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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한국희곡
· ISBN : 9791189128432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9-07-05
책 소개
목차
총과 바이올린
물탱크 정류장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작가>
저 친구는 사실 1년 전에 죽은 놈입니다. 제가 이사오기 전까지 옥탑방에 살았는데,
건물주가 보증금 올리는 바람에 은행 대출을 받아야 했고,
생활고까지 겹치자 불법 사채까지 끌어다 썼다나 봐요.
사채꾼이야말로 가장 지옥에 어울리는 최악의 직업 아닐까요?
저 친구도 사채꾼들 횡포에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자존감마저 탈탈 털리고, 결국 지옥행 열차에 탑승하고 만 거죠. 저는 이거 자살이라고 생각 안 해요.
건물주와 사채꾼 놈들이 지옥행 티켓을 강매한 결과라고 봅니다.
저 친구가 유서에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해요.
<물탱크사내>
(앞으로 한 발짝 나서며) 나는 이 지옥에서 저 지옥으로 간다.
빚을 받으려거든 저 지옥으로 찾아와라!
「물탱크 정류장」 중에서
<BJ>
(무선마이크 들고) 기자는 지금, 천마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사무국장 송기태 씨가 부당해고 철회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주장하며 철탑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제 앞에 50미터 높이 철탑 꼭대기에서 300일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중략) 뭐라구요? 송기태 씨? 제 목소리 들리나요?
<송기태>
네, 말씀하세요.
<BJ>
바지에 달린 그 이상한 꼬리는 뭔가요?
<송기태>
기자님도 참… 정말 기자 맞아요?
<BJ>
아 예, 그걸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서요.
<송기태>
벼랑 끝에 몰린 노동자들이 줄줄이 죽어나가고 있는데,
왜 고작 그딴 게 이슈가 되는지 모르겠네요.
(꽁무니 내보이며) 기자님은 뭐처럼 보입니까?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중에서
은령 : (총구가 준생 쪽으로 향하게 총을 내려놓으며) 죽어라, 스스로….
준생 : 자결이라도 하란 말인가.
은령 : 그 총 기억하나?
준생 : 총?
은령 : 브라우니 권총. 이토를 쓰러뜨린 구국의 총.
준생 : 이게 그 총이란 말이오?
은령 : 그 총의 의미가 담긴 총이다.
준생 : 난 총잡이가 아냐.
은령 : (단호하게) 총을 잡아라. 넌 총 맞아 죽은 게 아니라 스스로 자결한 게 되는 거다.
과오를 반성하고 자살한 영웅의 아들. 내가 그렇게 만들 것이다.
준생 : 너도 각본을 써왔구나. 이런 빌어먹을! 양쪽에서 날 이용해먹고 있잖아.
「물탱크 정류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