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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8793396
· 쪽수 : 484쪽
· 출판일 : 2018-10-01
책 소개
목차
제1장 비 오는 날에 찾아온 손님
제2장 연기하는 남자
제3장 노랫소리 저편에
제4장 추억을 잃어버린 남자
에필로그
책속에서
어느 정도의 경영난은 창업 대출을 신청한 은행에서 ‘추억’ 같은 걸 누가 찾느냐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각오했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자신의 현재를 확인하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온 발자취를 되돌아봐야 할 시기가 한 번은 있기 마련이라고 코지로는 생각했다.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가 있고, 그 현재가 미래로 이어진다고.
특히 전후 악착같이 일만 해 온 세대는 앞만 보며 달려왔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한발이라도 더 앞서 나가려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그 보폭을 넓혔으리라. 커다란 보폭으로 걸음을 재촉한 탓에 못 보고 지나친 풍경, 내버려 둔 사건, 닿지 못한 마음, 전하지 못한 말이 반드시 있을 거라 생각했다.
바꿔 말하면 잃어버린 인생의 한 조각이다. 그 조각을 제대로 찾아서 확인해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거란 신념으로 시작한 일이 바로 의뢰인의 추억 찾기였다. 고령의 한 부인이 전후 동란기에 미군 병사로부터 자신을 구해 준 소년을 찾아 달라며 소년이 떨어뜨린 부적 주머니를 가져온 적도 있었다.
또 집단 취업을 한 소년이 직장에서 몸싸움을 벌인 후 자포자기의 심정이 됐을 때 응원해 준 여성을, 그녀가 접은 종이학을 단서로 찾은 일도 있었다.
이런 사안들을 경험하면서 코지로 자신은 물론 멤버들도 인생에서 추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신하게 되었다.
“저는 사진이라는 관점에서 이 미묘한 표정이 좋았어요. 순수한 아이가 보여 주는 복잡하면서도 재미있는 표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걸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에 놀랐어요. 사실 활짝 웃는 얼굴은 너무 흔해서 임팩트가 없긴 하니까요. 어쨌든 새로운 테마파크의 ‘그리운 새로움’이라는 콘셉트에 딱 어울린다고 하네요.”
그래서 초상권 문제를 해결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그리운 새로움. 코지로는 1970년에 개최된 오사카국제엑스포에서 태양의 탑을 봤을 때 어린 나이였음에도 그리움과 새로움을 동시에 느꼈던 게 생각났다.
“저는 폐장 기념호에서 이 소년이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기사로 다루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결국 이 소년을 찾아 달라는 의뢰이시군요?”
시라이시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렵겠습니까?”
“그건 일단 시작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단서는 이 앨범뿐인가요?”
“그거랑 일회용 필름카메라에 찍혔던 사진 19장이 단서입니다. 서비스 장수까지 합쳐서 25장 찍을 수 있게 돼 있었을 텐데 6장은 그냥 남겼더라고요.”
“시라이시 씨 외에 이 부자를 봤다는 분은 안 계신가요?”
“사내에서도 조사를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22년이나 지난 옛날 일이니까요. 이미 퇴직한 사람도 있고요.”
“알겠습니다. 그 앨범이랑 사진은 저희가 좀 가져가도 되겠습니까?”
“당연히 괜찮습니다. 다만 예산이랑 날짜에 그다지 여유가 없어서요…….”
그는 기한이 11월 말까지라고 설명했다.
“2주밖에 시간이 없는 거군요.”
“그런 셈이죠. 그리고 예산은 광고홍보팀에서 40만 엔은 넘지 않았으면 한다고 얘기하네요.”
시라이시는 송구스럽다는 표정이었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맞춰 볼 테니 그 점은 걱정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