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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집

아무튼, 집

(그러나 여전히 가끔은 울 것 같은 마음으로)

김미리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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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집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아무튼, 집 (그러나 여전히 가끔은 울 것 같은 마음으로)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8605279
· 쪽수 : 150쪽
· 출판일 : 2024-03-24

책 소개

아무튼 시리즈 62번째 이야기는 ‘집’이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를 담는 아무튼 시리즈에 집만큼 잘 어울리는 주제가 있을까. 누구나 주어진 집에서 자라면서 자기 자신을 만들어간다. 또 어느 때부터는 집이라 부르는 장소, 공간을 자기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간다.

목차

집에 올 때까지 울음을 참았다
닮은 집
울다가도 밥을 지었다
예민한 사람입니다
이사록( ) 移徙錄
방황하는 장바구니
우리 각자의 화장실에서
어디 사세요
니가 사는 그 집
집에서 한 달 살기
선명한 얼굴
오늘을 짓는 마음
포개진 집들

저자소개

김미리 (지은이)    정보 더보기
몇 해 전 시골 폐가를 덜컥 사서 고친 후 도시와 시골을 오가며 살고 있다. 평일은 서울에서 글 쓰고 콘텐츠 만들며 밥벌이를 하고, 주말엔 시골에서 텃밭을 돌보며 자급자족 밥상을 차린다. 매일 아침 마당을 쓰는 노인처럼 사소한 꾸준함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어느 계절을 가장 좋아하냐는 질문에 봄에는 봄이, 여름에는 여름이 좋다고 답하는 사람. 《아무튼, 집》,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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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집의 크기와 모양, 함께 사는 이, 살아가는 모양도 계속 바뀌고 있다.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면 스스로를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곳은 결국 집이라는 사실이다. 오늘 어떤 일이 있었건 집은 나에게 반드시 익숙한 위로를 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슬퍼할 새도 없이 장례 절차는 시작되었고 나는 할머니의 마지막 새옷인 수의를 챙기러 할머니 집에 갔다. 우리 집이었다가 할머니 집이 된 집. 식탁 위에 물에 만 밥 한 그릇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숟가락이 꽂힌 채로. 김치 하나 없이. 일순간 쓰러진 할머니의 흔적이었다. 목 놓아 울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진짜’ 장례를 치를 땐 울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는 걸, 상상 속 장례식에서는 알지 못했다.


물을 수 있다면 묻고 싶었다. 무엇이 김용수 씨를 그렇게 좌절하게 했느냐고. 사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지금 내 안의 무엇이 당신의 그것과 같은 것인가였을 테지만. 영원히 30대 초반인 채로 재가 된 그는 나에게 사랑과 애정 대신 우울과 자살 유전자 같은 걸 준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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