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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불교 > 불교명상/수행
· ISBN : 9791189269036
· 쪽수 : 352쪽
책 소개
목차
17대 까르마빠 성하의 서문 … 004
옮긴이의 글 … 006
약어표 … 009
서론 … 014
I _ 연민의 함양
1. 연민의 특징 … 020
2. 연민과 윤리성 … 024
3. 연민과 사성제 … 027
4. 연민과 가르침 … 032
5. 연민과 안거 … 037
6. 명상에서 연민 … 044
7. 명상에서 보는 연민의 대상 … 050
8. 요약 … 054
Ⅱ _ 연민의 맥락
1. 자애 … 058
2. 일상 행동에서 자애 … 063
3. 공격성에 직면하여 … 068
4. 마음의 아름다움 … 070
5. 연민과 더불어 기뻐함 … 075
6. 연민과 평정심 … 079
7. 연민과 다른 무량심들 … 088
8. 요약 … 091
Ⅲ _ 연민의 성숙
1. 자애의 이익 … 094
2. 확산하는 연민과 선정 … 101
3. 마음의 해탈로서 연민 … 107
4. 연민과 업 … 110
5. 연민과 통찰 … 115
6. 연민과 깨달음의 요소들 … 124
7. 연민과 무한한 공간 … 127
8. 요약 … 132
Ⅳ _ 공한 물질
1. 공하다는 것의 성질 … 136
2. 공을 향한 점진적인 진입 … 148
3. 땅 … 155
4. 무한한 공간 … 162
5. 무한한 공과 연민 … 171
6. 요약 … 174
Ⅴ _ 공한 마음
1. 무한한 의식[識無邊處] … 176
2. 의식의 특징 … 179
3. 의존적 발생 … 183
4. 바히야에게 주는 가르침 … 191
5. 일상생활의 공 … 199
6. 요약 … 212
Ⅵ _ 공한 자아
1. 무소유처(無所有處) … 216
2. 흔들림 없음 … 219
3. 무아(無我) … 226
4. 지각도 아니고 지각이 아닌 것도 아닌 것[非想非非想處] … 232
5. 무상(無相) … 236
6. 공의 실현 … 248
7. 공의 역동성 … 251
8. 요약 … 257
Ⅶ _ 실제적 가르침
1. 기반을 놓다 … 260
2. 연민과 다른 무량심들 … 264
3. 확산 수행 … 272
4. 공의 명상 … 278
Ⅷ _ 경전 번역
1. 「의도에 대한 경전」 … 290
2. 「공에 대한 짧은 경」에 대응하는 『중아함경』의 해당 경전 … 296
3. 「공에 대한 긴 경」에 대응하는 『중아함경』의 해당 경전 … 302
참고문헌 … 318
찾아보기 … 331
책속에서
다른 사람이 괴로움을 받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과, 그 사람이 괴로움에서 자유롭게 되기를 바라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적인 괴로움에 마음을 두는 것은 괴로움[dukkha]을 성찰하는 것입니다. 이런 성찰은 연민을 명상하면서 함양하는 기반이 됩니다. 그러나 연민 그 자체를 기르는 것은 다른 사람이 괴로움에서 자유롭게 되기를 소망하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이렇게 하여 마음은 괴로움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을 하나의 목적으로 삼게 됩니다. 이런 목적은 결과적으로 슬픔을 낳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인 마음, 때로는 희열에 가득 찬 마음을 이루게 됩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왜냐하면 명상을 통해서 연민을 기르는 것은 긍정적인 마음이나 희열에 가득 찬 마음에서 이루어질 때에만 보다 깊은 집중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실제적인 관점에서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연민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슬픔을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연민을 일으키는 것은 자연스럽게 슬픔에 젖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고통에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상적인 것은 다른 사람의 아픔과 괴로움에 진정으로 반응하는 마음의 문을 여는 것에서 출발하여, 그 사람이 고통과 괴로움에서 자유롭게 되기를 바라는 소망으로 가득 찬 긍정적인 마음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해하면 연민은 다른 사람이 괴로움을 겪는 만큼 동정심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되면 후기 불교 전통에서 연민의 “가까운 적”으로 간주된 것의 포로가 되어 버립니다.
『청정도론(Visuddhimagga)』에 의하면 잔인함은 연민과는 아주 반대된다는 의미에서 연민의 “먼 적”입니다. 반면 세간적인 슬픔은 연민의 “가까운 적”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이 두 종류의 적은 모두 피하는 것이 최상입니다.
연민의 활동은 사성제가 제공한 이상적인 전망에 바탕을 두어야만 합니다. 결과적으로 드러나게 마련인 연민은 다른 사람의 실제적인 아픔과 고통을 보고(첫 번째 진리), 그뿐만 아니라 그런 괴로움을 낳는 상황(두 번째 진리), 그리고 거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상황(네 번째 진리)을 보게 됩니다. 연민을 움직이는 힘은 아픔과 고통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유롭게 되는 것(세 번째 진리)을 바라는 소망입니다. 말하자면 사성제의 지혜와 결합하게 됨으로써 연민은 철저하게 불교적이게 되는 것입니다.
붓다는 연민으로 사성제를 가르쳤습니다. 초기설법에서 붓다가 연민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은 주로 다르마(Dharma)의 가르침을 통해서입니다. 연민과 가르침의 연관성은 아주 밀접하고 잘 확립되어 있어서, 가르침을 요청하는 것은 항상 “연민에 가득 찬 마음에서”라는 구절이 기준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사용된 용어가 아누깜빠(anukamp?)인데 초기경전에서는 종종 연민이 능동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표현하는 단어로 사용됩니다. 반면 까루나(karu??)는 연민의 명상 수행과 연관된 맥락에서 주로 선택되는 용어입니다. 실제적인 관점에서는 두 용어 모두 연민에 대한 초기불교 개념의 상보적인 측면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가르침을 구하는 자뿐만 아니라 가르침을 베푸는 자 모두 그 가르침을 연민의 한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붓다가 제자들에게 베푼 가르침은 종종 정감 어린 말씀, 즉 스승이 연민 어린 마음에서 제자들에게 해야만 하는 것을 하였노라는 식으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붓다가 일단 연민에 가득 찬 스승으로서 자신의 책무를 다하면, 그 다음 순서로 제자들은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으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