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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89363321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5-12-01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 집을 나서다
1. 문을 열고 나갈 수 있을까?- 문 밖에 사자가 있다
2. 버틴 뒤에야 시작할 수 있는 힘- 키오스크
3. 내 안의 목소리를 따라서- 파리의 작은 인어
4. 상처를 두려워하지 말고- 반창고
길 위에서 만난 사람1
2부 길 위에 서다
5. 실패가 선물이 될 때- 노를 든 신부
6. 기다림은 축적의 시간으로- 대주자
7. 돌아가며 길을 넓히는 법- 문 앞에서
8. 내 모습이 자꾸 작아질 때- 곰과 수레
길 위에서 만난 사람2
3부 흔들리며 가는 길
9.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끄로꼬
10.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하늘을 나는 배, 제퍼
11. 함께 걷는 길- 스쳐간 풍경들은 마음속 그림으로
12. 천천히 그리고 조금 외롭게 걷는 길- 버스를 타고
길 위에서 만난 사람3
4부 이제 더 분명해진 나의 길
13. 먹고사는 일의 우아함- 막두
14. 돌아볼 때 선명해지는 길- 변기의 신나는 모험
15. 비로소 마주한 것- 수많은 날들
16. 이 길 끝에서- 끝의 아름다움
길 위에서 만난 사람4
맺는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마흔의 나는 처음 만난 사자 앞에서 한없이 작아졌고, 후회와 자책, 불안과 고민의 밤을 보냈다. 그러나 나의 흔들림이 남편과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게 할 수 없었다. 사춘기에다 갑자기 변한 가정 상황으로 휘청이는 아이들을 붙잡아 주기 위해 나는 몸을 일으켰다.
먼저 눈을 들어 사자를 봤다. 낯선 상황을 찬찬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 사자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고 나니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무너진 마음으로 주저앉아 있는 대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야 했다.
모두가 가슴 뛰는 일을 찾아 집을 나서는 건 아니다. 때론 나처럼 어쩔 수 없이 나서기도 한다. 더 이상 숨어 있을 수 없어 집 밖으로 나오기도 한다.
비록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나왔지만 나의 길을 가보고 싶었다. 엄마와 아내로 보낸 시간 동안 내 머릿속에서 잠시 지웠던 나라는 사람이 바라는 것을 찾고 싶었다.
밀려 나왔든, 피해서 나왔든 이제 진짜 나의 이름으로, 내가 걸어갈 길을 찾을 때가 온 것이다. 헝클어진 신발 끈을 다시 묶었다. 무서운 사자가 가버리기를 기다리는 대신, 내가 먼저 한 걸음 내디뎠다. 파란 방 아이처럼 만반의 준비를 하지도 못했다. 일단 문을 나서 첫걸음을 떼었다.”
“다시 길을 나설 때 우리 귓가에는 다양한 소리가 맴돈다. 충고와 걱정을 담아 건네는 말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기도 한다. 때론 예상치 못한 응원에 힘내어 다시 일어나 걷는다. 그렇게 걷다, 주저앉다, 다시 걷기를 반복한다.
가장 무서운 소리는 누군가가 던진 한마디에 요동치는 내 안의 부정적인 목소리다. 내 안의 비관자는 다른 이가 던진 작은 돌멩이를 커다란 바위로 받아 주저앉게 만드는, 가장 두려운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불현듯 내 안에서 솟구치는 목소리 때문에 걸음을 멈추곤 했다. 부족한 듯한 내 모습에 절망하고, 내일을 꿈꿀 수 없을 듯한 두려움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그렇게 파도가 밀려오면 속수무책으로 당했는데, 이제는 제법 파도를 타는 법을 배웠다.”



















