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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9014230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5-03-31
책 소개
목차
봄은 찾아왔건마는, 1866 / 7
한로삭풍 요란해도, 1866 / 17
이산저산 꽃은 피고, 1869 / 41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1871 / 65
세상사 쓸쓸하더라, 1872 / 91
월백설백 천지백하니, 1872 / 119
분명코 봄이로구나, 1873 / 147
녹음방초 승화시라, 1873 / 171
황국단풍은 어떠한고, 1874 / 201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1874 / 235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1875 / 261
백설만 펄펄 휘날려, 1875 / 293
해설 / 312
민심民心과 조화造化의 이치를 깨치는 성장소설
―이광재의 소설 『청년 녹두』가 지닌 ‘다시 개벽’의 뜻
임우기(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 330
저자소개
책속에서
“쏘아라!”
명령이 떨어지자 총성과 함께 연기가 피었다. 뒤에서 고각이 소리를 끌었고 둥둥 북소리와 깨갱깽 쇳소리가 싸움을 독려하였다. 말 탄 지휘관을 겨냥하여 탄을 날린 필상은 화약연기 속에서 그가 느슨하게 굴러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다시 장전하고 총을 쏘면서 보니 말에서 떨어진 지휘관이 사지를 잡힌 채 들려가고 산록에서 미끄러진 자를 끌어내리는 병사도 있었다. _ 한로삭풍 요란해도, 1866
텁석부리가 사람을 아래위로 훑고는,
“내 그쪽은 봐줄 테니 비키시오.”하면서 병호의 어깨를 떠밀었다. 그러나 쇠말뚝처럼 꿈쩍 않고 버티자 무뢰배의 눈이 대번에 꼿꼿해지는 순간 지켜보던 기범이가 다짜고짜 나서서 면상을 콱 박아버렸다. 기범이의 갓이 우그러지면서 상대가 코를 싸쥐고 넘어질 적에 내닫는 패랭이를 이번에는 병호가 밭다리로 퉁겼다. 상대가 어떤 선비의 시지에 벌러덩 나자빠지고 사람들이 솔개 만난 병아리처럼 혼비백산 흩어질 즈음 상대편 차일과 이웃 차일에서 무뢰배들이 와르르 쏟아져나왔다. _ 세상사 쓸쓸하더라, 1872
“박치수가 죽었다! 내 친구 치수가 죽었다아아!”
목소리가 메아리로 돌아올 즈음 그는 퍼질러 앉아 큰 소리로 울었다. 원정마을 사내도 곁에서 함께 우는데 황소 두 마리가 우짖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며 물기 어린 눈으로 기범이가 말하였다.
“저 봐. 사랑이 얼마나 위험한지.”
병호가 잔을 들고 말하였다.
“많은 사람을 사랑하는 건 더 위험하구.”
“그렇지. 그렇다고 안 할 수가 있나.”
기범이는 억구지와 원정마을 사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함께 울었다. 그 모습에 희옥이도 비질비질 울었고 필상과 병호는 괜히 잔을 들며 눈을 끔벅거렸다.
_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1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