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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그립니다

불안해서 그립니다

황윤경 (지은이)
목수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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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그립니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불안해서 그립니다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88806324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2-04-20

책 소개

목수책방 에세이 시리즈 [그리는] 사람 3권. 오랜 시간 영화기획자, 프로듀서, 시나리오 작가로 살아 온 저자는 인생이라는 이름의 배가 크게 출렁였던 시기에 찾아온 ‘불안’이라는 반갑지 않은 친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풀어냈다.

목차

prologue - 불안, 입맞춤할 만큼 가까운

chapter 1. 말에 관하여


대화 : 오고 가는 말들의 풍경화
외국어 쓰는 버릇 | 그 말을 하지 말 걸

나쁜 말들의 세계 : 욕과 뒷담화
부끄럽지만 시원한 | 뒷담화 | 기어이 해 버린 말

수사법은 중요해
뻔한 말을 싫어하는 편이지만 | 뻔한 말을 뻔하지 않게 | 장광설

자랑
첫째는 여행 둘째는 그림

chapter 2. 변해 갑니다 : 갱년기, 가을날의 사색

밸런스가 문제다 - 요리와 요가

몸과 마음은 화합하라! - 할 수 있어도 안 하는 경지
얼굴

산악인의 얼굴 - 넘겨짚기

최강 동안 - 이선희와 이정희

이빨 이야기

배우자에게 배우자

인터뷰 - 한 여자를 이해해 가는 과정에 대하여

우정에 대하여

epilogue - 물은 어느새 포도주로 변해 있었다

저자소개

황윤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며 서강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불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성공회 교인이며 두 아이를 낳고 기른 엄마다(주여! 정말입니까?). 20대 후반부터 40대 말까지 오랫동안 영화기획자, 마케터, 프로듀서, 시나리오 작가 등으로 일했다. 지금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의도인지 결과인지 모르겠어도 줄곧 재미있게 (재미를 찾아서?) 산 것 같다. 흥미롭고 불안한 삶을 허락하신 신에게 감사하며 ‘건배!’ 하는 것으로 족하지 책까지 쓰는 것은 쑥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이렇게 해 버렸다. ‘결국 해 버리는 여자!’ 웅크리고 떨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길을 떠나고 헤매고 재미를 찾아내는 여정이 인생의 저녁까지 이어지기를. 재미는 쓰고 달고 시고 나누는 것이라서 결국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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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출렁인 ‘중년’이라는 시기에 불안이라는 이름의 친구가 찾아와 돌아갈 줄을 모른다는 것. 체념하고 계속 같이 놀기로 했다. 우연히 그림을 시작했고, 그림을 그리면서 놀았을 때 이 친구가 순해지는 걸 알게 되었다. 의논도 할 수 있고 낄낄대며 놀릴 수도 있는, 그러니까, 친구. 나와 불안 사이에 진짜 우정이 생겼는데 알고 보니 꽤 오래 지속된 사이였던 것이다.


어딘가로 떠나려 할 때마다 머무르기를 선택하는 편이 현명하지 않을까 하는 물음이 다가온다. 특정한 각도에서 보는 돌멩이 같다. 어디에나 있는 돌멩이. 단단하고 무늬도 묘한 돌멩이.가 보지 않은 길을 가려고 빼꼼히 내다볼 때, 돌멩이의 특이한 무늬가 도드라져 보인다. ‘임신과 출산’이라든지 ‘돈’이라든지 ‘대학입시’라든지. 돌멩이는 시간 속 빛의 각도에 따라서, 즉 인생 사이클의 단계에 따라서 모양과 크기가 달라진다. 걸림돌일 때도 있으나 딛고 오르도록 도와주는 디딤돌, 혹은 보호벽을 만드는 성채가 되기도 하는 돌멩이. 발부리에 치이는 흔한 돌멩이를 보는 자, 그가 불안과 함께 가는 자라면 노하우가 필요해. 남의 말이 아니라 자신의 감각과 체력으로 이 돌멩이의 쓰임새를 정하는 거다. 돌멩이는 저절로 치워지지 않는다.


뭔가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불안하다면 (태초에 입시 공부가 그랬지) 뭔가를 하면 덜 불안할까? 아니요, 나와 당신의 ‘불안이’는 그렇게 단순한 친구가 아니올시다.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 일을 하고 있다면 그때는 ‘더 충분히 해야 하지 않을까’,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나’의 길로 나아간다. 그림은 언제나, 어느 때나, 해야 하는 일의 목록에 없었다. 처음에 시작할 때도, 한참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 지금도. 그냥 하면서 ‘어라, 이런 게 되네?’ 하는 신기한 기분. 그리고 뭔가를 만들어 냈다는 느낌. 즉, 스스로를 발견하는 기쁨이, 발 뻗고 자도 되는 ‘하루’라는 축소형의 인생을 살아냈다는 충일감과 짝이 되었다.
오늘, 뭔가를 배웠으며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 늦게 시작한 그림은 그걸 보여 주었다. 출발선이 한참 늦은 사람의 자유이고 특권이다. 그림뿐만 아니라 인생은 더더욱 경쟁이 아니며 마음 먹은 대로 그려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사실. 이 불안한 세상에서 불안은 앞으로 닥칠 변화에 대한 느낌인데, 나아지는 변화를 눈앞에서 보니까 이런 변화는 괜찮은 것이로구나, 변화 그 자체도 무섭지만은 않구나, 하는 생각이 스며든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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