 현상들을 일정 시간 동안 측정해서 나열하면 방대한 수치 데이터가 만들어진다. 그 데이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규칙성이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데이터가 쌓인다 한들 규칙성을 찾지 못하면 쓸모가 없다. 우리는 데이터 속에서 어떤 현상의 법칙을 찾아내고, 이 법칙은 수학 방정식으로 표현된다. 이것이 데이터와 법칙, 수학 사이의 관계다.
《우주의 수학》에서 말하는 법칙이란 주로 자연계의 기본적인 물리법칙을 의미한다. 법칙이 모든 곳과 모든 시간에 예외 없이 적용되는 보편성을 가질수록 ‘최종 법칙’에 가까워지고, 우리는 언제나 최종 법칙을 발견하려고 한다.
요하네스 케플러는 튀코 브라헤가 쌓아놓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행성의 운동에 관한 케플러 법칙을 발견했다. 아이작 뉴턴은 케플러 법칙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행성 운동의 원인까지 밝혀냈고, 우주의 운동을 더 보편적으로 설명했다. 뉴턴에 따르면,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현상과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이 본질적으로 같다.
그런데 일반상대성이론은 뉴턴의 법칙보다 더 근원적인 이론이다. 오늘날 일반상대성이론이 타당성을 인정받는 이유는 우주적 규모 안에서 일어나는 천체 현상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의 수학》은 물리법칙이 이미 존재하고 있던 사실을 발견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세계가 물리법칙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발견’한 것이지, 아인슈타인이 ‘발명’한 이후에 세계가 일반상대성이론을 따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주의 법칙을 수학으로 풀어내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과 탐구
이 세계는 다양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움직임의 이유와 현상을 설명하는 학문이 과학이다. 이 모든 것은 수학적 법칙에 따라 작동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우주의 수학》에는 이를 증명하는 사례들이 그림과 함께 풍부하게 담겨 있다.
독일 천문학자 요한 고트프리트 갈레는 뉴턴의 법칙에 근거해 프랑스 천문학자 위르벵 르베리에와 영국 천문학자 존 카우치 애덤스가 예측했던 해왕성을 발견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이 예측한 현상 중에 태양 근처를 지나는 빛의 경로가 휘어지는 현상은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아서 에딩턴이 일식을 이용해 확인했다.
미국의 물리학자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은 조지 가모가 예언한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복사, 즉 CMB를 발견했다. 우주 전역에서 쏟아지는 가장 오래된 빛인 CMB는 우주 초기의 귀중한 정보원으로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CMB에 담긴 정보를 해독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우주 관측 데이터에 수학을 적용해서 초기 우주에 대한 정보를 알아냈다. 여기서 얻은 많은 정보는 우주 자체에 수학이라는 언어로 기록되어 있다.
‘우주의 수학’이란
가장 보편적인 언어
도쿄대학교 스토 야스시 교수는 우주의 구조와 은하의 진화를 연구하는, 전 세계 우주론을 대표하는 학자이다. 저자는 《우주의 수학》을 통해 이 세계와 우주가 어떠한 특정 법칙에 의해 지배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놀랍게도 우리는 그 법칙을 수학을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테면 아인슈타인의 방정식 E=mc2에는 원자핵 같은 아주 작은 세계부터 드넓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폭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에너지 변환에 대한 지식이 들어 있다.
이 책은 복잡한 수학 방정식의 구체적 의미를 다룬다거나, 독자에게 수학 방정식을 이해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이 수식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누구나 이 세계를 수식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안내한다.
더불어 다양한 우주론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1960년대 초까지는 우주는 팽창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우주의 밀도는 변하지 않는다는 정상우주론이 우세했다. 저자는 정상우주론이 우세했던 상황을 확 바꾼 빅뱅 이론에 대한 오해를 과학적 설명으로 풀어준다. 조지 가모가 처음 제안한 빅뱅은 대폭발이 아니고,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했다는 관점도 옳지 않다. 빅뱅은 우주 탄생 직후의 고온‧고밀도 상태를 가리키며, 어느 한 곳이 아니라 우주 전역에서 동시에 일어났다.
이 책에서는 줄곧 우주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수학적 법칙을 따른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소개한다. 독자들은 우주와 법칙 그리고 수학 사이의 놀라운 연결을 이해하고, 이들 관계의 신비로움을 즐기면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감수자의 글
들어가며
1장 이 책에 나오는 수식을 즐기는 법
낯선 수식에 익숙해지기
느껴봐요, 수식의 아름다움!
무질서 속에 숨어 있는 숫자의 조화로운 규칙
라마누잔, 수학 천재의 세계
수식은 어떻게 자연의 신비를 풀어낼까
2장 세계를 지배하는 법칙
법칙과 법률은 다르다
법칙을 발견하는 과정
떨어지는 사과와 지구의 공전은 같은 현상
사회에 꼭 필요한 미분방정식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① 만유인력 법칙이란
우주를 아우르는 아인슈타인 방정식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② 수식으로 우주를 아우른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점술가와 과학자의 차이
법칙은 세계의 반영일까 아니면 그 이상일까
법칙은 우주 어디에 숨어 있을까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③ 수학은 무엇이든지 설명할 수 있을까
3장 우주관의 변화: 뉴턴 이론의 발전
고대 철학자들이 상상한 아름다운 우주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④ 망원경이 없던 시대에 어떻게 행성의
순서를 알았을까
우주는 꼭 아름다워야만 할까
뉴턴의 법칙이 틀릴 리 없다는 확신
상상 속 행성 벌컨
뉴턴의 법칙이 설명하는 우주의 운동
우리의 지성은 아직 네안데르탈인 수준에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⑤ 과학자는 왜 아름다움에 집착할까
행성 X와 명왕성
4장 일반상대성이론은 우주의 질서를 모두 설명할 수 있을까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발명한 것일까, 발견한 것일까
수학, 세계를 기술하는 언어
일식으로 검증된 일반상대성이론
상대성이론의 행운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⑥ 공간이 휘어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인슈타인 인생 최대의 실수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⑦ 우주상수와 중력은 어떤 관계일까
버려졌던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
조지 가모가 남긴 일화
복잡한 일반상대성이론의 간단한 핵심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⑧ 아인슈타인과 허블의 경쟁
5장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고문서의 암호 수학으로 풀다
빅뱅은 대폭발도 아니고 우주 탄생의 시작도 아니다
우주 전역에서 동시에 일어난 빅뱅
우주의 지평선을 넘어서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⑨ 우주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을까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빛
우주에서 오는 수수께끼의 잡음
우주의 과거를 밝히는 CMB
은하계 전체 모습을 보고 싶다
지금의 우주를 만든 아주 작은 차이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고문서의 암호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⑩ CMB의 존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주를 특징짓는 여섯 가지 변수
우주는 무엇으로 되어 있을까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⑪ 우주와 나의 연결고리
6장 우주를 관측하는 새로운 도구 블랙홀과 중력파
공간이 휘었다니
중력파로 전달되는 공간의 왜곡
중성자별의 놀라운 비밀
우주에서 온 신호, 지구 밖 생명이 보낸 걸까
쌍성 펄서에서 찾은 중력파
일반상대성이론, 블랙홀의 존재를 예측하다
블랙홀, 수학이 먼저 예측한 보이지 않는 존재
우주에서 가장 밝은 존재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⑫ 블랙홀 속으로의 여행, 과연 가능할까
지상에서 검출한 중력파
13억 광년 떨어진 블랙홀로부터 온 중력파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⑬ 지구도 중력파를 방출할까
물리법칙이 예언하는 현상은 반드시 일어난다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⑭ 지구를 향한 원소의 여정
7장 법칙, 수학 그리고 우주
법칙이 우주를 지배한다는 증거
수학, 법칙을 기술하는 언어
우주 그 자체가 법칙이다
모두가 사라진 다음의 우주는 존재하는가
마치며
참고문헌
책속에서
미술이나 음악을 감상할 때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경험은 달라도 누구나 각자의 수준에 맞게 즐길 수는 있잖아요. 그것이야말로 예술이 지닌 보편적 가치입니다. 과학도 예술처럼 각자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즐길 수 있습니다. 수학이나 과학을 알면 알수록 더욱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지만, 꼭 수학이나 과학을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계속 말했듯이, 예술처럼 과학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어야 하니까요.
복잡해 보이는 이러한 수식을 소개하는 이유는 일종의 백신처럼 여러분에게 수식에 대한 면역을 키워주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이 이해해야 하는 한 가지는 이 세상을 지배하는 법칙이 존재하며, 복잡해 보일지언정 그 법칙을 간결하게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물리학자가 이 방정식을 물리학에서 가장 우아한 식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의 법칙을 설명하는 방정식을 발견하는 등 아인슈타인의 위대한 업적들은 말할 필요도 없죠. 무엇보다 법칙의 존재를 궤뚫고, 이를 구체적인 수식으로 표현해내려고 한 아인슈타인의 통찰력과 노력은 감동까지 줍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발명했다’기보다는 ‘발견했다’라고 표현합니다.
수성의 근일점 이동에 다른 행성들이 주는 영향을 뉴턴의 법칙으로 계산하면, 금성 276.38″, 지구 91.41″, 해왕성 0.04″ 등으로 모두 합쳐 532″(약 0.147°)가 됩니다. 이는 실제 관측값의 약 93퍼센트만을 뉴턴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일반상대성이론을 강의할 때마다 뉴턴의 법칙이 틀렸다는 주장에 대해 언제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천문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는 일반상대성이론 없이 뉴턴의 법칙만으로 충분히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뉴턴의 법칙은 물리학에서 매우 높은 완성도를 지닌 법칙입니다. 물리학은 기존에 알려진 물리법칙을 더 뛰어난 것으로 갱신해나가는 과정입니다. 이 세계를 우리가 수학으로 기술할 수 있는 물리법칙으로 엄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뉴턴의 법칙과 일반상대성이론은 물리학 발전 과정의 한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