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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8862641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4
독서의 가치 … 17
동학과 더불어 … 36
자정의 성찰 … 50
중세철학산책 … 69
릴케의 천사 … 87
과학기술의 위기와 인문학의 방향 … 99
문제는 계산이다 … 123
『법의 정신』에 대하여 … 141
황현산의 산문 : 비평의 원점 … 168
랭보와 모던 팝 … 189
라캉과 나 … 20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러나 대학에 들어가기 위하여 공부하고, 회사에 들어가기 위하여 공부하고, 결혼하기 위하여 일하고, 아들딸 키우기 위하여 일하고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면, 모든 중요한 것은 미래에 있게 되고 현재는 다만 미래로 가는 다리거나 미래를 위한 수단이 되어버리고 만다. 미래의 끝은 죽음이므로 현재보다 미래가 중요하다는 말은 결국 삶보다 죽음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되고 말 것이다. 청년은 청년대로 절대적인 존재이고 노년은 노년대로 절대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떤 특정한 사람만이 진리를 알 수 있다는 파시즘을 피할 수 없다. 아이는 아이로서 최고이고, 어른은 어른으로서 최고이며, 남자는 남자로서 최고이고, 여자는 여자로서 최고라는 믿음이 민주주의의 기초이다. 사람은 누구나 과거를 딛고 미래를 설계하며 현재의 과제를 수행하지만 그는 동시에 동시성과 완전성을 지닌 영원에 참여하고 있다. 모든 사람의 현재는 영원과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_ 「독서의 가치」 중에서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관계의 회로를 따라가면서 독자는 책들의 의미를 재조정하고 재분배해야 한다. 맥락은 닫힌 창고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형되는 광장이기 때문에, 맥락의 정체는 언제나 우리의 손아귀를 빠져나간다. 맥락이 항상 열려 있기 때문에 맥락의 독서는 시작에서 시작으로 이어지는 놀이가 된다. 독서는 언제나 새롭게 시작하는 창조적 놀이이다. 맥락을 완성하여 고정된 한계 안에 가두겠다는 욕심은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는 인색과 게으름의 표시일 뿐이다. 모든 방면으로 흘러넘치는 맥락의 홍수 앞에서, 인색한 독자는 유일한 의미를 장악하려고 하면서 맥락의 풍부한 광장을 죽은 상품의 창고로 만들고 만다. 무한한 맥락에 대하여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태도는 겸손이다. _「독서의 가치」중에서
시민의 언어는 지껄임이고 시인의 언어는 얼말이다.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이고 스님은 시를 사는 사람이고 평론가는 시인과 스님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사람이다. _「자정의 성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